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런닝맨’, ‘1박 2일’, ‘아빠 어디가’, ‘꽃보다 할배’….
채널의 절반을 예능 프로그램이 차지했다. 바야흐로 예능 프로그램 전성시대!
프로그램이 호황을 누리는 만큼 프로그램을 만드는 예능 작가도 인기 가도를 달리고 있다.
‘스타 작가’들은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전생에 천벌을 받은 자가 이번 생에서 작가를 한다”는 말이 있는 것을 보니 예능 작가, 만만치 않은 것 같다.
[연예계 취업 완벽 가이드] 아이템 발굴 능력·글 솜씨 필수, 예능 작가
[연예계 취업 완벽 가이드] 아이템 발굴 능력·글 솜씨 필수, 예능 작가
[연예계 취업 완벽 가이드] 아이템 발굴 능력·글 솜씨 필수, 예능 작가
국내에서 방영되는 예능 프로그램은 총 250여 개. 하나의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데 적게는 4명, 많게는 12명의 예능 작가들이 머리를 맞댄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전체 예능 작가만 500여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노철균 MBC아카데미 미디어 교육부장은 “구성 작가 중 예능 작가의 비율은 50%에 이른다”며 “프로그램 특성상 많은 작가가 필요한 것은 물론, 시청률이 높은 분야이기 때문에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예능 작가가 인기 직무로 떠오른 이유는 새로운 예능으로 자리 잡은 리얼 버라이어티와 일반인 출연 프로그램 등의 포맷이 작가의 손을 많이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작가의 역할이 커지면서 자연히 인력이 많이 필요해진 것. 예능 작가의 영역이 확대된 것도 한 가지 이유다. 지난해 열풍을 일으켰던 ‘응답하라 1994’는 예능 PD와 예능 작가로 이루어진 군단이 이뤄낸 눈부신 성과. JTBC의 ‘썰전’, tvN의 ‘꿀까당’ 등 교양이 예능과 합쳐지는 등의 변화도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핵심 업무는 기획… 메인 작가까지 평균 7년
‘글을 쓰는 직업’이 작가라고 흔히 생각하지만, 방송을 만드는 작가는 조금 다르다. 특히 예능 작가는 글을 쓰는 것보다는 아이템을 발굴하고 기획하는 것이 핵심 업무다. 하나의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하는 것도 프로그램에서 다룰 새로운 아이템을 찾는 일. 이렇게 찾은 아이템으로 기획안을 작성해 PD와 회의를 진행하고, 기획회의를 통해 아이템이 결정되면 구성안을 만드는 작업을 한다. 최종 결정 되면 카메라팀과 함께 촬영할 때 필요한 것에 대한 ‘촬영 구성안’을 만든다. 촬영 진행 후에는 촬영 내용을 적은 ‘프리뷰 노트’를 만들고, 방송이 나가기 직전에 홍보 기사를 쓰는 것까지 마치면 작가의 업무는 마무리된다.

이러한 제작 과정은 3~4주를 주기로 이루어진다. 이렇다 보니 개인의 시간을 갖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작가 생활 내내 이런 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다. 신입 작가라 할 수 있는 ‘막내 작가’일 때가 가장 바쁜 시기. 막내 작가로 경험을 쌓아 서브 작가, 메인 작가가 되면 일이 한결 나아진다. 막내 작가에서 메인 작가가 되기까지는 평균 7~10년 정도의 기간이 걸린다.


관공서·기업 등 의외로 다양한 취업처
작가는 학력, 나이, 지역, 성별에 상관없이 도전할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관심만 있다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그러나 각 방송사에서 지난 2006년 이후 공개 채용을 진행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작가로서 활동하기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방송사에서는 필요할 때마다 인력을 구하는데, 이 때에도 채용 공고를 잘 공개하지 않고 업계 내 추천을 받아 채용하는 경우가 많다. 공개 채용으로 작가를 뽑는 곳은 현재 CJ E&M이 유일하다.

그러나 방송사 이외에도 예능 작가로서 활동할 기회는 많다. 구성 작가를 채용하는 곳만 해도 492개 업체. 대기업 사내방송이나 공사, 도청, 국정원에서도 특채로 작가를 채용하고 있다. 노철균 부장은 “예능 분야는 음악, 버라이어티, 토크, 퀴즈, 시트콤 등 세분화되기 때문에 각 분야에 맞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자신이 관심 있거나 흥미를 느끼는 특정 분야에 대한 경쟁력을 갖추면 작가로서 브랜드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글 김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