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아이들, 더 위험한 교사
위험한 아이들, 더 위험한 교사
위험한 아이들, 더 위험한 교사
감독
토니 케이
출연
애드리안 브로디, 마샤 게이 하든, 크리스티나 헨드릭스, 루시 리우, 제임스 칸

기간제 교사 헨리(애드리안 브로디)는 과거 어머니의 죽음에 얽힌 기억 때문에 타인과 친밀한 관계를 맺지 못한 채 여러 학교를 떠돈다. 그가 이번에 새로 부임한 학교는 유난히 문제아들만 모여 있고, 교사와 학생 모두가 서로를 포기한 곳이다. 하지만 열정적으로 문학을 가르치는 헨리의 모습에 학생들은 조금씩 호감을 보이고, 헨리 역시 왕따 메레디스와 학교를 뛰쳐나가 밤거리를 기웃거리는 소녀 에리카(사미 게일)에게 마음을 연다. 그러나 헨리의 개인사와 학교 내부의 상황은 점점 그를 옥죄어 들어온다.

미국 고등학교의 엉망진창 교실 풍경은 그리 낯설지 않다. 1967년 ‘언제나 마음은 태양’부터 1995년 ‘위험한 아이들’에 이르기까지 어른들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통제 불가인 10대 아이들이 교실을 발칵 뒤집어 놓지만, 그 아이들에게 진심으로 귀 기울이는 유일한 스승이 조금씩 변화와 희망을 가져온다는 이야기. 하지만 ‘디태치먼트’는 학생들만큼이나 혼란과 좌절에 빠져 있는, 절망만을 거듭하는 선생을 주인공으로 삼음으로써 그 익숙한 틀에서 불안하게 비껴난다.

사실 헨리를 중요한 순간으로 이끄는 두 10대 소녀 메레디스와 에리카의 경우는 지나치게 클리셰로 이뤄져 있어 큰 인상을 남기지 못한다. 오히려 헨리를 둘러싼 동료 교사들의 묘사가 숨 막힐 만큼 통렬하다. 상담 교사 닥터 파커(루시 리우)는 건방진 학생 앞에서 울음을 터뜨리며 “매일 너 같은 애들을 보는 게 지긋지긋해, 아무런 야심도 없고 아무런 생각도 없는 애들! 넌 밴드에 들어가지도 못할 거야, 넌 아무것도 아니니까!”라고 소리를 지른다. 시볼트 선생(제임스 칸)은 약을 한 움큼씩 집어삼키며 스트레스를 견뎌낸다. “우리 일의 가장 안 좋은 점은 아무도 고맙다고 인사를 하지 않는 거지”라고 말한다.

학생들은 빨리 학교를 떠날 궁리만 하고, 부모들은 학교 행사에 얼굴도 비추지 않는다. 선생은 교실에 혼자 앉아 있다. 아무도 그들에게 도움을 구하지도, 그들의 노력을 인정하지도 않는다. 더 끔찍한 사실은, 그 상태로 학교를 졸업한 아이들이 여전히 그토록 미성숙한 채로 사회로 쏟아져 나온다는 점이다. 여전히 어린 시절의 분노와 좌절감을 간직한 채, 그렇게 사회는 점점 악화되어 간다. ‘디태치먼트’의 음울한 예언이, 한국에서도 아주 낯설지 않은 이유다.


이달의 추천 영화

라스트 베가스
위험한 아이들, 더 위험한 교사
감독 존 터틀타웁 출연 마이클 더글라스, 로버트 드 니로, 모건 프리먼, 케빈 클라인

빌리(마이클 더글라스)가 32세 연하 애인과의 결혼을 전격 발표하자, 58년간 끈끈한 우정을 자랑하는 친구 패디(로버트 드 니로), 아치(모건 프리먼), 그리고 샘(케빈 클라인)이 성대한 축하 파티를 준비한다. 라스베가스에 모인 네 명은 카지노, 미녀들의 풀장 콘테스트, 댄스 클럽, 최고급 펜트하우스 총각파티 등을 차례로 즐긴다. 실제 70살 전후의 명배우들이 능청스런 현실 연기를 선보인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위험한 아이들, 더 위험한 교사
감독 디토 몬티엘 출연 드웨인 존슨, 리암 헴스워스, 엠마 로버츠, 마이클 안가라노

1982년 뉴욕 퀸즈의 현금수송차량회사에서 3000만 달러가 사라졌다. 당시 기준으로 사상 최대의 현금 절도 사건이 벌어지자 북미 전체가 이 사건에 주목하기 시작한다. 범인은 바로 현금수송차량회사의 경호원 크리스(리암 헴스워스)였다. 친구 에디(마이클 안가라노)와 함께 회사의 돈을 털어 유유히 떠나려 했던 크리스는 베테랑 NYPD 제임스(드웨인 존슨)에게 덜미를 잡힌다.



피부색깔 = 꿀색
위험한 아이들, 더 위험한 교사
감독 융, 로랑 브왈로 출연 융, 막심 안시오

한국인 소년 융은 1960년대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벨기에로 입양되어 서양인 양부모 밑에서 성장한다. 같이 사는 엄마에게 ‘썩은 토마토’로 불렸던 반항아 융은 부모의 관심을 잃고 자신의 존재가 잊힐까 봐 두려워한다. 벨기에에서 만화작가로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세상 어디에도 정 붙이지 못한 그는 자신의 가슴 저린 성장기를 애니메이션 ‘피부색깔 = 꿀색’으로 재현한다. 제33회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관객상과 유니세프상 수상작.


글 김용언 영화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