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하려면 피할 수 없어!

대학에서는 듣고 싶은 강의만 듣는다고? 천만의 말씀!
‘전공 필수’처럼 ‘종교 필수’ 즉, 졸업하려면 꼭 이수해야 하는 종교 과목들도 있다.



이화여자대학교-총 8학점 이수해야
이화여대는 1886년 선교사 스크랜튼 부인이 이화학당을 창립한 이래로 현재까지 기독교 수업을 해오고 있다. 학교 내에서 채플을 시행하는데, 한 학기에 1학점씩 총 8학점을 이수해야 하기 때문에 졸업할 때까지 매학기 들어야 한다. 또한 필수교양 과목으로 ‘기독교와 세계’를 수강해야 한다. ‘기독교와 세계’는 기독교에 대한 학문적 접근을 통해 인간과 한국의 다양한 종교에 대해 알아보는 강의다.


동국대학교-2과목 필수 수강
동국대는 1906년 불교계의 선각자들이 설립, 개교한 학교. ‘자아와 명상1·2’ 강의가 있는데 이 두 강의를 모두 들어야 졸업할 수 있다. 강의는 학점을 매기지 않고 통과만 하면 된다. 또 ‘불교와 인간’ 강의도 있다. 이 강의 역시 반드시 수강해야 졸업할 수 있으며, 총 2학점이다.


가톨릭대학교-2과목 총 5학점 수강
가톨릭대학교는 메스트르 신부에 의해 설립, 개교한 이래 천주교 수업을 진행 중이다. 천주교와 관련 수업으로 ‘인간학’과 ‘영성’ 총 두 과목이 있다. 이 두 과목을 필수적으로 수강해야 졸업이 가능하다. ‘인간학’은 1학년 1학기와 2학기 두 수업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각 2학점으로 총 4학점이다. ‘영성’은 3학년 혹은 4학년에 1학점짜리 수업으로 이루어진다.



종교 과목, 들어보니 어때?

“교양 쌓는 소중한 시간”
“‘채플’은 딱히 종교를 믿으라고 강요하지 않고 교양도 쌓을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한 공간에 모여서 취업이나 공부와 상관없이 같은 걸 공유한다는 게 대학생활에선 어렵잖아요. 그런 경험을 하게 해준다는 걸 생각하면 가치 있는 시간인 것 같아요. 또 다른 종교 과목 수업인 ‘기독교와 세계’는 기독교를 학문적인 입장에서 배우기 때문에 기독교 역사나 흐름을 알게 돼서 좋았어요. 제가 모태신앙임에도 불구하고 기독교 역사, 학설 같은 건 모르는데 그런 걸 알아갈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요”. - 이예슬(이화여대 심리 3)


“흥미 없는 분야는 부담감 느끼기도”
“‘자아와 명상’은 사실 종교적인 색채가 드러나는 수업은 아니에요. 자기 자신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명상하는 시간이라 부담도 없어요. ‘불교와 인간’ 수업은 붓다의 생애나 일대기에 대해서 배우는 수업이에요. 성적에 반영된다는 부담도 있고요. 사실 관심이 없으면 흥미도 안 생기고 왜 듣는지 회의감이 느껴지기도 하죠. 하지만 꼭 들어야 졸업을 할 수 있는 필수 과목이니까 어쩔 수가 없어요.”

- 문은주(동국대 북한 3)



종교 강의 궁금증 타파!

Q 학생들을 개종시키려고 하지 않나
A 그렇지 않다. 교수들도 종교를 강요하면 학생들이 거부감을 느낀다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수업도 최대한 객관적, 학문적으로 하려고 노력하는 게 보인다. 종교에 관련된 수업인지라 종교색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개종을 시키려고 하지는 않는다.


Q 주로 무엇을 공부하나
A 채플 같은 경우에는 주로 성경 낭독, 찬송, 기도를 한다. 채플이 아닌 종교 강의에서는 종교와 관련된 수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종교를 주제로 한 무용을 보기도 하고, 세계의 종교에 대해 알아보거나,

그 종교의 역사에 대해 공부하기도 한다. 어떤 교수에게 수업을 듣느냐에 따라 배우는 내용이 조금씩 달라진다.

- 백승엽(가톨릭대 사회과학 1)


글 허재영 대학생 기자(이화여대 경제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