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
[영화] 명량, 그는 거북선 없이 어떻게 승리했을까
[영화] 명량, 그는 거북선 없이 어떻게 승리했을까
감독 김한민 출연 최민식, 류승룡, 조진웅, 진구

1597년 임진왜란 6년, 왜군이 무서운 속도로 한양을 향해 북상한다. 누명을 쓰고 파면 당했던 이순신 장군(최민식)이 삼도수군통제사로 재임명되지만, 그에게 남은 건 전의를 상실한 병사들과 백성들, 그리고 12척의 배뿐이다. 새로 구축하던 거북선마저 불타자 모든 희망이 사라진 듯 보인다. 게다가 일본군의 수장은 해적왕 출신 냉혹한 지략가 구루지마(류승룡)다. 모두가 두려워하고 포기하려는 순간, 이순신은 배 12척을 끌고 나가 330척의 왜선과 맞선다.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해전의 하나로 손꼽히는 명량해전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한국영화로는 처음으로 해상 전투를 극의 중심에 놓고 진행된다. 128분 러닝타임의 절반가량이 불신과 의혹과 두려움에 가득 찬 이들에게 둘러싸인 이순신의 내적 고뇌를 다룬다면, 나머지 절반은 명량해전을 전면적으로 그린다. 무엇보다 명량해전의 신화적 후광에 기대기보다, 이순신이 어떻게 자신의 죄책감과 고뇌를 극복하며 조선군과 일본군의 두려움을 역으로 이용했는지, 유달리 유속이 빠르고 자주 바뀌는 전남 해안 근처 울돌목의 특성을 어떻게 활용하며 ‘선 수비-후 공격’의 전술을 극대화시켰는지를 상당히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점이 돋보인다. 상상력을 크게 가미한 판타지적인 방식을 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명량’은 용감하게 정공법을 선택하는 강수를 두었다.

하지만 가장 아쉬운 부분은, 시종일관 단 하나의 영웅으로만 그려지는 이순신의 묘사라기보다는 오히려 일본군에 대한 피상적인 접근이다. 임진왜란과 곧 이은 정유재란에 이르기까지 단 한 번도 이순신을 이기지 못했던 일본군이 그에게 품고 있을 경외감과 존경심과 두려움이 좀 더 치밀하게 그려지지 못한 채 “이순신은 그리 호락호락한 인물이 아니오!”라는 대사만 되풀이하는 단순한 대립 구도로만 일관하는 것이다. ‘성웅(聖雄)’이라 불렸던 위대한 인물을 교과서적으로만 나열하는 데 그쳤다는 게 안타깝다. 박진감 넘치는 역사적 해전을 다루고 있음에도 ‘명량’이 기승전결의 뚜렷한 굴곡 없이 줄곧 비장하게만 느껴지는 이유도 거기 있지 않을까 싶다. ‘명량’에서 감정적 울림이 가장 큰 부분이, 허구의 인물인 탐망꾼 임준영(진구)과 그의 벙어리 아내 정씨(이정현) 여인의 극적인 이별이라는 점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영화] 명량, 그는 거북선 없이 어떻게 승리했을까
감독 제임스 건 출연 크리스 프랫, 조 샐다나, 데이브 바티스타, 빈 디젤, 브래들리 쿠퍼

마블 코믹스의 또 다른 우주 히어로물의 등장이다. 우주를 떠도는 좀도둑 피터 퀼(크리스 프랫)은 뜻하지 않게 갤럭시의 절대악 타노스와 로난의 타깃이 된다. 그는 감옥에서 만난 암살자 가모라(조 샐다나), 거구의 파이터 드랙스(데이브 바티스타), 현상금 사냥꾼 로켓(브래들리 쿠퍼), 그리고 그루트(빈 디젤) 콤비와 불편한 동맹을 맺고 일명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결성한다.



동경가족
[영화] 명량, 그는 거북선 없이 어떻게 승리했을까
감독 야마다 요지 출연 츠마부키 사토시, 아오이 유우, 하시즈메 이사오, 요시유키 카즈코

작은 섬에 살고 있는 히라야마 슈키치(하시즈메 이사오)와 토미코(요시유키 카즈코) 부부가 자식들과 만나기 위해 동경에 상경한다. 의사인 큰아들 코이치와 미용실을 운영하는 둘째 딸 시게코는 갑작스런 노부부의 방문을 부담스러워하고, 철없는 막내아들 쇼지(츠마부키 사토시)만이 여자친구 노리코(아오이 유우)와 함께 그들을 따뜻하게 보살핀다.



어떤 만남
[영화] 명량, 그는 거북선 없이 어떻게 승리했을까
감독 리자 아주엘로스
출연 소피 마르소, 프랑수아 클루제

유명 소설가 엘자(소피 마르소)는 일에 대한 열정과 완벽한 커리어, 연하의 연인까지 모두가 부러워하는 삶을 살지만, 문득문득 밀려오는 공허함까지 막을 수는 없다. 어느 날 엘자는 자신의 책 <퀀텀 러브> 출판 기념 북페어에서 만난 변호사 피에르(프랑수아 클루제)에게 묘한 끌림을 느낀다. 피에르 역시 그녀에게 이끌리지만 안정된 자신의 삶이 흔들리는 게 두려워, 다음 만남을 운명에 걸기로 한다.


글 김용언 영화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