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가지 채용 방법에도 불구, 신입사원의 조기 퇴사율이 높아지자 인성과 열정, 직무 전문성을 동시에 평가할 수 있는 ‘SNS(Social Network Service)’가 다시금 인재 평가 수단으로 떠올랐다. 지원자의 SNS를 확인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제 SNS로도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할 때다. 폐허 같은 블로그의 운영자, 남의 타임라인만 읽는 페이스북 관람자를 위해 SNS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전수한다. Coaching 1
SNS 주소, 왜 기입하라는 거죠?
취업포털 인크루트의 조사 결과 기업 5곳 중 1곳이 지원자의 SNS를 확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적은 ‘실제 생활모습이나 인맥, 사회성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이력서에 SNS 주소 기입을 요구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최재용 한국소셜미디어진흥원장은 기업에서 SNS 주소 기입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사생활 침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기업에서는 일반 전형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지원자의 경험, 직무전문성, 성실성 등을 평가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려고 지원자의 SNS를 보고 싶어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원자의 일상생활이나 인맥 파악을 위한 것이 아닌 ‘활용도’를 보기 위한 목적도 있다. 학력, 어학능력 등을 완전 배제하고 SNS를 통해 자신을 얼마나 잘 표현하고, 공감을 이끌어내는지를 파악해 선발하는 SKT의 ‘소셜매니저’가 대표적인 사례. 지난 하반기에 ‘소셜매니저’에 지원했던 김지현(24) 씨는 “다른 전형은 직무에 상관없이 많은 역량을 평가받으며 지치는 감이 있지만, ‘소셜매니저’의 경우 모든 스펙을 제외하고 SNS 활용도만을 평가해서 좋았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한국마사회, SK하이닉스, LG 등 대부분의 기업이 SNS 활용도가 높은 대학생들을 선발해 기업 블로그 운영단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SNS 운영의 목적. 최근 취업을 위해 급하게 SNS 계정을 만드는 취업 준비생들의 ‘거짓 SNS’가 늘고 있는 만큼 진심을 담아 자신을 보여주기 위한 SNS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 원장은 “취업에 목적을 두기보다는 SNS를 통해 소통하며 자신의 활동, 관심사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Coaching 2
SNS를 하기 전 기억해야 할 세 가지
① 왜 하는가? 목적 분명히
페이스북, 블로그, 트위터가 활성화되기 전, 싸이월드 ‘미니홈피’가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다. 자신만의 공간에 사람들은 감성 충만한 글들을 올리고 사진을 업로드했던 때. 하지만 그 습관 그대로 지금의 SNS에 임한다면 위험하다. 특히 페이스북의 경우, 싸이월드보다 노출이 쉽고, 전달이 빠른 만큼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감정이나 일기는 일기장에 적고, 친구들과의 가십은 메신저에서 하도록 하자. SNS 흑역사가 쓰이는 건 순식간이지만, 이미 퍼져 버린 게시글을 지우는 데는 한 달도 부족하다. SNS 활용 목적을 정확히 할 것.
② 인맥 만들기에 활용하라
SNS 최고의 장점은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불특정 다수와 인연을 맺을 수 있다는 것. 취업포털 인크루트의 설문 결과 20대 중 66%가 ‘온라인 인맥’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NS는 직업, 직급에 상관없이 모두 같은 위치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기업 인사담당자, 현업자와도 부담 없이 만날 수 있어 취업 준비에도 유용한 수단이다. 페이스북의 경우 모교 검색이나 기업 종사자 검색이 가능하니, ‘친구’가 되어 궁금한 사항을 물어보거나 자신의 게시물을 꾸준히 받아보도록 해 기회를 마련해 볼 것.
단, 인맥 만들기에서 주의해야 할 것은 취업을 위해 만든 ‘거짓 인맥’이다. 취업 커뮤니티나 취업 포털에서 ‘블로그 이웃 구함’이라는 글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는데, 이는 대외활동이나 공모전 중 블로그 유입 수나 페이스북 친구 수를 평가 기준으로 삼는 곳이 있어서 발생한 현상이다. 유통업체 인사담당자 K 씨는 “취업을 위해 급하게 만들어 ‘좋아요’ 수나 ‘블로그 이웃’ 수를 늘린 것은 표가 난다”며 “SNS는 실제 생활모습, 사회성뿐 아니라 성실성도 평가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조언했다. SNS에서 가식과 거짓은 절대 금물이다.
③ 대단한 콘텐츠가 아니어도 일단 시작!
SNS 시작이 어려운 이유는 무언가 대단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 탓. 자신의 열정과 직무 전문성을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라면 무엇이든 상관없으니 일단 올리고 보자. 하나씩 쌓다 보면 어느새 자신의 포트폴리오가 완성될 것. 잘 쓴 자기소개서보다 효과적으로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훌륭한 수단이다. 최 원장은 “학교에서 발표를 한 내용, 전공 과제를 한 내용 등 하고 싶은 직무와 관련된 것이라면 무엇이든 콘텐츠가 될 수 있다”며 “꾸준히 100일만 관리하다 보면 블로그나 페이지를 찾는 사람이 자연스럽게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Coaching 3
계정 생성 필수! 유용한 SNS 채널 best 5
① 블로그(blog)
모든 SNS 활동 기반은 블로그로 둘 것. 블로그는 글의 양과 내용에 제한이 없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미지와 텍스트를 적절히 조절해 포스트에 개성을 담자. 또한 게시판을 나누어 체계적으로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채널보다 다양하고 풍성하게 자신을 나타낼 수 있다. 무엇보다 검색에 최적화되어 있어 자신을 홍보하기에 유용한 채널이다.
② 페이스북(facebook)
페이스북은 콘텐츠를 저장하기보다는 전달하는 데 큰 힘을 발휘하는 채널이다. 블로그처럼 검색은 되지는 않지만, 소스값이 폐쇄적이지 않아 호환성이 좋다. 페이스북 외의 모든 소셜네트워크를 페이스북 계정으로 로그인 할 수 있는 이유다. SNS의 대표 계정이기 때문에 블로그에 단순히 콘텐츠를 저장하는 것보다 홍보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면 좋다.
③ 링크드인(linked in)
해외 취업을 목표로 두고 있다면 더 없이 좋은 채널. 미국에서 운영하는 사이트로, 비즈니스 인맥을 쌓아 세계 각국의 뉴스를 받아볼 수 있고, 취업의 기회도 잡을 수 있다. 블로그, 페이스북에 올리는 내용을 링크드인에 올리고 자신의 직무 적합성을 어필해보자. 자신의 프로필을 조회한 기업이나 사람을 볼 수 있는 것이 특징.
④ 프로필미(profeel.me)
명함이 없는 대학생들에게 유용한 애플리케이션이다. 간단한 정보 입력만으로도 SNS 명함을 만들 수 있는데,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활용이 가능하다. 또한 카카오스토리, 블로그, 페이스북 페이지 등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SNS로의 연결이 쉬워 일반 명함보다 자신을 나타내는 데 있어 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문자나 메신저로 명함 주소를 전송해 공유할 수 있는 것도 장점.
⑤ 유튜브(Youtube)
전 세계인이 애용하는 동영상 사이트. 동영상 이력서를 만들어 올리는 과정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동시에 남들과는 차별화된 자신만의 이력서를 만든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INTERVIEW
세상에 하나뿐인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든 대학생 블로거 3인이 전하는 SNS 활용 노하우.
글 김명미(대구대 국어국문 3)·이지은(덕성여대 문화인류 2)·장유정(영남대 경영 2) 대학생 기자
〈공통 질문〉
① SNS를 시작한 계기는
② SNS 활동을 하며 기억에 남는 일은
③ SNS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조언한다면
“블로그는 나를 대신하는 또 다른 나”
축구 블로그 ‘풋볼마인드’ 운영자 박병준(대구대 신문방송 3)
① 축구캐스터를 꿈꾸며 대학생 신분으로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다. 페이스북을 통해 종종 축구 기사를 쓰곤 했는데, 기사를 읽던 선배가 블로그 운영을 제안했다. 칼럼이나 기사를 블로그에 포스팅하면 개인 PR은 물론, 글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다는 선배의 조언을 듣고 ‘풋볼마인드’를 개설했다.
② 지난해 전공 과제로 방송 뉴스를 제작하며 블로그에 관련 기사를 썼는데, 해당 영상을 본 대구FC 관계자가 대구FC 행사의 스케치 영상 제작을 제안해왔다. 부족한 실력이었지만 열정을 가지고 영상 제작에 임했고, 영상을 하나둘씩 만들어가며 경험을 키웠다. 덕분에 올해부터는 대구FC 크루 3기 취재팀에서 대구FC 홈경기, 대구FC U-18팀 대구현풍고 경기를 취재하고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③ 블로그는 자신이 보는 책, 가는 곳, 만난 사람 등 모든 사람에게 나를 대신해 주는 공간이다. 따라서 ‘박병준’에 대해 수많은 단어로 설명하는 것보다 ‘풋볼마인드’를 보여주는 것이 더 효과적일 때가 많다. 하지만 섣불리 블로그를 시작했다가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정성과 진심으로 차근차근 블록을 쌓는다는 생각으로 임해야 한다.
“운영 목표 확실하다면 뜻하지 않은 기회도 찾아와 ”
페이스북 페이지 ‘새벽형 인간 모임’, 블로그 ‘열정을 나누는 블로그’ 운영자 김수지(건국대 글로컬 신문방송 4)
① 처음 블로그를 시작한 것은 2011년 6월, 대학교 3학년 때였다. 평소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해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기록하던 것을 블로그에 옮기게 되었는데, 초기에는 제품 리뷰, 여행, 요리, 뷰티 등을 다뤄서인지 20대 여성들의 방문 수가 많았다.
② 3년 동안 했던 모든 활동들을 블로그에 정리해 기록했더니, 한 권의 책 같은 콘텐츠가 됐다. 덕분에 포스팅을 본 사람들에게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자신감을 얻어 대외활동을 지원할 때도 자신 있게 블로그 주소를 기입했다. 그 결과 기업에서 채용 제의가 들어오는 등 뜻밖의 기회가 찾아왔었다.
③ 가장 중요한 것은 운영 목표다. 스펙을 쌓기 위해 만들어 운영하는 블로그(페이스북)라면, 결국 자신에게 남는 것은 하나도 없다. SNS를 통해 기회가 찾아올 때면 ‘내가 얼마나 성장했나’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항상 자신이 무엇 때문에 SNS를 하는지,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시작했으면 한다.
“명확한 주제 정하고 시작해야 인지도 올라”
블로그 ‘여대생 부찌의 컬러풀 셀프네일’ 운영자 박지은(덕성여대 문화인류 2)
① ‘셀프 네일’은 줄곧 관심 있었던 분야다. 대학 입학 후에도 공강 시간을 이용해 친구들의 네일을 만져주는 것이 취미가 될 정도였다. 모두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결과물’을 만들어 보고 싶었고, 선택한 것이 블로그였다.
② 점점 커지는 블로그 규모에 맞춰 각종 체험단이나 품평단, 서포터즈 등을 시작했다. 다른 대외활동도 마찬가지이지만 뷰티와 관련된 활동은 SNS가 필수다. 여러 대외활동을 하는데 있어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블로그가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SNS는 자신의 능력과 성실성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포트폴리오라고 생각한다.
③ 자신이 좋아하는 것 하나로 명확한 주제를 잡아야 한다. 블로그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주제를 파악하고 앞으로도 계속 찾아올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나는 처음 시작 주제를 ‘셀프 네일’로 잡고 꾸준히 포스팅했다. 방문자들은 내 블로그를 ‘네일아트 정보 블로그’로 인식하고 네일을 할 때마다 찾는다. 주제 없이 중구난방으로 포스팅을 하게 되면 지속해서 운영할 수 있는 힘이 떨어진다. 자신 있는 분야가 무엇인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시작하는 것이 좋다.
글 김은진 기자
도움말
최재용 한국 소셜미디어 진흥원장
국내 SNS 활용지식의 1인자. 청소년부터 대학생, 회사원까지 전 세대에게 SNS 활용법을 전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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