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세상] ‘돈 벌고 시간 벌고’ 학교내 알바가 최고야
아르바이트를 선택할 때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점은 뭘까? 한 아르바이트 포털사이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생들이 꼽은 가장 좋은 아르바이트 조건은 ‘집에서 가까운 일터’였다. ‘시간은 곧 돈’이라는 생각에 자신의 행동반경 내에 있는 아르바이트를 선호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이다.

이들에게 학교에서 하는 아르바이트만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일이 또 있을까? 대학에서 하는 아르바이트는 동선이 짧고, 공강 시간을 활용할 수 있어 시간 대비 효율이 높다.

옛말에 ‘등잔 밑이 어둡다’라는 말이 있다. 멀리서 아르바이트를 찾기 전에 학교 곳곳에 눈과 귀를 열어두는 것은 어떨까? 지금부터 대학 내 아르바이트를 낱낱이 파헤쳐보자.

자고로 인기 있는 아르바이트에는 남다른 이유가 있다. 특히 대학생이라면 ‘1등급 아르바이트’의 조건으로 다음과 같은 사항을 고려할 수 있다. 첫째, 이동 거리가 짧아야 한다. 둘째, 급여가 안정적으로 지급돼야 한다. 셋째, 경력에 보탬이 돼야 한다.

대학에서 하는 아르바이트는 이러한 조건을 충족해준다. 대표적으로는 학교에서 뽑는 ‘교내 인턴십’이 있다. 대학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은 교수, 교직원, 조교 등이 있는데 이들이 업무를 전담하기엔 역부족인 상황. 대학생을 활용하는 인턴십은 학교와 학생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셈이다.

대다수 학교는 각 단과대학과 기관에서 필요로 하는 인턴 수를 학교 홈페이지에 공지한다. 학기 시작 전후로 대규모 인턴을 모집하고 수시로 필요한 인원을 공지하기도 한다. 보통 서류 접수는 한두 달 전부터 시작한다. 기회를 놓치면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야 하고 이마저도 자리를 찾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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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대 산업디자인학과 3학년 강희은 씨는 학교 대외협력실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다. 학교 게시판 공지사항을 보자마자 신청해 서류 전형에 면접까지 치렀다.

강 씨는 수업이 없는 날은 오전 9시에서 오후 5시 30분까지 일하고 수업이 있는 날은 2~3시간만 일한다. 그는 “다른 아르바이트는 급여가 제대로 들어올까 노심초사해야 하지만 학교는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졸업생들도 교육과학기술부가 주관하는 ‘미취업 대학 졸업생 지원 프로그램’에 따라 대학 행정부서에서 인턴으로 일할 수 있다.

서강대에서는 총 16명의 졸업생이 행정팀에서 일하고 있다. 학기별로 계약해 4개월 동안 일할 수 있고 월 보수는 100만 원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학교 인턴의 시간당 보수는 평균 5000~6000원이다. 2010년 기준 최저임금은 4110원. 상당수의 아르바이트 고용주가 최저임금 수준의 보수를 지급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학교 아르바이트 보수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무엇보다 동선이 짧고 공강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이력서에 추가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라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특색 있는 아르바이트 학교에도 많다


학교에는 단과대학 이외에도 각종 부설기관과 연구기관이 많다. 웬만한 기업 못지않은 인력과 자본이 움직이는 곳인 만큼 일할 수 있는 범위도 넓다. 행정 인턴 이외에도 종종 교수 연구실에서 학부 아르바이트 학생을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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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논문에 필요한 소비자 패널을 모집하는 경우도 있다. 식품공학과 대학원생이 채소의 신선도에 관한 연구를 진행할 때 채소를 보고 만지는 검사에 참여하는 식이다.

언어를 공부한 학생이라면 논문 번역 아르바이트도 적합하다. 컴퓨터를 전공한 학생들은 교수 개인 홈페이지를 리뉴얼할 수도 있다.

대학은 다양한 학과가 모인 곳인 만큼 특색 있는 아르바이트 자리도 많다. 이화여대 언어교육원에서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홈스테이를 모집했다.

돈을 벌면서 외국인과 교류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다. 또 부설 중·고등학교에서 배식 도우미를 모집하기도 했다. 각 대학에 들어온 사설 업체도 아르바이트 학생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모집 공고는 대부분 학교 홈페이지 공지사항, 경력개발센터의 아르바이트 모집 공고, 각 단과대학의 홈페이지 게시판,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교내 사이트 등에서 볼 수 있다.

인기가 많다 보니 곧바로 마감되는 경우가 많다. 발 빠르게 움직이는 자가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연세대에 재학 중인 김미영(23) 씨는 “학교에서 행정 인턴을 하면서 한 학기에 70만 원을 벌었다”며 “평소 학교 홈페이지를 즐겨찾기에 추가하고 매일 공지사항을 확인한다”고 말했다.


이색 알바 여성 브랜드 ‘타임’ 피팅 모델 황윤령 씨

“유행하는 패션을 가장 먼저 파악할 수 있어요”

[알바 세상] ‘돈 벌고 시간 벌고’ 학교내 알바가 최고야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화여대 패션디자인과에 재학 중인 황윤령이라고 합니다. 나이는 24세입니다.

피팅 모델 일을 알게 된 경로는?

처음 일을 시작한 것이 3년 전이네요. 전공이 패션디자인이어서 자연스럽게 의류업체 쪽에 관심을 갖게 됐고, 친구 소개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타임’에서 일하지만 ‘구호’ 등 다른 브랜드에서도 일했어요.

하는 일을 소개해주세요.

옷을 가봉할 때부터 완성할 때까지 여러 차례 입는 작업이에요. 그때마다 디자이너들이 잘못된 부분을 얘기하고 디자인을 수정하기도 해요. 디자인할 때 미처 몰랐던 부분이나 실제로 입고 느끼는 움직임의 불편함 등을 제가 직접 얘기하기도 하고요. 옷을 입지 않을 때는 소재 정리나 잡지 정리, 복사, 워싱 등 잔심부름을 하기도 합니다.

이 일의 장점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전공이 패션디자인이라면 한 번쯤 해볼 만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학교에서는 배우지 못하는 실무를 어깨너머로 배울 수 있고 시접 처리, 마무리 다림질, 절개 등에서 아주 작은 차이가 고급스러움을 결정한다는 것도 알게 됐어요. 평소에는 보기 힘든 오리지널 샘플들을 많이 접할 수 있는 것도 큰 공부가 됩니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나요?

저는 디자이너로 일할 생각이라서 피팅 모델 아르바이트가 좋은 경력으로 남을 것 같아요. 자신이 일만 잘한다면 인맥을 통해 취업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어요. 작은 회사에서는 피팅이 되는 것이 취업 조건인 곳도 많고 그렇지 않더라도 이력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피팅 모델을 하려면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하나요?

너무 말라서도 안 되고 뚱뚱해서도 안 되며 각 브랜드가 추구하는 체형을 가져야 해요. 브랜드마다 소비자 타깃이 다르지만 대개 55 사이즈의 키와 체형을 필요로 해요. 165~170cm의 키가 평균이에요. 또 어깨가 지나치게 좁거나 넓다든지 가슴이 너무 크다든지 몸에 유별난 특징이 있으면 좋은 피팅 모델이 되기 힘들어요.

보수는 어느 정도인가요?

시급 4500~6800원 선인 것 같아요. 지금은 4500원을 받고 있지만 예전엔 6800원을 받았어요.

피팅 모델을 하고 싶어하는 대학생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요건이 된다면 추천하고 싶은 아르바이트예요. 특히 이 일이 전공과 연관된다면요. 이 업계는 좁으니 회사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해요.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kbiaweek.com·김기남 기자 doon1549@kbia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