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체험기 _ 해외

‘세계 누비는 커리어우먼’ 꿈에 한발짝 더 가까이
미국에 온 지 어느덧 1년이 지났다. 지난 2009년 3월 처음 미국에 왔을 때 샌디에이고의 야자수, 아름다운 해변에 감탄하며 쉴 새 없이 사진을 찍어대는 외국인 관광객 같았던 내가 이제는 회사도 다니고 이웃들과 파티도 하며 사람들과 자연스레 어울려 지내는 진짜 거주민의 모습이 되어 있다.

내가 회사에서 영어로 회의를 하고 하루에도 몇 통씩 이메일을 쓰며 업무를 하고 있다니, 미국에 오기 전까지는 꿈에만 그리던 모습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 꿈이 현실이 되었고 그 현실 속에서 나는 또 다른 꿈을 꾸고 있다.

불가능이 가능해지는 순간
‘세계 누비는 커리어우먼’ 꿈에 한발짝 더 가까이
지난 2008년 가을, 대학 생활의 마지막을 보내면서 나는 나의 미래와 직장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10년 후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까?

내 눈 앞에 펼쳐진 미래에는 어렸을 적 꿈꿔왔던, 세계를 누비며 일하는 커리어 우먼은 없었고, 현실에 안주하며 1년이고 10년이고 변함없을 보통 회사원의 모습만 존재하고 있었다.

그러자 난 나 자신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취직 전 색다른 경험으로 나의 뻔한 미래를 바꿔보고 싶었다. 특히 공대생이라는 핑계로 영어공부를 안 했던 것이 후회가 되었다.

예전부터 영어 어학연수를 가고 싶어 여기저기 정보를 모았었다. 하지만 우리 집은 기초생활 수급 가정이고 대학생활 동안 학자금 대출로 등록금을 해결했기에 해외 어학연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돈 벌어서 나중에라도 꼭 가고 말 테다.’ 난 잠시 꿈을 뒤로 했다.

그렇게 지내던 2008년 12월 어느 날, 어머니가 뉴스에서 한?미 대학생 연수취업(WEST) 프로그램에 대해 듣고 나에게 알려주셨다. 5개월의 어학연수, 1년의 인턴십 그리고 1개월의 여행으로 이루어져 있는 환상적인 프로그램이었다. 게다가 기초생활 수급자는 정부에서 지원해준다는 소식이었다.
‘세계 누비는 커리어우먼’ 꿈에 한발짝 더 가까이
‘기회다!’ 내 가슴은 마구 두근거렸다. 나는 즉시 설명회에 참가하고 1기 모집 시기를 손꼽아 기다려 지원을 했다. 대학교 추천을 받기 위한 면접, 외교부에서 영어면접, 스폰서와의 전화 인터뷰, 마지막으로 미국대사관에서의 비자 인터뷰를 마치고 나니 미국으로의 출국일이 코앞으로 다가와 있었다.

막상 미국에서 생활할 날이 가까워 오자 두렵기 시작했다. 미국에서 1년 반 동안 살면서 일도 해야 하는데 과연 정부보조금만으로 생활할 수 있을까, 영어도 잘 못하는데 인턴은 잘 할 수 있을까, 어떤 곳에서 일하게 될까, 어떤 곳에서 살게 될까 등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정부로부터 많은 돈을 지원받으면서 그렇게 꿈에 그리던 미국에 가게 된다고 생각하니 두려움은 금세 감사한 마음으로 바뀌었다.

현재 나는 로제타스톤(RosettaStone)이라는 회사에서 그래픽 디자인 인턴으로 일하고 있다. 이 곳에서 미국의 문화와 미국인의 생활을 경험하고 업무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는 게 무엇보다 값진 경험이다.

해외인턴은 나의 소중한 20대를 더욱 빛나게 만들어 준 계기가 되었다. 누구에게나 ‘불가능이 가능해지는 순간’이 있다. 망설이지 않고 도전할 때가 바로 그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