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 대학생 연합 맛집 동아리 ‘혀’

살면서 느끼는 즐거움 중 제일은 ‘먹는 즐거움’이리라.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한다면, 게다가 맛있는 음식이라면 더욱더. 이름도 자극적인 맛집 동아리 ‘혀’는 이런 즐거움에 중독된 대학생들이 모인 연합 동아리다. 맛집 동아리라고 하니 ‘모여서 밥 먹고 술 마시고 노는 동아리’라고 생각하겠지만, 혀에 대해 알고 나면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오히려 어디서도 맛보지 못한 즐거움에 당장 뛰어들고 싶을지도 모른다.

맛집 동아리 ‘혀’의 회장 조성래(27) 씨와 부회장 정유정(23) 씨, 홍보팀장 구성우(26) 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전국구 동아리 열전] 맛 찾아 세상 누비는 혀들의 모임
공감하고 소통하기 위해 찾은 ‘맛’
‘혀’의 역사는 2010년 7월에 시작됐어요. 이것저것 해보고 싶었던 초대 회장 이중원(27) 씨의 열정으로 탄생한 연합 동아리죠. 취업동아리나 스터디동아리가 아닌 맛집 동아리를 선택한 이유는 다함께 즐길 수 있는 ‘무언가’를 고민한 결과라고해요. 부담도 없고요. TV에서 숱하게 나온 맛집이 아닌 우리 스스로 맛집을 발굴해내고 싶은 목적도 있었어요. 대학생들이 가면 좋을 만한, 그런 맛집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거예요. 활동 초반에는 평가표를 들고 다니기도 했지만, 전문가가 아닌 입장에서 맛을 평가하고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이 부담되고, 해당 가게에 예의도 아닌 것 같아 그만뒀어요. 덕분에 만남이나 활동을 더 즐길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혀의 활동은 기수를 중심으로 이뤄져요. 기장, 부기장을 주축으로 총무, 기획팀, 홍보팀, 대외협력팀, 디자인팀 등 한 기수당 20여 명이 6개월간 활동하는 것이 원칙이죠. 해당 기수는 2주에 한 번씩 정기회의를 열고 기존의 정기적인 활동을 포함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고민해요. ‘맛’과 관련해서 함께할 수 있는 즐거운 일이라면 뭐든지 말이죠.
[전국구 동아리 열전] 맛 찾아 세상 누비는 혀들의 모임
대학생들을 위한 맞춤 맛집 정보 제공
맛집 동아리 ‘혀’가 정기적으로 하는 활동 중 핵심 활동은 ‘소모임’이에요. 소모임 활동은 동아리 원뿐 아니라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서 더 좋은 활동이에요. 소모임 활동의 목적은 ‘혀’가 가지고 있는 맛집 정보를 활용해 함께하는 것이죠. 한 달에 3~4번 활동 기수가 때마다 주제를 정해 소모임을 진행하고 있어요. 지난번 AI로 시끌벅적 했을 때는 함께 치킨 먹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고, 설날 기념, 개강 하루 전 등 재밌는 주제를 정하고 만나요. 매년 1~2회 개최하고 있는 ‘100인의 맛집 탐방’도 ‘혀’의 대표 활동이에요. 총 100명의 인원이 팀을 나눠 한 장소에 있는 맛집을 탐방하고 비교하는 거죠. 이런 행사를 하는 이유는 단순히 먹는 것이 아닌 재밌고 맛있게 먹는 방법을 공유하기 위해서예요.
[전국구 동아리 열전] 맛 찾아 세상 누비는 혀들의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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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만 먹고 헤어지면 앙~대요!
함께 먹고 즐기는 활동을 통해 서로 마음이 통하면 각종 공모전에도 참여하고, 기업들과 연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기도 해요. 2012년에는 동아리를 위한 공모전이었던 ‘탐앤탐스 커피’의 ‘우리 동아리를 소개합니다’ 공모전에서 1등을 수상해 1년여 동안 약 1000만 원 상당의 문화 생활비를 지원받기도 했고, 지난해 10월에는 시장 경영 진흥원에서 주최한 재래시장 공모전에서 3등에 입상했었죠. 외식업계 CEO와 함께하는 토크 콘서트 강연 등을 주최해 대학생에게 도움이 되는 활동을 진행했어요. 이 외에도 기수마다 일일 호프, 영상제 등을 개최하고 매월 웹진도 발행하고 있어요.


‘맛’을 몰라도 OK! 혀가 되려면?
6개월 단위의 기수 활동을 기반으로 하는 ‘혀’는 매년 2월과 8월, 두 번에 걸쳐 기수를 모집해요. 갈수록 그 경쟁률이 높아지고 있죠. 지난 2월에는 8번째 동아리 원 24명의 선발을 마쳤어요. 8기 경쟁률이 100대 1이었나…. 기수 활동이 끝난다고 해도 동아리를 그만둬야 하는 것은 아니에요. 기간이 끝나도 계속 활동하는 회원들이 많죠. 쫓아내지 않아요! 혀가 활동하는 가장 큰 이유는 맛있는 음식을 통한 ‘공감과 소통’이에요. 공감과 소통을 통해 서로 친구가 되어가는 것이죠. 대단한 미식가들이 모인 동아리가 아니라는 거예요. 사람들과 어울려 함께 무엇이든 하고 싶다면, 그 즐거움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혀’의 가족이 될 수 있어요.



‘혀’가 되고 싶으세‘혀’?
‘혀’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필수! 서류전형과 면접전형을 통해 최종 기수를 선발한다. 기업이나 아르바이트도 아닌데 선발 과정이 까다롭다고? 동아리 회원들에게는 직장만큼이나 소중한 곳이니, 아무나 선발할 수 없다. 어렵고 소중하게 맺은 인연이기에 더 애틋하다고. 기수별로 평균 20명 내외를 선발한다. 서울·경인 연합동아리지만, 지역에 상관없이 지원할 수 있다. 단, 오프라인 활동이 가능해야 한다. 혀의 온라인 카페(cafe.naver.com/matziptongue)에서 웹진을 보면 어떤 내용을 지원서에 넣어야 할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글 김은진 기자│사진 김기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