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취업포털 사람인의 설문조사 결과 취업준비생 422명 중 43.4%가 ‘중견기업 취업’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취업을 원하는 취업준비생이 34.9%인 것과 비교하면 의외의 결과다.

그렇다면 여기서 퀴즈 하나. 중견기업과 대기업을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적성이나 흥미보다는 ‘타이틀’에 민감한 한국 사회에서 “중견기업에 취업했어요!”라고 내뱉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모두 대기업에 취업하는 것이 성공하는 것이라고 여기는 탓이다. 하지만 입사한 기업 이름을 대면 “대단하다”라는 칭찬이 돌아온다. 대기업, 중견기업에 대한 기준이나 인식을 정확히 알고 있지 않아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그도 그럴 것이 대기업, 중소기업으로만 분류되던 기업이 중견기업으로 분류되기 시작한 것은 2011년 7월 ‘산업발전법’이 제정되면서부터. 중견기업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마련된 시기가 불과 3년밖에 지나지 않았으니, 많은 사람이 개념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중견기업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기준을 살펴보는 것이 우선. 둘의 기준에 속하지 않는 것이 중견기업이기 때문이다. 취준생이 애타게 바라보고 있는 대기업의 개념부터 파악해보자. 대기업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1항에 따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을 말한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기업집단 소속 계열회사 자산총액의 합계가 5조 원 이상인 기업을 가리키는데 삼성, LG, SK, KT, CJ, 현대자동차, GS 등이 속한다. 단, 금융 및 보험업의 경우 중소기업이 아닌 기업은 모두 대기업으로 분류된다.

중소기업은 중소기업기본법상 업종별로 종업원 수, 자본금, 매출액·자산총액의 기준에 따라 분류된다. 2015년 1월 1일부터는 종업원 수, 자본금 등에 상관없이 업종에 따라 3년 평균 매출액을 기준으로 중소기업을 분류할 예정. 즉, ‘중견기업 성장촉진 및 경쟁력 강화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중소기업의 범위를 벗어나고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하지 않으면 중견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중견기업(中堅企業)
〔명사〕 중소기업기본법상 중소기업이 아니면서 대기업 계열사가 아닌 기업으로, 중소기업기본법상 3년 평균 매출이 1500억 원 이상이지만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군에는 속하지 않는 회사 (출처 :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취업 기초상식 쌓기] 엔씨소프트·남양유업·동원F&B는 대기업일까? 중견기업일까?
중견기업, 어디까지 알고 있니?
중소기업청의 ‘2013년 중견기업 현황’에 따르면 2012년 말 중견기업 수는 2505개다. 2011년 중견기업 관련 법률이 제정됐을 때보다 1083개 기업이 증가한 수치. 중소기업을 졸업하고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와 더불어 뛰어난 기술과 역량으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 기업을 지원하는 정부의 ‘사다리 정책’ 효과다.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기업이 많아지면서 덩달아 중견기업으로의 취업을 희망하는 취준생도 늘어났다. 1900여 개 유가증권, 480여 개 코스닥 상장기업 조사 결과 2012년 신입사원 입사 경쟁률이 대기업 52대 1, 중소기업 42대 1인 것에 비해 중견기업은 58대 1로 나타난 것. 중견기업은 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권한 및 책임이 높고, 업무 강도는 대기업과 비슷한 편이다. 그만큼 전문성을 기르고 비전을 키울 수 있는 것이 장점. 지난 3월 A가구기업에 입사한 안재호(가명) 씨는 “영업 직무를 맡고 있지만, 발주부터 설계까지 맡은 영역이 넓다”며 “일이 많아 버거울 때가 있지만 전문가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평균연봉은 얼마?
연봉은 취준생에게 민감한 문제. 앞선 취업포털 사람인의 설문 결과 중견기업을 선택한 응답자 중 30.4%가 연봉 수준을 고려해 기업을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견기업의 평균 연봉은 3154만 원으로, 직무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적게는 3000만 원부터 4000만 원 이상까지의 수준을 보인다.(300대 중견기업 기준)


중견기업은 모두 듣.보.잡?
우리가 알고 있는 기업 중에는 의외로 중견기업에 속하는 곳이 많다. 동원F&B, 볼보그룹코리아, 엔씨소프트, 한국철강, 한국야쿠르트, 남양유업, 동서식품, 한국화이자제약,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나이스신용평가정보, 오뚜기, 파리크라상, 애경산업 등은 법률 기준에 따라 중견기업으로 분류되어 있다.



중견기업 취업 준비 3단계
① 직무 분석하기 기업 규모에 상관없이 모든 취업 준비의 첫 단계는 자신의 적성을 파악하고 직무를 분석하는 것. 희망 직무의 핵심 목표는 무엇인지, 어떤 업무를 수행하는지, 주요 성과지표는 무엇인지 등 업무 관련 분석을 끝내고, 해당 업무를 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역량을 준비해나가야 한다.

② 업종 분석하기 희망 직무를 선택했다면 이제는 입사하고 싶은 기업을 선택해야 할 때. 업종을 선택하기 전 업종 선정 기준을 잡고, 관심 있는 업종을 선정할 것. 이 때, 유사업종도 함께 선정하는 것이 좋다. 이 과정을 거치면 업종 지도를 파악해 더 큰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

③ 기업 탐색하기 오프니, 금융감독원, 코참비즈 등을 통해 얻은 기업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업개요?사업정보?관련 산업 내용?재무정보(매출액)?채용?관련 기사 순으로 정리해 놓으면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중견기업 정보 알고 싶다면
[취업 기초상식 쌓기] 엔씨소프트·남양유업·동원F&B는 대기업일까? 중견기업일까?
생.각.나(생각나.com)
한국중견기업연합회에서 운영하는 ‘생각을 바꾸면 나도 직장인’이라는 온라인 카페로, 700대 중견기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의 채용 정보를 빠르게 업데이트하고, 입사를 희망하는 취준생의 자기소개서를 전달해 인재를 추천하는 ‘희망이음 프로젝트’를 운영한다.


유레카 매거진 애플리케이션
정부에서 인증하는 300여 개 중소·중견기업의 정보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 사업영역, 제품, 기업문화, 인사제도까지 상세히 볼 수 있다. 기업담당자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것이 특징. 중소기업청이 만들어 신뢰성 있는 정보만 싣는다. PC 사용 시, 중소기업청의 중견기업포털 사이트(highpotential-e.or.kr)를 통해 정보를 볼 수 있다.


CEOTOK(blog.naver.com/ceotok)
중견기업 및 벤처기업 경영자들의 노하우를 엿볼 수 있는 블로그. 매주 월요일 저녁 7시 30분에 서울 압구정에서 오프라인으로 진행되는 토크를 온라인으로 볼 수 있도록 업데이트한다.


글 김은진 기자│도움말 한국중견기업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