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제품 스타워즈 ‘CES 2014’ 리뷰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는 '월드IT쇼'  사흘째인 23일
강은구기자 egkang@hankyung.com
2013.5.23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는 '월드IT쇼' 사흘째인 23일 강은구기자 egkang@hankyung.com 2013.5.23
전자·가전 제품 시장의 바로미터, CES

매년 1월 미국 네바다주(州) 사막에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The International Consumer Electronics Show)’라는 지구상 가장 화려한 꽃들이 피어납니다. CES는 미국가전협회(CEA, Consumer Electronics Association) 주관으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전자제품 박람회로, 1967년 미국 뉴욕에서 제1회 대회가 열린 이후 세계 전자제품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권위 있는 행사로 자리매김했습니다. 1995년부터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데 이번 ‘CES 2014’는 가전·PC·IT·자동차 등 3200여 개의 참가 업체, 15만 명 이상의 관람객들로 성황을 이뤘습니다. CES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IFA(국제가전박람회),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Mobile World Congress)와 더불어 흔히 ‘세계 3대 IT 전시회’로 꼽힙니다. 이 중에서도 CES는 한 해에 가장 일찍 열리는 행사여서, 매년 그 해의 IT·전자 트렌드를 제시하는 전시회로 평가받고 있지요.


‘스마트’한 융합 세상을 꿈꾸다
1월 7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열린 이번 ‘CES 2014’의 화두는 △웨어러블(wearable) 기기의 가능성 확인 △스마트홈 시대 본격 개막 △스마트카의 진화 △스마트폰 연동 기기 다변화 △중국의 매서운 추격 등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구글의 ‘구글글라스’, 삼성전자의 ‘갤럭시기어’ 등으로 대표되는 웨어러블 제품들은 ‘피트니스’에 주목했습니다. LG전자가 처음 공개하는 웨어러블 기기인 ‘라이프 밴드 터치’는 신체 활동량을 측정하는 손목밴드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로, 사용자의 움직임을 추적해 칼로리 소모량과 걸음 수, 움직인 거리 등을 체크합니다. 소니의 ‘스마트밴드’도 스마트폰과 연동해 하루에 몇 시간 잤고 걸었는지, 특정 날짜와 시간에 활동한 건강·운동 정보 등을 데이터로 보여 줍니다.

‘만물인터넷(IoE, Internet of Everything)’ 혹은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시대를 연 것으로 평가받는 스마트홈, 스마트카, 스마트폰 연동 기술은 그야말로 ‘초융합·초연결’이 대세가 된 IT·전자 시장의 트렌드를 보여 주었습니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는 아우디,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글로벌 자동차 회사 9곳이 참가해 ‘IT를 입은 자동차’를 선보였지요.

급성장한 기술력과 낮은 가격을 무기로 세계 TV·태블릿 PC 시장을 공략하려는 중국의 추격전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곡면 UHD TV를 선보인 것은 물론이고 100달러 이하의 초저가 안드로이드 태블릿, 일명 ‘화이트박스’를 제조하는 중국 업체들은 앞으로 이 시장의 복병이 될 전망입니다.


혁신적 한국 기업, 매년 주목받아
‘가전의 꽃’이라 불리는 TV 부문에서는 지난해 곡면 *OLED TV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며 앞선 기술력을 자랑했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85인치 가변형 *UHD TV, 77인치 가변형 UHD TV를 선보이며 올해도 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같은 가변형 TV이지만 삼성은 LED 패널을 사용한 ‘벤더블(Bendable)’ TV, LG는 OLED 패널을 사용한 ‘플렉서블(Flexible)’ TV라는, 디스플레이 종류와 명칭 상의 차이점이 있습니다.

한편 이번 전시회에서 삼성전자(24개), LG전자(15개), 모뉴엘(5개), 아이리버(1개) 등이 디자인과 기술이 우수한 업체에 주는 ‘혁신상(Innovations Awards)’을 받으며 한국 기업이 세계 전자·가전 업계의 트렌드 리더임을 재확인했습니다. 내년 1월엔 또 어떤 화려한 꽃들이 라스베이거스의 사막을 수놓을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경제 상식 책갈피
UHD(Ultra High Definition) TV : 초고해상도 TV
TV의 해상도는 화면의 화소수에 비례한다. 화소수가 많을수록 화질이 좋아지는 것이다. 처음 UHD TV는 극장용 필름 원본의 해상도인 4000 × 2000ppi(2 : 1)에 가까운 4096 × 2160ppi(1.9 : 1)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TV는 극장용 화면보다는 방송이 주가 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며 UHD TV의 화면비는 기존 HD TV의 화면비인 1.78 : 1 = 16 : 9(3840 × 2160ppi)로 정해지게 되었다. 또한 UHD TV는 단순히 해상도만 높아진 것이 아니라 색 재현력이 좋아지면서 입체감 있는 화면을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OLED(Organic Light-Emitting Diode) : 유기발광다이오드
스스로 빛을 내는 발광 현상을 이용하여 만든 디스플레이. 기존 LCD(Liquid Crystal Display)에 비해 화질 반응속도가 1000배 이상 빠르고 에너지 소비량도 적어 LCD를 대체할 디스플레이로 각광을 받고 있다. 또한 고화질, 자연광에 가까운 빛, 넓은 시야각, 초박형(LCD의 3분의 1 수준) 등의 특징도 지니고 있다. TV, 모니터, 휴대전화, 캠코더 등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글 박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