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을 보면서 하는 섹스가 전부인 줄 아는 A양. 정신 차리고 보니 눈앞에는 그의 얼굴이 아닌 배가 있다. 느낌이 싸하다. 오늘은 왠지 ‘정상적’이지 않을 것만 같다.
[낭만팬더의 은밀한 성(性)상담소] 정상인 듯 정상 아닌 정상 같은
Q 요즘은 남자친구가 좀 무서워. 날 사랑해주고 있다는 그 느낌이 좋았는데, 요즘은 그렇지가 않거든. 항상 눈을 바라보며 쓰다듬어주던 그가 언젠가부터 새로운 동작들을 하기 시작했어. 등을 대고 눕더니 나를 배 위에 앉히질 않나, 키스를 하려고 다가가면 내 머리를 아래를 향해 눌러대기도 해. 힘에 못 이겨 가슴, 배 순으로 내려가긴 하는데, 난 딱 거기까지밖에 못하겠어. 더 이상은 너무 징그럽고 변태스럽단 말이야. 하지만 남자친구는 계속 힘줘 눌러대며 무언의 요구를 하고…. 왜 야동에서 하는 걸 나한테 하려는 거야? 다른 커플들처럼 좀 정상적으로 하면 안 되냐고!


A 한다, 다른 커플도. 섹스 때마다 애피타이저를 먹듯 빠지지 않고 하는 커플도 있다. 입이나 혀로 상대의 성기를 애무하는 오럴 섹스(Oral sex)는 사랑을 나누는 방법 중 하나로, 여자에게 남자가 하는 것은 커닐링거스(cunnilingus), 남자에게 여자가 하는 것을 펠라티오(fellatio)라고 한다. 사실 오럴 섹스는 일반적인 섹스보다 입에 오르내리기 어려운 소재다. A양의 고민처럼 거부감을 보이는 사람이 많은 까닭이다. 실제로 주위에 “오럴 섹스 때문에 남자친구가 싫어진다”는 후배도 있었다. 비위생적인 게 첫 번째, ‘희생’하고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나빠서가 두 번째, 교감할 수 없는 대화라서가 세 번째 이유였다. 여기에 오럴 섹스를 불경하게 여기는 사회 분위기도 거부감을 심어줬을 것이다. 오럴 섹스를 법으로 금지하는 국가도 있으니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런데 이런 여러 문제(?)를 딛고 많은 커플이 시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간단하다. 좋아서다. 정상 체위를 할 때보다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는 확률도 높다. 움직이지 않아도 되니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고, 남자의 경우 흡입력에 한 번, 자신의 성기를 터치하는 여자의 모습에 또 한 번 흥분을 끌어올릴 수 있는 것이다. 여자도 마찬가지. 성기능 장애를 치료하는 방법으로 오럴 섹스가 활용될 정도다.

무엇보다 입으로 서로의 가장 은밀한 곳을 탐닉하는 것은 신뢰, 사랑 없이는 하기 어려운 행위. 오럴섹스는 서로를 사랑하고 있다는 또 다른 확실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딱히 이런 것들을 따지지 않아도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 선택은 자유다.

단, 호기심으로라도 만약 하게 된다면 챙겨야 할 것들이 있으니 기억하자. 우선 ‘청결’이 가장 중요하다. 남자나 여자나 모두 쾌적하고 기분 좋은 섹스를 하려면 청결에 신경 쓰자. 또 하나 준비해야 할 것은 마음가짐이다. 펠라티오는 오직 남자를 위해, 커닐링거스는 오직 여자를 위해 하는 것이라 생각하면 힘들어질 수 있다. 서로에게 주는 선물이자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수단으로 생각할 것.

방법에 대해서는 서로 대화하면서 알아가는 게 최고다. 아, 아이스크림을 맛있게 빨아 먹던 기억을 떠올리면 도움이 될지도!


※낭만팬더 친해지고 싶은 사람과는 야담부터 나눈다는 성진보주의자.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할 은밀한 고민을 의심 없이 털어놓아도 좋을 상대다. 단언컨대 공감능력 갑(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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