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대부분의 계열사는 신입사원을 인턴십을 통해 선발하고 있다. 올 상반기 모집공고를 낸 11곳 중 7개 계열사가 정규직 대신 인턴채용만 실시했다. 인턴의 정규직 전환율은 계열사별로, 시기별로 천차만별이지만 평균 50~6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SK그룹의 채용절차는 크게 ‘서류전형 - 인적성 검사(SKCT) - 면접전형’으로 구성된다. 서류전형부터 인적성 검사까지는 그룹의 인사팀격인 ‘기업문화팀 인재육성위원회’에서 운영하며 이후 면접 단계부터는 각 계열사가 자체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COVER STORY] 스펙초월·열린채용 SK 입사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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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SK 채용의 두 가지 변화

지난해 상반기부터 SK 채용 전형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우선 인적성 검사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기존 SK종합인성검사를 SK종합역량검사(SKCT)로 새로 명명했다. 이름뿐 아니라 과목 유형, 문제 구성도 대폭 바꿨다. 유효 기간도 없앴다. SK는 지난 2013년 상반기까지 인적성 검사에 ‘18개월’의 유효 기간을 설정했었다. 한 번 시험에 응시하면 이후 1년 반 동안 다시 응시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그러다 작년 하반기, 문제 유형을 수정하면서 동시에 이 제도를 삭제하고 공채 때마다 새로 응시하도록 했다. 이미 합격 기록이 있는 구직자에겐 불리해졌지만 한 번 불합격 딱지를 받았던 구직자의 입장에서는 기회가 생긴 셈이다.

SK는 지난해 상반기 일반 공채 외에 열린 채용의 일환으로 ‘바이킹 챌린지’라는 새로운 채용 전형을 도입했다. 학점이나 어학성적 등 이른바 ‘스펙’을 일절 보지 않는 대신 역량 오디션을 통해 가능성 있는 인재를 가려내는 시험이다. 지난 4월 시행한 바이킹 챌린지 합격자는 오는 9월 발표한다.
10일 서울 중구 중림동 브라운스톤에서 열린 SK 바이킹챌린지에서 한 구직자가 프레젠테이션 오디션에서 발표 하고 있다./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10일 서울 중구 중림동 브라운스톤에서 열린 SK 바이킹챌린지에서 한 구직자가 프레젠테이션 오디션에서 발표 하고 있다./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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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단계별 특징

STEP 1 서류전형
SK그룹의 서류전형이 그룹 통합 온라인시스템에서 일괄적으로 이뤄지긴 하지만 자소서 문항에 한해서는 각 계열사에 어느 정도의 자율성을 부여하고있다. 2014년 상반기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계열 등 대부분의 계열사 자소서 문항은 같았으나 SK텔레콤과 SK플래닛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문제를 출제했다.

하지만 모든 계열사의 자소서에 빠지지 않고 들어 있는 문항이 하나 있었다. 바로 ‘본인에게 요구된 것보다 더 높은 목표를 세워 시도했던 경험을 쓰라’는 것. 이는 그룹 인재상 중 ‘도전(Challenge)’에 해당하는 것으로 SK가 무한경쟁시대에서 능동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인재를 선호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STEP 2 인적성 검사
SK의 인적성 검사는 최근 일 년 사이 세 가지 채용 전형 중 가장 많은 변화를 거쳤다. 우선 지난 2013년 하반기, SKCT(SK Competency Test)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탈바꿈됐다. 전보다 지문이 길어지고 논리와 종합적 사고를 요하는 문제가 다소 많아져 그룹 내부에서 ‘수능형 인적성’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여기에 한국사 영역이 추가됐다. 전부 객관식이었으며 난이도는 중등 교과 과정 수준이었다. SK그룹 채용팀 관계자는 “젊은 세대들의 역사의식을 제고하기 위해 한국사 영역을 추가하게 됐다”고 신설 배경을 설명했다.
SK그룹이 11일 서울 충정로 LW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채용설명회에서 지원자들이 SK 사원들로부터 채용 정보 및 입사 성공스토리 등에 대해 조언을 듣고 있다.
강은구기자 egkang@hankyung.com
2013.9.11
SK그룹이 11일 서울 충정로 LW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채용설명회에서 지원자들이 SK 사원들로부터 채용 정보 및 입사 성공스토리 등에 대해 조언을 듣고 있다. 강은구기자 egkang@hankyung.com 2013.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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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초월 ‘바이킹 인재’

SK그룹에는 일반 공채 외에 한 가지 채용 전형이 더 있다. 바로 지난해 상반기, 스티브잡스형 인재를 확보하겠다는 그룹의 지침 아래 신설된 ‘바이킹 챌린지’다. 정량화된 스펙보다는 잠재 역량을 가진 사람을 뽑기 위한 전형으로 열린 채용의 일환으로 도입된 만큼 이 전형의 이력서에는 학교, 성별, 나이, 학점, 어학점수 대신 이름과 생년월일, 연락처, 최종학력 취득 연도 등 4가지 항목만 있다. 서류전형을 거쳐 오디션 형태의 예선과 합숙면접까지 통과하면 SK그룹 신입사원으로 입사할 수 있다.

지난 4월 실시된 두 번째 바이킹 챌린지에는 1기보다 500명이 늘어난 총 2200명이 지원해 약 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 중 510명이 오디션 참가 자격을 얻었으며 다시 150명이 남아 지난 5월부터 바이킹 면접을 치렀다.

신입 채용을 담당하는 진동철 SK그룹 인재육성위원회 매니저는 “바이킹 챌린지는 스펙을 준비하기보다는 회사와 직무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내면을 꾸준히 다지라는 의미에서 도입한 것”이라며 “다만 결코 기본에 충실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 2014년 상반기 바이킹 챌린지 운영 일정
바이킹 오디션(4월 7~11일) → 합격자 발표(4월 25일) → 바이킹 면접(각 계열사별 직무역량 평가 : 5~6월) → 면접 합격자 발표(6월 13~20일) → 인턴십(7~8월 8주간) → 최종합격자 발표(9월 중) → 입사(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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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인담이 밝히는 신입 채용 FAQ
Q SK의 인사담당자가 생각하는 ‘좋은 자소서’란
기업의 인재상과 자신의 장점을 일치화 한 자소서다. 차별화된 스토리를 인재상에 연결해 자신의 장점과 경쟁력을 효과적으로 표현해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단순 나열식은 지양해야 한다. ‘저는 모든 것을 잘하니 무조건 뽑아주세요’ 또는 ‘전 이 회사를 위해 아무런 준비가 안 돼 있습니다’와 같은 의미로 본다. 지원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과 그에 맞는 보유 역량들을 진실되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Q SK의 스펙초월 채용에 대해 소개해 달라
스펙을 초월한 능력 중심의 열린 채용을 위해 지난해부터 ‘바이킹 챌린지(Viking Challenge)’를 도입해 인턴사원 일부를 선발하고 있다. ‘바이킹 챌린지’는 넘치는 끼와 열정으로 과감하게 기득권을 포기하면서까지 도전을 즐기는 인재를 선발하는 제도다. 앞으로 이들을 적극 발굴해 성장 및 신규사업 추진 역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Q ‘바이킹 챌린지’의 특징은
기존 평가 항목 중 하나인 학력, 외국어 등 스펙 중심의 개인 정보 없이도 자신만의 스토리와 열정만 있다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채용이라는 점이다. 이번에는 전국 6개 도시를 순회하면서 오디션 형태의 예선과 합숙, 미션 수행 능력을 심사하는 결선을 통해 선발할 예정이다.


Q ‘바이킹 챌린지’ 지원자들의 특징은
대부분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 바이킹 DNA를 보유한 인재들이었다. 국내외 창업, 해외 봉사 활동, 공모전 응시, 사업 개발 등 다양한 경험을 거치며 강한 의지와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단돈 10만 원으로 14개국을 여행한 지원자와 2만8000시간 동안 봉사 활동을 한 지원자가 기억에 남는다.


Q 전형 과정에서의 가점 요인을 실제 사례를 들어 설명해 달라
학벌이 좋다고, 어학점수가 높다고 가점을 받는 시대는 지났다. 자신만의 차별화된 스토리를 기업의 인재상과 연결해 풀어낼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 예를 들어, 자신을 SK의 인재상 중 하나인 ‘이노베이션 DNA(Innovation DNA)’를 가진 인재라고 소개한 뒤 실제 도전한 경험을 이야기한다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Q SK에 입사하기 원하는 취준생을 위한 조언
회사가 인재를 채용할 때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은 과연 ‘우리 문화, 우리 회사와 맞을까’하는 점이다. 따라서 기업의 인재상에 부합하는 이미지를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신이 정말 해보고 싶고, 알고 싶은 분야에 대해 끊임없이 도전하면서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DNA를 갖추길 기대한다.
잡인터뷰 SK 신입사원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잡인터뷰 SK 신입사원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잡인터뷰 SK 신입사원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잡인터뷰 SK 신입사원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170대 1’ 경쟁률 뚫은 ‘바이킹 인재’ 1기 4人의 합격 비결
‘SK 액션스타’ 박근욱(27, 항공대 물류관리 졸 / SK이노베이션 총무관리팀 입사)
대학 땐 평창올림픽 유치 기념행사, 이준기 팬미팅 등에서 무술공연을 했고 공군 장교로 복무할 때는 국방부 행사에 공군 대표로 참가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무예에서 배운 용맹함을 오디션 때 ‘끝없는 도전·개척정신’과 연결했어요.


‘반전의 여왕’ 민지영(27, 이화여대 소비자학 졸 / SK텔레콤 수도권마케팅2본부 입사)
대학 시절, 맥주회사 영업인턴을 하면서 주류영업에 대해 바닥부터 배웠어요. 처음엔 다들 여자라서 잘 버틸 수 있겠냐고 의심했지만 그럴 때마다 ‘한번 해보자’는 근성이 더 생기더라고요. 덕분에 이 회사에서 마케팅 인턴 제의까지 받았던 성공담을 어필했죠.


‘악바리 공주’ 박보경(23, 인하대 언론정보학 졸 / SK브로드밴드 기업사업부 입사)
지난해 SK그룹 ‘바이킹 챌린지 PT 광고 공모전에서의 악바리 정신을 어필했습니다. 회사 신제품을 홍보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도 제안했죠. 이때 경험을 과정 중심으로 표현했고 정확한 지원 동기를 바탕으로 회사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한 덕에 합격한 것 같습니다.


‘춤추는 엔지니어’ 김수진(27, 단국대 화학공학 졸 / SK건설 화공엔지니어링 1팀 입사)
춤을 좋아했던 저는 대학 3학년 때 댄스강사를 하기 위해 단지 100만 원만 들고 태국으로 떠나 6개월 만에 현지의 유명 강사가 됐어요. 이런 도전정신과 글로벌 마인드를 어필했죠. 또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았는데 4.1점(4.5점 만점)이라는 높은 학점을 바탕으로 준비된 인재임을 강조했습니다.
[COVER STORY] 스펙초월·열린채용 SK 입사하려면
글 이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