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안토니 김대현·김민욱·유다올 씨
![[이래서 중소기업 택했다] “하고 싶은 일 하니 행복해요”](https://img.hankyung.com/photo/202103/AD.25686035.1.jpg)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제화업체 안토니. 이 회사에 지난해 말 함께 입사한 새내기 사원 김대현(27), 김민욱(25), 유다올(22) 씨는 회사 소개를 부탁한다는 말에 미리 입을 맞추기라도 한 듯 이같이 말했다.
‘예쁘면서도 걸을수록 편안한 신발’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지난 1994년 출범한 안토니는 롯데·신세계·현대 백화점 등에 이탈리아 유명 제화업체 바이네르 사의 한국 라이선스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중견 기업이다.
입사 동기인 이들 세 명은 경기도에 있는 오산대 제화패션산업과를 졸업하고 첫 직장으로 안토니에 들어왔다. 최근 청년실업률이 10%대로 치솟을 만큼 대학생들의 직장 구하기가 힘든 이때, 이들은 일찌감치 자신들의 진로를 결정했다는 점에서 다른 젊은이들과 구분된다.
이들 중 가장 나이가 어린 유 씨는 아버지가 구둣방을 운영해 어릴 때부터 구두 쪽에 관심이 많았다. 유 씨는 “제가 제화패션산업과를 가겠다고 말씀드렸을 때 아버지는 처음에 반대하셨어요. 구두 일이 쉽지 않다는 걸 누구보다 당신이 잘 알고 계셨기 때문이죠. 하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취직까지 한 지금은 무척 대견스러워하세요”라고 말했다.
그는 종합대가 아닌 전문대에 진학한 것에 대해서도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전 제가 정말 원했기 때문에 점수를 낮춰서 가고 싶은 학과에 진학했어요. 주위에서는 그래도 전문대보다 종합대 졸업장이 더 낫지 않느냐고 말을 하시지만 전 한 번도 제 졸업장을 부끄럽게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지금 회사의 여러 선배에게 많은 걸 배울 수 있어 너무 좋고요.”
세 사람 중 가장 연장자인 김대현 씨는 군 제대 후 이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제대하고 난 뒤 ‘뭘 하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 고민을 했죠. 뭔가 차별화된 분야를 찾던 중 구두 쪽이라면 승부를 걸어볼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대부분 구두 한두 켤레는 가지고 있지만 전문적으로 구두에 대해 배워보겠다는 사람은 드물잖아요. 지금도 제 선택에 후회는 없습니다.”
![[이래서 중소기업 택했다] “하고 싶은 일 하니 행복해요”](https://img.hankyung.com/photo/202103/AD.25686036.1.jpg)
군 제대 후 ‘운동화 사랑’이 구두로 옮아갔다. 입사 동기인 두 사람과 달리 민욱 씨는 구두 디자인뿐 아니라 제작에도 남다른 소질이 있다.
이들은 남보다 2년 먼저 대학을 졸업했다. 이뿐 아니라 다른 예비 취업자들이 어학연수나 아르바이트, 인턴 등 이른바 ‘스펙’ 쌓기에 몰두하느라 밤잠을 설치는 사이 일찌감치 자신들만의 ‘자리’를 잡았다.
이들에게도 대기업에 취직했거나 여전히 취업을 준비 중인 친구들이 있다. ‘사회 선배’인 이들은 그 친구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물어봤다.
“대기업의 경우 자기한테 주어진 일의 범위 안에서만 일하는 것 같습니다. 다 그렇진 않지만 제 주위를 보니까 업무상 도움받을 일이 있어도 상사가 잘 안 가르쳐주는 경우도 있고요.
그에 비하면 우리 같은 중소기업은 주변에서 많이 도와줄뿐더러 일도 자기가 찾아서 하기 나름이라 배울 수 있는 측면이 많은 것 같아요.(김민욱)”
“요즘 취업 희망자들은 너무 안정된 직장만 선호하는 것 같은데,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자신이 진정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할 때 훨씬 보람 있고 즐거운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이들의 말은 직장을 구하는 젊은이라면 한 번쯤 귀담아 들어볼 말이 아닐까.
김재창 기자 changs@kbizweek.com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