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가슴 커서 나중에 남편이 좋아하겠다~”
고등학교 때 친구들이 말했다.
“내 가슴이랑 남편이 무슨 상관이야?”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이제는 알 것 같다. 가슴이 작고 큰 것의 차이를.
그런데 ‘왜’인지는 잘 모르겠다.
[낭만팬더의 은밀한 성(性)상담소] 사이즈, 그까이꺼
Q 몸무게가 줄었다. 몸은 그대로인 것 같은데…. 설마 가, 가, 가슴? 제발 그곳만은! 한국인 인체치수조사 자료에서 분명 대한민국 여성 평균은 75A라고 했는데, 평균 사이즈인 내가 왜 이런 고민을 해야 하는지. 이 고민은 석 달 전부터 사귄 남자친구로부터 시작됐다. 얼마 전 ‘이젠 C·D컵이 대세’라는 기사를 보고 내 가슴을 감추고 싶어졌고, 그가 가슴에 손을 댈 때마다 작은 사이즈에 실망할 것 같아 밀어냈다. 그가 매일 하는 게임부터 즐겨 보는 걸 그룹 동영상까지 평균을 훨씬 웃도는 큰 가슴을 자랑하는 여자들뿐이니, 당연히 그도 그런 가슴을 생각했겠지 싶어서. 그런데 언제까지 뿌리쳐야 하는 걸까. 나도 당당하게 내 가슴을 그에게 맡기고 싶다. 수술이라도 해야 하는 걸까? 가슴 사이즈가 뭐라고. 힝….


A 가슴이 작다고 그가 너를 못 느낄 거 같니? 천만에! 느낀다. 그것도 충분히~. 문제는 남자들이 가슴을 통해 ‘더 많이’ 느끼고 싶어 할 거라고 단정하는 데 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우선, 남자가 여자의 가슴에 눈이 커지는 이유를 따져보자.

남자들에게 그 이유를 물으면 “그냥 좋아”라는 대답이 대부분일 것이다. 깊이 생각할 필요도 없는 본능적인 느낌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그 근원을 파고 들어가 보면 ‘모성애’라는 단어가 나온다. 남자는 여자의 가슴을 만질 때나 안길 때 성욕과 모성애를 한꺼번에 느낀다고 한다. 실제로 미국의 여성학자 마릴린 옐롬은 <유방의 역사>라는 책을 통해 ‘모성이 강조되는 시대에 여성의 가슴이 더 풍만하다’라고 말하고 있다. 여기서 ‘가슴’과 ‘모성애’의 연결고리는 ‘포근함’. 더 큰 가슴에서 더 큰 포근함을 느끼고 싶은 무의식이 존재한다는 이야기다.

또 하나 과학적 키워드는 호르몬의 작용. 가슴과 엉덩이에 볼륨이 있는 것은 여성 호르몬이 풍부하다는 증거이고, 이런 여성 호르몬에 끌리는 것은 남성의 본능인 것. 결국 남자가 여자의 가슴을 중요시하는 건 ‘당연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사이즈로 고민하는 대부분의 이유는 ‘상대방에게 만족감을 줄 수 없는 데 대한 미안함’일 것이다. 그러나 반드시 상대방을 만족하게 할 필요는 없다. 서로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고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한다면, 그것으로 서로가 충분히 만족할 수 있다. 사랑은 어느 한편이 만족시켜야 하는 게임이 아니다.

연장 좋다고 일 잘하는 거 아니다. 상대에게 나의 섹시함을 더 어필하고 싶다면 차라리 아름다운 바디 라인을 만들기 위한 운동을 하는 게 어떨까. 그래도 굳이 가슴으로 상대를 만족하게 만들어야 하겠다면, 가슴 사이즈와 맞는 손을 가진 남자를 만나든가.



※낭만팬더 친해지고 싶은 사람과는 야담부터 나눈다는 성진보주의자.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할 은밀한 고민을 의심 없이 털어놓아도 좋을 상대다. 단언컨대 공감능력 갑(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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