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률에 대한 압박이 가해지니 교수님도, 학생도 불안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을 더 잘 이해하는 멋진 학문의 목적은 간과된 채, 취업률이 낮은 학과라는 태그가 붙어 학과 통폐합까지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최경희의 토닥토닥 솔루션] 인문학 전공자 파이팅!
인문학 열풍입니다. 강의도 추천 서적도 참 많습니다. 삼성은 인문대 출신을 선발하여 소프트웨어 기술자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국민은행은 이력서에 ‘본인이 읽었던 인문학 도서를 기입하라’고 합니다.

미국에서도 인문학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삼류대라 불리던 시카고대는 학생들에게 100권의 인문도서를 졸업 때까지 다 읽지 않으면 졸업을 시키지 않는다는 학칙을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 하버드, 예일 등과 함께 최고의 명문대 반열에 이름을 올렸고 70여 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학교가 되었습니다. 뉴욕에 있는 세인트 존스대는 1학년부터 4학년까지 읽어야 할 인문학 고전 100권이 정해져 있습니다. 학생들은 책을 읽고 심도 있는 토론 수업을 합니다.

사실 인문 관련 학과의 존재 이유는 인간에 대한 심도 있는 학문을 하는 것입니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에 취업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지요. 그러나 최근 대학을 평가하는 잣대가 취업률이 되고,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해지다 보니 인문학을 둘러싸고 상반된 현상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대학 내에서는 당장 취업에 유리한 전공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니 인문학 관련 학과는 상대적으로 뒤처질 수밖에 없습니다. 취업률에 대한 압박이 가해지니 교수님도, 학생도 불안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을 더 잘 이해하는 멋진 학문의 목적은 간과된 채, 취업률이 낮은 학과라는 태그가 붙어 학과 통폐합까지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반면 학교 밖 취업 전쟁터에서는 몇몇 대기업이 인문학을 주창하면서 때 아닌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실용적이고 기술적인 능력뿐만 아니라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이해 능력이 필요한 순간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기업의 CEO들이 인문학 책을 읽기 시작했고, 기업 문화에도 적용하려고 합니다.


내 전공이 어떤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나?
결국 기술은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데, 그간 우리 사회는 그 기술을 쓰는 인간을 잘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융합과 창의가 이 시대의 새로운 키워드가 되었고 그 기반에는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이해’가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합니다. 성장과 발전에서 나눔과 상생으로 기업의 경영 방침도 많이 변화하였습니다. 자본주의 체제의 극에 있는 미국에서 시카고대와 세인트 존스 대학이 인문학 서적을 강제로라도 학생들에게 읽도록 한 것도 이와 관련이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기술만 가진 졸업생을 배출하는 것에 대한 한계를 느꼈기 때문입니다.

취업을 하기 위해 무엇을 복수전공할지, 어떤 자격증을 딸지 고민하는 것도 미래를 위한 중요한 준비 중 하나입니다. 인문 관련 전공자라면 여기에 한 가지를 더 생각해 봅시다. ‘내가 전공을 통해 배운 세상을 해석하는 틀과 인간을 이해하는 방법이 어떤 것과 결합했을 때 좀 더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답을 찾는다면 조금 더 행복한 앞날을 준비하는 과정이 될 것입니다.

인문 전공이라고 해서 취업에 불리할 것이라는 생각은 이제 버리기 바랍니다. 4년간 배운 전공을 등 뒤로 돌리지 말고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봅시다. 참고로 필자와 함께 일하는 독문과 출신의 직원은 단언컨대 ‘최고의 파트너’랍니다. 인문학도 여러분 힘냅시다!


※<인문의 스펙을 타고 가라>라는 책을 추천합니다. 인문학도가 기업에서 어떤 영향력을 발휘하고 차별성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 쓴 책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 인문학을 전공하고 있는 본인이 참 대견하게 느껴질 겁니다.



최경희 링크스타트 대표
전국 100여 개 대학에서 취업·진로 분야를 강의하는 동시에 교육 기획자로 활동 중이다. 청년들이 사회에서 바라는 성공이 아닌,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일을 찾도록 돕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