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몽 뷔로 글로벌 취업 컨설턴트

극심한 취업난 속에 해외로 눈을 돌리는 청년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물론 아직은 IT, 전기, 용접, 미용, 교육 등 일부 분야에 국한되어 있긴 하지만, 해외취업의 문은 활짝 열려 있고 성공 사례들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 청년들의 글로벌 커리어를 위해 불철주야 컨설팅에 열을 올리는 파란 눈의 외국인이 있다. 시몽 뷔로(Simon Bureau). 그는 최근 <글로벌 취업을 원하면 시몽을 만나라>라는 책을 내고 더 많은 청년들을 만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를 만나 글로벌 커리어 성공 비법을 들어봤다.
[멘토링 인터뷰] “Leave the country! 글로벌 커리어를 쌓아라”
캐나다 국적의 시몽 뷔로는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 프랑스계 지역인 퀘벡 주 출신이다. 프랑스어를 전공한 기자이지만, 인터뷰를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그는 영어는 물론이고 한국에서 오랜 기간 지내 한국어도 능수능란하게 구사했다. 비가 세차게 내리는 날이었지만 기분 좋은 미소로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라며 인사하는 그와 마주 앉았다.


당신에게 동기부여를 했다는 ‘L. T. C.’가 무엇인가
‘Leave the Country.’의 약자로서 내 글로벌 커리어의 시작과 함께한 말이다. 나는 24살에 서울로 가는 편도행 티켓을 끊었다. 일할 곳, 살 곳 등 아무 것도 정해진게 없었고 심지어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했다. 캐나다 달러 500불이 내가 가진 전부였고 걱정스러웠지만, 새로운 모험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 글로벌 커리어를 발전시키고 성취하기를 바란다면, 망설이지 말고 일단 떠나보라는 뜻이다.


글로벌 취업의 비전은?
한국은 월드컵 개최, UN 사무총장 배출, G20 정상회의 개최 등 국제무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으며 FTA 등을 통해 많은 기회를 만들어 가고 있다. 그 기회를 통해 기업들은 채용을 늘려가고 한국 사람들은 해외에서 일할 기회를 더 많이 얻게 된다. 한국 청년들은 열정적이고 호기심이 많아 글로벌 커리어를 쌓기에 좋은 재능을 갖고 있다. 또 한국 청년들의 강점은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 사람의 DNA라고도 할 수 있는, 경쟁을 통한 성취욕은 글로벌 취업에서도 유리하다. 나도 경쟁을 좋아하는데, 중요한 것은 남과의 경쟁보다도 자기 자신과의 경쟁을 즐겨야 한다는 점이다.


언제부터 준비해야 하나
보통 본격적인 취업 준비를 3학년 2학기 때부터 하는데, 이는 매우 늦다. 2학년 때부터는 준비해야 한다. 스펙을 다다익선 식으로 미리 쌓으라는 얘기가 아니라 자기 문답, 즉 자기 자신에 대해 잘 생각해보고 진로와 삶의 방향을 충분히 고민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내가 있어야 할 자리’가 아니라 ‘내가 있고 싶은 자리’에 대해 자신만의 정확한 방향을 발견하고 그 길을 추구해야 한다.


어떻게 성공적인 글로벌 커리어를 쌓을 수 있나
일단 퍼스널 브랜드를 구축해야 한다. 이런 말이 있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당신과 다른 모든 사람들.” 2011년 구글에서는 약 2백만 개의 이력서를 받았다고 한다. 매일 5500개의 이력서가 들어온 셈이다. 이런 수많은 지원자들 틈에서 별 볼 일 없는 당신의 지원서가 채용 담당자의 눈에 띄기를 바라는 건 어불성설이다. 관습에 얽매이지 말고 호기심 가득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많은 기업들이 창의적인 인재를 바라는데, 창의력은 호기심과 상상력 없이는 절대 생길 수 없다. 결단력, 집중력, 자신감 등도 성공적인 글로벌 커리어의 필수 조건이다.


취업 정보, 어디서 얻는 것이 좋은가?
링크드인, 트위터, 페이스북을 적극 활용해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의 인물, 집단에 자기를 노출시키는 것이 좋다. 일종의 ‘소셜 레쥬메’라고 할 수 있다. 직업 검색의 경우에는 그 범위가 굉장히 넓기 때문에 ‘구글 알리미(Google Alerts)’ 등과 같은 업데이트 이메일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특정 산업에 관한 최신 소식은 물론, 공고되지 않은 취업 기회까지 알 수 있을 것이다. ‘Talkwalker Alerts’, ‘News aggregators’, ‘Feedly’ 같은 서비스도 매우 유용하다. 구직자는 주도적이어야 한다. 남들도 다 본 채용 공고를 보고 지원한다면 이미 늦은 것이다. 채용 공고가 없어도 자신이 미리 지원해볼 것을 추천한다.
[멘토링 인터뷰] “Leave the country! 글로벌 커리어를 쌓아라”
해외 기업들의 채용 방식은 어떻게 다른가
해외 기업들은 보통 특정 직책이나 분야에 가장 잘 어울리는 특화된 지원자를 채용한다. 많은 대졸자를 대규모로 한꺼번에 채용한 후, 연수를 거쳐 업무를 배치하는 한국 기업들과 크게 다른 점이다. 또한 스펙과 같은 표준화된 기준에 따라 평가를 하지 않는다. 광범위한 개인의 특성을 바탕으로 지원자를 평가하고 싶어 한다. 개인적으로 스펙을 통해 지원자를 평가하는 것은 매우 협소하고 근시안적인 접근이라고 생각한다. 지원자들의 삶이나 경력에서 추구하는 특성과 재능, 개성 등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취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는 청년들이 ‘D세대’가 되길 바란다. 결단력(Determined)이 있고 주도적(Driven)이며, 삶에 분명한 방향성(Direction)이 있는 사람들 말이다. 오래 전, 한국에 처음 올 때의 나도 마찬가지였지만 걱정과 두려움으로 글로벌 커리어를 만드는 데 주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궁금한 것도 많고, 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데에 있어 가장 중요한 대답을 해줄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질문의 대답은 자기 안에 있다.



시몽이 추천하는 커버레터 쓰는 법
커버레터는 한국에서 흔히 ‘자기소개서’라고 불린다. 하지만 내용과 형식에 있어 이 둘은 꽤나 다르다.

커버레터 작성 기본 규칙
첫째, 커버레터는 채용 공고에 쓰여 있는 것과 같은 용어와 어투를 쓰자. ‘뿌린 다음 기도한다’는 식으로 보낸 커버레터는 지원자뿐만이 아니라 채용 담당자의 시간만 낭비하게 만든다.

둘째, 커버레터는 한 사람의 삶의 배경을 늘어놓는 공간이 아니다. 이 직업을 왜 원하는지, 나의 어떤 부분이 이 직업에 어울리는지를 확실하게 표현해야 한다.

셋째, 커버레터에는 면접에서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내용들을 담아서는 안 된다. 면접관들은 지원자가 쓴 내용에 대해 집요하게 물어볼 것이기 때문이다.

커버레터 문단 구성
문장은 짧고 직접적이어야 하며 한 줄 간격으로 총 네 문단을 넘어서는 안 된다.

①자기소개와 지원 이유 ③이 직업을 원하는 이유 ③왜 내가 이 회사에 적합한 인재인가 ④면접 요청 제안과 자신의 연락처

거주지 이전 문제
신입사원의 경우 회사에서 거주지 이전 비용을 감당할 회사가 많지는 않지만, 채용이 확정되었을 때를 대비해 ‘이사를 하겠다’는 의사를 솔직하게 언급하자.

이미 해당 지역에 살고 있는 척하기 위해서 가짜 주소를 기재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글 박상훈 기자 | 사진 김기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