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위한 시간
[영화] 미생으로 살아간다는 것, 내일을 위한 시간
[영화] 미생으로 살아간다는 것, 내일을 위한 시간
감독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출연 마리옹 꼬띠아르, 파브리지오 롱기온, 올리비에 구르메, 캐서린 살레

우울증을 앓았던 전력이 있는 산드라(마리옹 꼬띠아르)는 회사의 직장 상사가 자신을 해고하는 대신 동료들에게 1000유로의 보너스를 주기로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동료들이 투표로 자신을 해고 대상자로 삼았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그녀는 절망하지만, 남편과 자신을 지지하는 동료들의 격려에 힘입어 다가올 재투표를 기약한다. 재투표를 앞둔 주말, 그녀는 16명의 동료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보너스를 받지 않는 대신 자신을 복직시켜 달라’고 호소한다. 그러나 동료들을 설득하기란 쉽지 않다. 산드라는 마치 구걸이라도 하는 듯한 상황에 처해 버린 자신의 처지를 받아들이기 고통스러운 나머지 극단적인 생각까지 해보지만, 마음을 추스르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간다. 그러나 한 사람씩 마음을 다해 설득하는 과정이 끝난 뒤 그녀는 생각지도 못한 난관에 부딪치게 된다.

다르덴 형제의 신작 ‘내일을 위한 시간’은 오랜 세월 가난한 노동자들의 삶을 밀도 있게 다뤄온 형제 감독의 세심한 시선이 돋보이는 영화다. 이 영화에서 다르덴 형제가 던지는 질문은 누구도 쉽게 피해갈 수 없는 것이다. 자신의 개인적 삶과 멀리 떨어진 약자를 돌보는 문제에 대한 윤리적 판단은 쉽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산드라의 힘겨운 여정이 계속되는 동안, 복직이 절실한 산드라만큼이나 1000유로라는 돈이 간절한 동료들의 사정을 지켜보게 되는 관객들은 쉽사리 누군가의 편을 들 수 없다는 딜레마에 빠진다. 이는 산드라도 마찬가지다. 동료들을 찾아 어렵게 보너스를 포기해 달라고 말하는 그녀의 자괴감은 커져만 간다. 무너지는 자존심뿐만 아니라, 자신이 살기 위해 누군가를 상처 입혀야 한다는 상황 자체가 주는 스트레스로 인해 산드라는 매 순간 신경안정제를 들이킬 수밖에 없다.

다르덴 형제는 필연적으로 누군가의 희생을 담보로 해야 하는 자본주의 시스템의 잔인성에 대해 산드라의 짧은 여정을 통해 설파하고 있다. 영화는 마지막 장면에서 산드라를 다시 한 번 시험에 들게 하고, 그녀의 마지막 결정을 통해 작은 희망의 불씨를 되살린다. 그리고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시스템의 모순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힘이 절실한 공감과 이해에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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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최은영 영화 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