정균승의 희망 칼럼

[Column] 나와 궁합이 잘 맞는 직업 찾기
아무리 멋지고 고급스러운 옷이더라도 나와 어울리지 않거나 사이즈가 맞지 않으면 그것은 내 옷이 아니다. 아무리 근사하고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음식이더라도 내 입맛에 맞지 않거나 소화를 시키지 못하면 그것은 나와 궁합이 맞는 음식이 아니다.

직업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멋있어 보이거나 유망하다고 알려진 직업일지라도 나와 어울리지 않거나 하기 싫은 일이면 아무 소용이 없다.

자신과 맞지 않거나 하기 싫은 일은 일시적으로 할 수 있을지 모르나 평생 하기란 엄청난 고통을 수반할 뿐 아니라 좋은 결실을 거두기도 어렵다.

나에게는 나에게 어울리는 직업이 따로 있다. 문제는 어떻게 그러한 직업을 찾아내고 실제로 잘 해낼 것인지다. 지금 한국에는 엄청나게 많은 직업이 존재하고 있다.

노동부에서 간행한 ‘1995 한국직업사전’을 보면 당시 한국에는 1만1537개의 직업이 존재했다. 가장 최근에 발간된 ‘2007 한국직업사전’에는 구체적인 직업 수가 나와 있지 않지만 짐작컨대 2만여 종 이상의 직업이 존재하는 듯하다.

이 많은 직업 중 이름을 알고 있는 직업이 몇 개나 된다고 생각하는가? 만일 1000개 이상의 직업 이름을 알고 있다면 그 사람은 직업에 대해 대단히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아마 대부분의 경우에는 100~200개 정도 알고 있을 것이다. 한국에 있는 수만 개 직업 가운데 단지 1% 정도만 알고 거기에 자신을 애써 끼워 맞추려고 하다 보니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직업을 고를 수 없는 것이다.

지금처럼 직장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천신만고 끝에 어떤 일을 시작한다고 하더라도 그 일에 억지로 자신을 끼워 맞춘 것이라면 얼마 가지 못해 그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다. 실제로 첫 직장에 들어간 취업자 10명 중 5명이 1년도 안 돼 그 직장을 그만두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것이 현재 구직을 준비하고 있는 대다수 젊은이 또는 이미 취직은 했지만 심적 갈등에 힘들어하는 이들이 공통으로 안고 있는 커다란 딜레마가 아닐까 한다. 지금 이 시간에도 필자의 블로그에는 이 고민을 호소하는 젊은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제 직업을 탐색하는 중요한 작업에도 패러다임 시프트가 필요하다.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직업을 탐색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필수 과정을 체크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서 자신의 전공 분야뿐 아니라 성품적 특성, 흥미, 강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최적의 직업후보군을 선정한 다음 최종적으로 선택한 관심 직업의 우선순위에 따라 그 직업에서 자신이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을지 여부를 직접 체험해보는 기회를 반드시 가져야 한다.

이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을 아는 것이다. 자신의 성품과 흥미, 관심, 재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최선의 선택 가능성이 어떤 것들인지 스스로 성찰하고 탐색하는 과정을 밟아야 한다.

우리 주변에는 이를 도와주는 검증된 도구들이 있다. 무작정 자신을 발견하기보다는 이들의 도움을 받는 것이 훨씬 현명하다. 성품적 특성을 알고 싶으면 MBTI검사(www. mbti.co.kr)가 유용하고, 재능에 대해 알고 싶으면 다원지능검사(문용린 지음, ‘지력혁명’ 참조)가 도움을 줄 것이며, 자신의 적성과 관련해서는 직업선호도검사(www.work.go.kr)를 받아볼 것을 권한다. 이 세 가지 검사를 통해 얻은 프로파일을 종합하면 일과 관련한 자신의 특성을 발견하는 데 많은 도움을 얻을 것이다.

[Column] 나와 궁합이 잘 맞는 직업 찾기
정균승 국립 군산대 경제학과 교수


인기 블로그 ‘정균승의 테마여행(www.cyworld.com/wjdrbstmd)’을 운영하며 젊은이들과 소통하는 멋쟁이 교수님. 자기 경영 분야 강사로도 이름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