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 직무 가이드① - CSR

‘김장봉사하는 임원들’, ‘불우이웃을 위한 봉사’. 대한민국의 기업들이 ‘착한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활동에 힘을 쏟는 기업의 흐름에 따라 취업준비생도 CSR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손에 잡히지 않는 ‘가치’를 다루는 일이다 보니 다른 직무에 비해 개념이 명쾌하지 않다는 말도 들린다. ‘착한 업무’를 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CSR의 모든 것을 담았다.


CSR, 제대로 알고 가자!
“슈즈 브랜드 탐스(TOMS)의 창시자 블레이크 마이코스키는 아르헨티나를 여행하다 아이들이 맨발로 걸어 다니는 모습을 목격한다.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그는 아르헨티나의 민속화 ‘알파르가타’에 영감을 얻어 고무바닥과 가죽 안창으로 만들어진 신발을 만들기에 이른다. 그리고 신발이 한 켤레 팔릴 때마다 한 켤레를 맨발의 아이들에게 기부했다.”

CSR을 가장 잘 말해주고 있는 탐스슈즈의 이야기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뜻하는 CSR은 기업의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 빠질 수 없는 개념이다. 산업이 고도로 발달한 현재, 사람들은 기업의 성장보다는 이윤을 얻은 만큼 ‘사회에 책임을 지고 있는지’를 주목하고 있어서다. 500대 기업의 70%는 CSR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는 상황. 앞으로 CSR의 중요성이 더 두드러질 전망이다.

한국에서 CSR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4년부터다. 초기에는 ‘환경을 보호하는 것’이 CSR의 전부처럼 여겨졌지만, 점차 ‘윤리’, ‘사회공헌’으로 개념이 확장되었고 현재는 인권, 지역사회, 노동 등 모든 분야를 아울러 사회적 책임 활동을 하는 ‘종합 CSR’이 자리 잡았다. 봉사하는 것만이 CSR은 아니라는 말씀이다.



책임을 어떻게 진다는 거야? CSR 전문가가 하는 일
● CSR 중대성 평가
CSR 담당자가 수행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업무다. CSR이 다루는 수많은 분야 중 해당 기업이 가장 중요하게 다뤄야 하는 분야를 선별하는 과정. 기업의 모든 상황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전문성이 요구되는 업무다.

● 부서별·이슈별 개선 과제 도출 및 개선 전략 수립
지난해 5월 전국을 들썩이게 했던 남양유업의 사태처럼 관행적으로 이루어져 왔던 것들 중에서 사회적 책임 형태로 고쳐야 할 것들을 찾아내 부서별로 알려주는 업무다. 각 부서별로 어떻게 개선하면 되는지 추진 체계를 구축하고 관리 프로세스를 만드는 것까지 CSR 담당자가 해야 할 일이다.

● 이해관계자와의 네트워킹 및 업무 프로그램 운영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면 각각의 이해관계자와의 신뢰성을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해관계자의 요구를 파악해야만 CSR 프로그램을 결정하고 진행할 수 있기 때문.

● CSR 보고서 작성·기획
CSR 보고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관련 정보를 볼 수 있는 채널. 국내에서는 2004년부터 꾸준히 CSR 보고서가 발간되고 있지만, 체계가 명확하지 않아 믿고 볼 수 있는 보고서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월 ‘상장기업 CSR 보고서 의무 발간’과 관련된 법안을 추진하는 논의가 이어져 보고서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



진입 장벽 높지만 준비하면 충분히 가능! CSR 전문가로 가는 길
● 전문 교육 기관 활용하기
CSR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석사·박사 학위를 받는 것이 도움 된다. 이때, 대학보다는 가르치는 교수가 CSR 전문가인지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중요하다. 또, 환경·사회복지 전공 내 개설된 CSR이 아닌 경영대학 내 개설된 CSR 전공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특정 분야의 경우 한 방향으로 치우칠 수 있어서다. 이미 다른 분야의 석·박사 학위가 있다면 ‘코리아 CSR’과 같은 전문 교육 기관을 활용해 공부하는 방법이 있다.

● 경험 쌓기
직접 갈 수 없다면 돌아가는 방법을 쓰자. 컨설팅 회사나 기관 연구소·평가원에서 경험을 쌓으면 경영 환경을 알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된다. 연구소나 컨설팅 기업에서는 리서치를 위해 신입 사원을 채용하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높지 않은 것도 장점. 해외의 대학생들은 NGO 등의 국제기구에서 경험을 쌓는 경우가 많다. ‘사회적 책임’에 대해 명확히 알고 싶다면 추천하는 방법이다. 환경이나 사회복지, 경영을 전공해 관련 분야에서 일하다 CSR 직무로 전환하는 것도 한 가지 길.



CSR 전문가에게 필요한 8가지 역량
● 책임감과 자신감
자신에 대한 믿음과 책임이 있어야 다른 사람의 책임에 대해 말할 수 있다. 기업에 ‘윤리’를 강조하면서 자신이 윤리적이지 않다면 전문가의 자격 박탈!

● 다양성, 오픈마인드, 실천력
편협한 생각을 정답으로 가지고 있는 사람은 CSR 업무를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같은 이슈도 기업마다, 사회마다 다르게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 장기적 안목
기업 대부분은 ‘지난해 매출 대비 올해 매출’과 같이 단기적인 성과를 바라보는 성향을 보인다. 그러나 재무적 성과와 달리 CSR은 단기적으로 성패를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장기적인 성과를 두고 끌고 나갈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

● 현실 감각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라고만 외친다면 CSR은 의미가 없다. 경영에 현실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맞춰줄 수 있어야 ‘진짜 CSR’이다.

● 설득력·발표력·커뮤니케이션 능력
내면에 가지고 있던 좋은 생각들을 다른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표현해야 한다. 특히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들을 다루기 때문에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 경영학적 지식과 사고방식
얼마 전 일부 대기업에서 CSR을 목적으로 사회복지 전공자들을 대거 채용한 사례가 있었다. 결과는? 인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채 실패를 맛봤다. 사회복지 지식은 뛰어났으나 경영학적 지식과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일을 수행할 수 없었던 탓이다.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잘 알아야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다.

● 사회적 이슈 전반에 대한 관심
일본 원전 사태로 방사능이 문제가 됐던 때 이슈를 발 빠르게 잡아낸 ‘코웨이’는 방사능 물질을 걸러주는 정수기를 출시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처럼 사회적 이슈를 비즈니스와 접목해 사회적 책임 형태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 이해관계자에 대한 관심과 이해
인도에 철강 공장을 짓던 포스코가 계획을 중단한 이유는 ‘지역 주민’과의 갈등. 지역 사회와의 상생 계획이 없이 진행했기에 발생한 문제였다. CSR은 모든 사람과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고객뿐 아니라 협력 회사, 지역 사회까지 모든 이해관계자를 고려해야 한다.


알림 기업 구석구석에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직무가 많다. 취업 정보 수집에 어려움을 겪는 취업준비생들을 위해 <캠퍼스 잡앤조이>가 팔을 걷어붙였다.
‘틈새 직무 가이드’를 통해 잘 알려지지 않은 직무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글 싣는 순서 ①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② 물류혁신 ③ CS기획 ④ 인사기획



mini interview

“CSR 전문 인력이 절실한 시기”

유명훈 코리아 CSR 컨설팅
(Korea CSR Consulting) 대표
좋은 기업·밝은 사회 만드는 ‘착한 일’ CSR 전문가 되려면 ‘경영’을 배워라
유명훈
국내 최초 CSR 전문가. 영국에서 우연한 기회로 CSR을 접하게 되면서 ‘평생을 바쳐도 아깝지 않은 분야’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본격적으로 컨설팅 활동을 시작했다.


국내 CSR 전문 컨설팅 현황은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종합CSR컨설팅 기업은 2~3곳에 불과하다. 대부분 사회공헌, 환경, 윤리 등 전문 분야로 나눠서 하고 있다. 전문 컨설턴트도 매우 적은 상황이다.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컨설턴트는 100여 명인데, 그중에서 전문 학위를 가지고 있거나 교육을 받은 사람은 10명 내외다.


CSR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은
4년 전부터 한성대학교에서 과목을 개설해 강의를 진행해왔다. 수업할 때마다 학생들의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대학생뿐 아니라 중·고등학교 학생들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강의가 끝나면 학부모나 학생들에게 연락을 받곤 한다. 그래서 체계적으로 교육해줄 수 있는 아카데미를 만들어 운영 중이다.


기업이 CSR을 해야 하는 이유는
기업은 투자를 받아야 운영이 된다. 투자를 받지 못하면 재무 안정성이 낮아지고, 운영 자체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투자의 형태가 ‘사회책임투자’로 바뀌고 있기 때문에 기업의 운영을 위해서는 CSR이 필수다. 반드시 ‘사회책임투자’ 형태로 해야 한다는 국민연금법도 개정될 예정이다. 모든 흐름이 CSR 중심으로 변화되고 있다.


CSR 분야 전망은
기업에서 CSR의 중요성을 강화한다는 것은 담당 부서나 담당자를 채용하겠다는 말이다. 이런 흐름에 비추어 봤을 때, 앞으로 10년 내 1000대 기업은 CSR 담당자를 1명 이상 채용할 것이다. 그렇다면 CSR 전문가 필요 인력은 1만여 명이다. 취업 시장의 측면에서 봤을 때 전망이 밝은 분야다.


글 김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