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코리아

이 정도면 조건반사다. ‘일하고 싶은 기업’이라는 말에 마치 정해진 단어처럼 늘 따라붙는 그 이름, 바로 ‘구글(Google)’이다. 구글은 <캠퍼스 잡앤조이>의 ‘입사하고 싶은 외국계 기업’ 조사에서 3년 연속(2012, 2013, 2014)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의 ‘가장 일하기 좋은 직장 100’에서 2년 연속(2012, 2013) 1위, 미국 IT 전문 잡지 <패스트 컴퍼니>의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50’에서도 1위(2014)를 차지했다. 구글이 대체 어떤 곳이길래? 백문이 불여일견! 대학생 기자들과 이 ‘신의 직장’을 직접 찾아가봤다.
[기업탐방] 다양성이란 토양에서 자라나는 ‘구글리’한 인재들
시대가 요구하다. 구글이 응답하다.
세계 최대 검색 엔진인 구글은 2000년 9월 처음으로 한국어 검색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후 2004년 한국법인 설립, 2006년 10월 R&D 센터 설립 발표, 2007년 4월 경영진 선임 등으로 국내 검색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혁신적인 페이지 랭크(Page Rank) 기술과 수백 가지 정교한 알고리듬에 바탕을 둔 구글의 검색 서비스는 정확성과 실용성으로 국내 이용자들에게 인지도를 넓혀가고 있으며, 컴퓨터와 모바일에서 모두 활용할 수 있는 키워드 광고 서비스인 구글 애드워즈(AdWords)와 구글 애드센스(AdSense), 모바일 서비스인 구글 애드몹(AdMob) 등은 광고주들에게 최적화된 타깃팅 광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탐방] 다양성이란 토양에서 자라나는 ‘구글리’한 인재들
특히 2010년부터는 모바일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컴퓨터와 모바일의 서로 다른 특성을 결합해 사람과 비슷한 청각(마이크), 시각(카메라), 촉각(터치스크린) 등 오감을 지니고 있는 구글 모바일 서비스로 급변하는 모바일 시장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구글은 이처럼 시대를 따라가지 않고 시대가 요구하는 것을 그 누구보다 먼저 알아채,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최적의 일터이자 놀이터
놀이공원에 들어가기 전, 자유이용권을 끊을 때의 심정이 이와 같을까. 구글코리아(이하 구글)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티켓(방문증)을 발권 받아야 한다. 사전에 취재 협의가 완료된 기자라도 예외는 없다. 방문 목적과 담당자, 그리고 방문자 이름을 입력하면 기계에서 자동으로 스티커 방문증이 나온다. 그렇게 구글에 첫발을 내딛자 곧 박선경 홍보팀 수석부장이 탐방단을 맞이했다. “구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사실 환영받는다는 느낌은 안내데스크에서부터 들었다. 방문자가 편안하게 대기할 수 있도록 마련된 대기 공간과 알록달록한 색상의 푹신한 소파들은 구글에 온 것이 특별하다는 첫인상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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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단이 처음 방문한 곳은 ‘게임룸’이라 불리는 직원 휴게 공간. 이곳에는 암벽등반, 드럼, 자전거, 안마의자, 탁구대, 게임기 등 그야말로 ‘휴식’을 위한 모든 것들이 배치돼 있다. ‘유쾌한 놀이방’이라 해도 무방할 듯하다. 휴식은 업무를 더 잘 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지만, 문득 ‘업무 시간의 20%를 딴 짓에 써도 좋다’는 구글의 ‘20% 프로젝트’가 떠올랐다. 기념일에 맞춰 변하는 구글 로고인 ‘두들’도 이런 여가 시간을 중요시하는 구글의 문화에서 비롯되지 않았던가.

휴식에는 수면이 빠질 수 없다. 구글의 수면실은 산소방이다. 짧은 시간이나마 최적의 수면을 이룰 수 있도록 산소가 배출되는 공간에 침대를 놓은 것이다. 수면실에 적힌 문구 ‘It’s time to recharge’는 구글이 직원들을 어디까지 배려하는지를 가늠할 수 있게 한다. 회사에서는 일만 해도 모자란데, 적극적으로 쉬라는 회사가 있다고? ‘구글’이 바로 그런 곳이다. 잠을 이루기 위해서만 수면실을 찾진 않을 것 같다. 책장에 비치된 책들 중엔 ‘슬램덩크’, ‘열혈강호’ 시리즈도 있다. 또 벽면을 물들인 아름다운 한글 서체 디자인도 왠지 모르게 미소를 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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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속살을 정신없이 들여다보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다가왔다. 구글의 카페테리아는 진짜 ‘카페테리아’다. 이름만 그렇고 구내식당 수준에 머무르는 여느 기업의 그것과는 달리 다양하고 신선한 각종 음식들을 본인이 원하는 만큼, 얼마든지 먹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두 군데로 운영하고 있는 구글의 카페테리아에서는 식사 때만이 아니라 업무 시간 중에도 언제든 간식을 먹을 수 있다. 음식의 종류와 질은 웬만한 패밀리레스토랑과 비교해도 모자람이 없고 먹부림(?)을 하는 데도 전혀 지장이 없다. 놀라운 것은 이 모든 먹거리가 무료라는 것. 테헤란로를 내려다보며 후식으로 즐기는 각양각색의 음료들과 바나나, 토마토, 레몬 등의 과일은 ‘구글러’들에게 주어지는 달콤한 덤이다.
[기업탐방] 다양성이란 토양에서 자라나는 ‘구글리’한 인재들
플렉시블(Flexible)! 오픈마인디드(Open-minded)!
구글의 지식창고인 사내 도서관에 들어섰다. 다양한 분야의 서적들을 편하게 찾아볼 수 있게 구성된 도서관 자체도 놀랍고 부럽지만, 그보다 더 인상적인 것은 도서관 한 구석에 편안하게 누워 있는 한 외국인 직원이다. 박선경 부장은 “업무 스타일이 제각기 다른 직원들의 개성을 존중해주고 업무 중이라도 자발적인 휴식을 권장하는 구글의 전형적인 모습 중 하나”라며 멋쩍어 하는 기자를 안심시켰다. 관행, 정해진 규칙 등에 얽매이기보다는 유연한 자세로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하는 ‘구글리’함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기업탐방] 다양성이란 토양에서 자라나는 ‘구글리’한 인재들
구글의 사무실은 적극적으로 ‘열려 있는’ 분위기다. 구글 특유의 수평적인 관계에서 오는 열린 협업 정신이 사무실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는 느낌을 준다. 회의실 이름은 ‘남산’, ‘남대문’, ‘광화문’, ‘종로’, ‘인사동’ 등 한국의 주요 명소 이름을 본떠 쓰고 있다. 국경을 넘나드는 세계적 기업이면서도 현지의 문화를 그대로 존중하며 근무자들을 배려하고 있는 것이다. ‘김밥’, ‘냉면’, ‘떡볶이’ 등의 이름을 가진 프린터들은 구글이 추구하는 즐거운 기업문화가 어떤 것인지를 체감할 수 있게 하는 것들이다.
[기업탐방] 다양성이란 토양에서 자라나는 ‘구글리’한 인재들
사무실과 회의실, 식당 등에서 본 구글 직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편한 복장을 하고 있다. 이는 구글의 모토 중 하나인 “You can be serious without a suit”를 있는 그대로 나타내준다.

일하기 좋은 기업, 일하고 싶은 기업 1위의 비결은 특별한 것이 아니었다. 직원(사람)이 편안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 그래서 사람이 1등이 되게 하는 것, 이것이 ‘1등 구글’의 비결이었다.



인터뷰 정혜정 구글코리아 인사부 리쿠르터

“열린 사고 갖춘 ‘구글리어스’한 인재 환영”

Q. 구글이 원하는 인재상은?
구글의 채용 기준은 크게 네 가지다. 첫째, RRK(Role Relative Knowledge, 직무적합성). 해당 직무 경력을 많이 쌓으라는 얘기가 아니라 내가 어떤 직무에 어울리는지를 충분히 경험하고 알아보라는 뜻이다. 둘째, GLA(General Cognitive Ability, 논리적 사고). 셋째는 리더십이다. 위에서 통솔하는 리더십이 아니라 아래로부터의 다양한 의견을 어떻게 조율하는지를 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얼마나 ‘구글리어스’한지를 평가한다. 앞의 세 가지 조건들이 갖춰졌더라도 적극적이고 열린 사고로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은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


Q. 채용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비즈니스 니즈(needs)가 있을 때 채용한다. www.google.com/jobs 에 전 세계 구글 채용 정보가 나와 있다. ‘원(One) 구글’이라는 기조 아래 전 세계 모든 구글에 동시에 지원할 수 있다. IT업계는 굉장히 빠르게 변해간다. 시장의 수요는 급속도로 변동하는데 정기적으로 공채를 실시하긴 사실상 어렵다. 지원하면 지원 확인 이메일을 받게 되는데, 자신이 지원한 채용 공고가 사라지면 해당 인원이 충원되었다는 의미로 이해하면 된다.


Q. 선호하는 전공이나 대외활동, 자격증 등이 있나
구글 채용은 그야말로 스펙 초월이다. 고졸 사원, 전문대졸 사원도 있다. 특정한 직군을 제외한다면 특별히 우대하는 전공이나 자격증 등은 없다. 지원한 직군과 관련한 활동을 얼마나 열심히 해왔는지, 해당 직군에 어울리는 적성을 지녔는지를 중요하게 본다. 또한 기본적으로 사람을 위한 배려심이 있는지 판단한다. 이는 평판 확인 과정을 거쳐 꼼꼼히 평가하기도 한다.


Q. 구글 면접은 힘들다는 얘기가 많은데
인터뷰를 최대 다섯 번까지 실시한다. 단, 여러 날에 걸쳐 하는 게 아니고 전화 인터뷰 후 한 번 구글에 와서 여러 명을 만나게 되는 형식이다. 개인적으로는 입사 전 인터뷰를 8번 했다. 인터뷰 과정을 거치며 느꼈던 것은, 내가 들어갈 직장의 분위기를 사전에 충분히 느낄 수 있어서 좋다는 점이다.


Q. 구글의 여성 및 다양성 존중 문화는 무엇인가
구글은 성 소수자, 워킹맘, 장애인, 인종 등 모든 다양성을 존중한다. 실제로 성소수자 문화행사인 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하고, 여성엔지니어를 위한 행사 및 장학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고 있다. 구글은 ‘다양성 존중’을 단순히 브랜드 이미지 제고 차원으로 접근하는 게 아니라 비즈니스로 이해한다. 다양성과 포용성 있는 문화 속에서 더 참신하고 긍정적인 결과가 나온다.


Q. 구글에 입사하고 싶은 이들에게 전하고픈 메시지
내가 얼마나 이 회사에 들어오기 위해 일관된 노력을 했는지가 담긴 이력서를 보면 기분이 좋다. 막연하게 구글에 들어오고 싶어 일방적인 구애를 하는 사람들은 다 눈에 보인다. 구글의 철학과 내 가치관이 잘 맞는지,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구글에 있는지를 냉철히 생각해봐야 한다.



대학생 기자 후기
[기업탐방] 다양성이란 토양에서 자라나는 ‘구글리’한 인재들
박고은(중앙대 사회 3)
구글이 정말 자유로운 분위기와 내 집 같은 편안함을 가진 회사인지, 또 그것이 업무 효율을 높이는 데 어떤 방식으로 기여하는지 알고 싶었다. 탐방을 해보니, 구글의 분위기가 사원들을 단지 ‘쉬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수면실, 도서관, 회의실 등 많은 공간이 ‘회사가 나를 1순위로 배려해주는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것들이었다. 이 때문에 아무리 도전적이고 어려운 과제가 주어져도 직원들은 회사에 헌신할 수 있는 원동력을 갖게 되는 것 같다.


박다미(충북대 사회 4)
평소 구글 검색엔진을 자주 사용하는 편이라 구글이란 기업 자체에 대한 궁금증도 컸다. 아기자기하면서 독특한 인테리어에 눈을 뗄 수가 없었고, 어딜 가든 모든 것이 지루할 틈 없이 새롭고 신선했다. 외국계 기업이지만 한국의 색을 느낄 수 있는 사무실 인테리어나 로고도 소소한 감동을 주었다. 무엇보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자신의 일을 스스로 찾아서 하는 직장’이라는 것이다. 철저한 상하관계가 존재하는 다른 회사와 달리 사원들 모두가 구글을 함께 이끌어가는 동반자라는 느낌이었다. 직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고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끼는 회사, 진정한 꿈의 직장은 구글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장진욱(국민대 전자공학 3)
예전부터 바라던 꿈의 직장, 구글코리아! 역시 구글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가장 창의적이고 탁월한 아이디어가 나오는 곳이었다. 복장에서부터 느껴지는 자유로움은 직원들의 역량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것으로 보였고, 사무 공간 곳곳에서 느껴지는 독특함과 기발함은 구글이 왜 1등 기업인지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게 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직원들을 위한 배려가 여기저기에 배어 있다는 점이다. 직장 업무가 힘들어도 버틸 수 있게 하는 힘은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글 박상훈 기자 | 사진 서범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