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 시작되면 많은 취준생들이 자격증 취득에 몰두한다. 하지만 ‘이력서에 한 줄 채우기 위해’, ‘남들 다 하니까’ 등의 이유로 취득하는 자격증이 과연 쓸모가 있을까? 이왕 돈 들이고, 시간 들일 거라면 ‘필요한’ 자격증에 도전하자. 신입사원 선배들이 후배들을 위해 귀띔해준 강추 혹은 비추 자격증을 정리했다.



공기업 취준생이라면
한국사 +컴퓨터 자격증

공기업 서류 전형에서는 토익과 자격증에 따라 합격 여부가 가려지죠. 대부분의 지원자가 토익은 만점으로 준비하기 때문에 자격증에서 당락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은데 보통 한국사와 컴퓨터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으면 합격하더라고요. 한국사 자격증은 점수에 따라 1, 2급으로 나뉘는데, 굳이 1급을 취득하는 것까지는 추천하지 않아요. 1급과 2급을 취득하는 난이도 차이가 큰 편인데 입사 지원 시 가산점의 차이는 0.5점 정도로 미미하거든요.

-한국남동발전 박재훈

tip 한국사능력검정시험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주관, 시행하는 ‘한국사능력 검정시험’. 점수에 따라 1~6급으로 구분된다. 5월 24일 제23회 시험(4월 15일~5월 6일 접수)이 실시되며 응시료는 1만2000원부터 1만9000원.



사랑받는 신입사원 되고 싶다면
비서 자격증

비서 자격증은 대학생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자격증 중 하나예요. 비서직을 지망하는 것이 아니라도 회사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되거든요. 사회생활이 처음인 신입사원들의 경우 비서 자격증을 따면서 비즈니스 매너, 상식을 익힐 수 있어요. 전화 응대, 회의자료 준비, 명함 교환법 등까지 모두 배울 수 있죠. 저는 독학으로 취득했는데 1, 2개월이면 충분하더라고요.

-롯데마트 김인석

tip 비서 자격증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시행하는 국가기술자격시험.
1차 필기시험(비서실무, 경영일반, 사무영어, 사무정보 관리)과 2차 실기시험(워드, 컴활, 전산회계, 속기 시험 합격 또는 기존 자격 취득자는 실기 면제)이 치러진다. 오는 5월 25일 필기시험(5월 2~8일 접수)이 진행되며, 응시료는 1만1500원.



활발한 성격 보여주며 면접관의 눈길 끌고 싶다면
레크리에이션지도사 ·굴삭기 등 이색 자격증

레크리에이션지도사, 웃음치료사, 수상인명구조, 스킨스쿠버, 굴삭기 등의 자격증을 취득했어요. 업무와 관련이 없는 자격증이지만 취업에는 많은 도움이 됐죠. 활발하고 적극적인 성격을 보여줄 수 있는 자격증들이니까요. 취업 준비를 할 때도 면접 때마다 면접관들이 자격증에 대해 관심도 보였고요. 특히 레크리에이션지도사 자격증을 추천해요. 직장생활이라는 것이 보통 말단부터 시작하는데, 남들 앞에서 먼저 웃기고 망가지면서 분위기를 업시킬 수 있는 노하우도 배울 수 있고, 또 취업 과정에서는 그런 점을 강조해 조직생활에 잘 융화될 수 있는 점을 어필할 수 있죠. 그리고 자격증이라는 결과물보다도 그동안 알지 못했던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보는 그 과정에서 배운 점이 많아 적극 추천해요.

-코오롱글로벌 김기태

tip 레크리에이션지도사 자격증
사단법인에서 취득 가능한 사설 자격증. 일정 기간의 교육을 받은 후 2급 자격증 취득이 가능하다. 취득 비용은 10만~20만 원 내외.
1급은 2급 취득 후 6개월의 현장실습 시간을 채운 후 응시 가능.



금융권 가고 싶다면
금융 3종 자격증

저는 회계와 재무에 관심이 많아 후배들에게는 금융 3종 자격증을 꼭 취득하라고 추천해요.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본인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부분도 있지만, 자소서에서 좌절을 극복한 일이나 관심 활동을 쓸 때 유용하죠. 노력의 명확한 결과물로 자격증을 제시할 수 있으니까요. 특히 은행권을 목표로 하는데 은행 업무와 전공의 연관성이 없는 지원자라면 자격증은 좋은 말할 거리가 되죠.

-GS칼텍스 김동주

tip 금융 자격증 3종 세트

펀드투자상담사, 증권투자상담사, 파생상품투자상담사 자격증을 묶어 ‘금융 3종 자격증’이라 말한다. 금융투자협회에서 시행하는 자격시험이며 일부 은행에서는 취업 시 가산점을 주거나 우대한다. 시험일정은 펀드투자상담사 4월 26일, 증권투자상담사 3월 9일, 파생상품투자상담사 5월 24일이다.



실무 적응도 높이고 싶다면
컴퓨터활용능력 자격증

입사를 하고 보니 실무에서 가장 많이 도움되는 자격증은 컴퓨터활용능력(이하 컴활)이더라고요. 자격증을 따면서 익힌 엑셀 프로그램을 업무에서 많이 사용하거든요. 회사 상무님께서도 ‘영어공부보다 엑셀 한 줄을 더 공부하고 와라’라고 말씀하실 정도죠. -KT 최용배

컴퓨터 관련 자격증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어요. 회사에서 쓰는 엑셀이 자격증을 딸 때 배우는 거라서 업무 적응이 더 쉽더라고요.

-삼성에버랜드 박이슬

업무를 할 때 PPT나 엑셀을 다루기 때문에 컴활 1급 정도의 능력이 있다면 업무 활용도가 높아요. 하지만 2, 3급의 경우 그 실력도 낮고 따는 과정도 쉽기 때문에 메리트가 없다고 생각해요.

-현대자동차 홍진욱

tip 컴퓨터활용능력(1급)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시행하는 국가기술자격시험. 필기(컴퓨터 일반, 스프레드시트 일반, 데이터베이스 일반)와 실기(스프레드시트 실무, 데이터베이스 실무) 시험을 치러야 한다. 3월 8일 필기(2월 13~19일 접수), 4월 26일 실기(4월 3~9일 접수)가 진행되며 응시료는 필기 1만2000원, 실기 1만4500원.



이런 자격증은 비추야!
워드프로세스 자격증은 회사에서 별로 알아주지도 않고, 한글 문서를 거의 사용할 일이 없어 효용성이 떨어져.


중복된 성격의 자격증은 비추야. 사무자동화 산업기사와 컴활을 같이 따는 것 말이지. 비슷한 것을 많이 따는 대신 다양한 자격증을 여러 개 취득하는 게 더 도움이 된다고.


유통업 취준생들이 유통관리사 자격증을 많이 취득하는데 사실 실무에서는 크게 도움이 안 돼. 용어를 미리 조금 이해하는 정도? 물론 취업할 때도 영향력이 거의 없더라고. 2~4주 정도면 딸 수 있고 너도 나도 있다 보니 기업에서 관심을 갖지 않아. 필수적으로 취득할 필요는 없어.


금융권이나 회계, 재무 직무를 지원하지 않는 문과생에게는 사실 자격증을 크게 추천하지 않아. 특히 제조업이나 구매 팀의 경우 자격증보다는 어학이나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더욱 중요하게 보더라고.


글 박해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