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NOMY 常識

[2014 공채 대비 핵심 노트] 한·중 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 합의 ‘위안화 허브’로 도약할까
런민비(人民幣 위안화)의 약진은 어디까지일까. 위안화의 글로벌 사용이 급증하고 아시아 및 유로 경제권의 위안화 허브가 급진전되면서 위안화가 조만간 달러·유로화와 패권경쟁을 펼치고 출범 70년을 맞은 브레튼우즈 체제를 흔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국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한국에 ‘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이라는 깜짝 선물을 던졌다.


교역 편의 증대 및 대외건전성 제고
이번 정상회담으로 한·중 경제협력에 탄력이 붙었다.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은 물론이고, 위안화 적격외국인투자자(RQFII) 자격 획득,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연내 타결 등이 합의됐고, 중국이 제안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도 진지하게 논의됐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다. 지난해 한·중 무역 규모는 2289억 달러로 한국 무역 전체 규모의 21.3%를 차지했다.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이 개설되면 양국 간 무역이 한층 편리해진다. 그동안은 원화를 위안화로 바꾸려면 원·달러 환율을 적용해 원화를 달러로 바꾸고 다시 위안·달러 환율을 적용해 위안화로 바꿔야 했다. 두 번의 수수료를 내야 했던 셈이다. 하지만 직거래 시장이 생기면 원화를 곧바로 위안화로 바꿀 수 있어 수수료 부담이 줄고, 수출입 기업의 경우에는 위안화로 대금을 결제할 수 있어 환위험도 줄일 수 있다. 또 달러에 지나치게 의존했던 경제체질이 안정적으로 개선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런 기대들이 시장 활성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현재 중국과의 무역 결제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2.3%(수출 1.6%, 수입 0.7%)에 머물고 있다. 지난 1996년, 정부는 엔화 직거래 시장을 개설했지만 수요가 없어 4개월 만에 시장을 접은 바 있다.


농축산물 무역적자 우려
농축산물의 경우는 무역 적자폭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연내 타결될 예정인 한·중 FTA의 협상 기한에 쫓기다 보면 순수입국인 한국으로서는 어쩔 수 없이 농산물을 추가 개방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또 높아진 금융 접근성을 활용해 중국의 대형 유통기업들이 국내 시장에 진출함에 따라 농식품 시장에서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정부는 최근 이번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정책과제들을 이행하기 위해 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금융위원회·한국은행·금융감독원 등으로 구성된 ‘위안화 금융서비스 활성화 TF’를 구성했다.



● 브레튼우즈(Bretton Woods) 체제
1944년 7월 미국 브레튼우즈에서 서방 44개국 지도자들이 각국 통화가치 불안정, 평가절하 경쟁, 무역거래제한 등을 시정하여 국제무역의 확대, 고용과 실질소득 증대, 외환 안정 및 자유화, 국제수지 균형 등의 목적으로 체결한 국제통화체제. 미 달러를 금으로 바꿔주는 국제 결제 시스템인 달러화 금태환제의 도입, 국제통화기금 (IMF) 및 세계은행(IBRD) 창설 등이 핵심 내용이다. 1971년 미국이 베트남 전쟁에 따른 막대한 전쟁 비용을 이유로 달러화 금태환제를 포기하면서 사실상 붕괴됐지만 여전히 국제금융의 기본 틀로 작용하고 있다.


● 위안화 적격외국인투자자(RQFII, RMB Qualified Foreign Institutional Investors)
중국 정부가 국가별로 할당한 일정 금액의 범위 내에서 외국 기업이 자체적으로 조달한 위안화(RMB)로 중국 내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에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자격. 홍콩에 2700억 위안, 대만에 1000억 위안, 영국과 프랑스에 각각 800억 위안, 싱가포르에 500억 위안 등의 한도가 승인되어 있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Asia Infrastructure Investment Bank)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아시아지역의 국제금융기구. 서구권이 주도하는 IMF나 IBRD,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에 대항하고자 하는 취지로 지난해 10월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공개적으로 아시아 각국에 참여를 권유하고 있다.


글 박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