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 영업 한번 해볼 텐가?” 나를 떨게 하는 한마디? 설레게 하는 한마디!
‘영맨! 자리에서 일어나라 영맨! 힘찬 날개 달고 가자 영맨!’이 노래 가사를 기억하시는지.
‘빌리지 피플’의 ‘Y.M.C.A’를 가수 ‘이박사’가 한국어로 번안해 부른 노래의 일부분이다.
이 노래에서의 ‘영맨’은 물론 ‘young man’이다.
그런데 직업으로서의 ‘영맨’도 있다. 영업직에서 일하는 사람, 세일즈맨을 세칭 ‘영맨’이라 부르기도 한다. 영업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영업! 우리 한번 제대로 알아보자. ■ 영업? 중요하지! 그런데…
제약회사에 다니는 L씨는 결혼식을 며칠 앞두고 고민이 많다. 신부, 장인·장모에게 자신이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정확히 얘기하지 않아서다. L씨는 영업사원이다. 회사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일 해왔고 능력을 인정받아, 입사 동기나 다른 회사에 다니는 자신의 친구들보다 연봉도 많이 받고 있다. 그런데도 ‘영업사원’이라는 네 글자를 떳떳하게 말하지 못해 가슴앓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영업직을 가리켜 ‘기업의 꽃’이라고 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매출 신장의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중요한 곳이 바로 영업부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정작 이 ‘꽃’ 부서에 배치 받는 것을 선뜻 달가워하지 않거나 L씨처럼 영업사원이라고 불리는 것 자체를 내켜 하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영업이 대체 뭐길래!
■ 영업(Sales)은 이런 것
‘남극에서 냉장고를 팔 수 있고, 사막에서도 난로를 파는 것’이라는 말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목표를 달성하고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판매 활동을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영업이다. 영업은 마케팅과 어떻게 다를까. 마케팅은 소비자의 욕구를 파악해서 거기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는 기획의 성격이 강하고, 영업은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제품을 거래선을 통해 고객에게 전달하는 실행의 성격을 띤다. 그래서 혹자는 기획이 잘 된 제품을 시장에 내놓기만 하면 소비자가 알아서 그 제품을 선택할 거라는 얘기를 하며 영업 무용론을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그것을 팔지 못한다면 그 기업은 지속될 수 없다.
■ 영업의 종류
세상에 팔 수 있는 제품의 수가 무궁무진한 만큼 영업의 종류도 많다. 이를 간단히 몇 가지로 구분해본다면 △일반영업 △해외영업 △서비스영업 △기술영업 △광고영업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일반영업은 가전제품, 약품, 자동차 등의 완성품을 불특정 다수에게 판매하는 것이고, 해외영업은 해외시장에서 유·무형의 제품을 판매하거나 구매해 오는 일이다. 서비스영업은 인터넷상의 서비스, 예를 들어 배너·팝업, 검색 서비스 등을 판매하는 활동을 말한다. 기술영업은 솔루션, 기자재, 각종 소프트웨어 시스템 등을 B2B 형태로 기업이나 기관에 판매하는 일이다. 마지막으로 광고영업은 방송·신문·잡지 등에 송출되거나 게재되는 온·오프라인 광고를 수주·판매하는 활동이다.
■ 영업직 채용
장기화된 경기 불황에 기업들은 실적 좋은 영업사원에게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주며 실적 개선에 몸부림치고 있다. 기업 사정이 좋지 않을 때 관리직·사무직 사원이 가장 먼저 감원 대상이 되는 것과 달리 실적 좋은 영업사원은 오히려 대우를 받는다. 불황 타개책으로서 공격적인 영업 전략을 세우는 기업들이 많아짐에 따라 영업직 채용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3년간 영업직 채용 비중(잡코리아 자료)은 △2011년(35.3%) △2012년(38.8%) △2013년(40.0%)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영업직 분야별 채용 비중은 2013년 1분기 기준 △영업관리·지원(29.9%) △아웃바운드·TM(22.5%) △제품·서비스(17.6%) △금융·보험(14.3%) 등이었다.
■ 영업의 비전
영업 경쟁력을 가지면 인생에 있어 먹고 사는 일에 자신감이 생긴다. 현장형 인재로 거듭난 영업맨은 웬만해선 포기를 모르는 강한 전투력을 가지고 있고 많은 사람들을 겪으며 생긴 순간 대처 능력이 월등하기 때문이다. 상대방에게 호감을 주는 이미지, 자연스러운 대화 기술, 의도하는 바를 명확히 전달할 수 있는 표현력,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재빨리 캐치해내는 능력 등은 사회생활에 꼭 필요한 능력이라 할 수 있는데 이 모든 것은 바로 세일즈의 기본이다.
순환보직을 실시하는 회사들이 꽤 있다. 비영업 부서에서 영업부서로 발령이 난 직원들은 대개 ‘내가 무슨 죄를 졌지?’, ‘난 영업 체질이 아닌데, 다른 회사를 알아봐야 하나?’ 등과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영업직 경험은 위기가 아니라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기업과 고객이 가장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현장을 경험해보며 자기 일에 대한 이해가 더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또 자기 자신을 위해서 영업은 꼭 경험해볼 필요가 있다. 자신의 능력을 키우고 내·외부적으로 인정받으면서 오래 직장생활을 하고 싶다면, 그리고 나중에 자기 사업도 한 번 일으켜보고 싶다는 포부가 있다면 영업직 경험은 회사에서 주는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 영업을 해보니
신문사에서 15년 넘게 광고영업을 하고 있는 Y씨는 처음엔 사업 부서에서 기획력을 인정받은 신입사원이었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광고영업 부서로 발령을 받았고 잠시 절망했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은 “영업은 물론 육체적·정신적으로 힘이 듭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영업만큼 자신을 제대로 발전시키고 능력을 십분 발휘하며 인정받을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영업하길 정말 잘 한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한국무역협회 무역캠프와 산업통상자원부 글로벌무역 인력양성 GTEP 교수직을 맡고 있는 유창남 교수는 “사람 만나는 일에 도전해야 한다. 한국 사람이든 외국 사람이든 누구든 좋다. 만남에 익숙해지고 좋아해야 한다. 만남의 결과가 좋든 나쁘든 도전의 목적은 과정을 훈련하는 것이다. 이 훈련을 통해 상대가 나의 열정과 끈기를 발견하고 감동할 수 있다. 제대로 된 일의 시작은 그때부터 진행된다. 마지막으로 ‘빨리 빨리’ 정신을 ‘조금 천천히’ 정신으로 바꾸면 된다. 한마디로 고객에게 끈기를 보여주면 값진 결과로 보상이 돌아올 것 같다”며 세일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또 영업직에 상대적으로 여성이 적은 것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여자 해외영업 담당자들을 많이 만났는데 남자보다 일을 더 잘한다. 또 여자가 디테일과 대응력에 더 탁월한 것 같다. 제일 중요한 건 이제는 여자라서 안 된다는 고정관념을 타파할 때라고 본다”며 여성 영업사원의 전망을 밝게 내다봤다.
영업직 정말 그래요?
① 영업을 하는 데 있어 술은 필수인가?
다른 직군에 비해 술자리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영업은 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일이 업무의 대부분이다 보니 그들과 원활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만나야 한다. 그렇게 만나면 같이 식사를 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술자리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접대 문화는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술을 무작정 들이마시거나 강권하는 분위기가 아닌 것이다. 하지만 영업사원이라면 고객 앞에서는 술자리에서조차 흐트러진 자세를 보이면 좋지 않다는 것!
②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월급은?
영업사원의 급여는 보통 두 가지다. 실적과 관계없이 매달 일정한 월급을 받는 연봉제, 그리고 실적만큼 받는 인센티브제다. 인센티브제로 월급을 받는 경우가 대다수이긴 한데 영업 실적이 저조하다고 기본 급여까지 깎이지는 않는다. 다만 기본 급여 자체는 다른 직군 종사자보다 낮은 편이긴 하다.
③ 영업사원은 자존심도 없는 ‘슈퍼 을’인가?
갑이 있으면 을도 있는 법. 영업이란 업무 자체가 내 물건을 남에게 파는 것이다 보니 내 물건을 사주는 사람에게 잘 보여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더군다나 그 거래의 규모가 클수록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영업직이 아니라도 고객에게 반듯하고 예의 바른 자세는 기본일 것이다. ‘내 일에 충실히 임한다’는 생각으로 하는 것뿐, 스스로 ‘슈퍼 을’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한 가지 팁은, ‘을’이라고 해서 영원히 ‘을’이 아니다. 많은 영업사원들이 필드에서 영업력을 인정받아 홍보, 마케팅, 기획 등 다양한 직종으로 스카우트 되고 있다. 내근직으로 회사에 열심히 기여를 하는 것도 훌륭하지만, 그 사무 능력을 외부에서 알아봐줘 더 좋은 기회를 제공받게 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④ 영업은 몇 살까지 할 수 있나?
영업 활동의 전성기는 보통 30대 후반에서 40대에 온다. 영업은 고객이 돈을 쓰게 만드는 것이다. ‘남의 돈 먹기 쉽지 않다’는 말은 특히 영업사원에게 혹독히 적용되는 말이다. 그렇다 보니 영업 현장에서는 나이 어린 사람보다는 연륜이 있는 사람이 고객들에게 신뢰감을 주기에 수월하다. 젊은 영업사원들이 일부러 제 나이보다 더 들어 보이게 하려고 노력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글 박상훈 기자·황초롱 대학생 기자(성신여대 경제 4)
도움말 잡코리아좋은일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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