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본격 인재양성 프로그램 열전] 만만한 대외활동과 질적으로 달라~ 입소문난 3大인재양성소
진로를 찾지 못해 방황하고, 취업난에 허덕이는 청춘들을 위한 희소식 하나. 남다른 프로그램과 교육 과정으로 본격 인재양성에 나선 기관들이 하나둘 문을 열고 있다. 5개월에서 1년, 결코 짧지 않은 교육 기간에 내로라하는 유명 인사들의 강연이 줄지어 진행돼 눈길을 끄는데 더욱 솔깃한 것은 이 모든 게 무료라는 것. 하지만 일반적인 대외활동의 수준을 예상해 이력서에 한 줄 기입할 요량이라면 일찌감치 마음을 접는 것이 낫겠다. 학교 수업보다 과제가 많고, 공모전 준비보다 밤샘 작업이 많다는 후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진!’을 외칠 준비가 되어 있다면 고민 말고 도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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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관찰하며 창의력 UP!
세상을 바꾸는 학교 워커스(Walkers)


장미여관 덕분에 인지도가 부쩍 높아진 망원동 망원시장. 그곳에는 장미여관만 있는 것이 아니다. 망원시장 수산물가게 건물 3층에는 세상을 바꾸는 학교 ‘워커스(Walkers)’도 자리하고 있다. 강수현 대표는 스펙과 관계없이 다양한 창조산업 분야를 리드할 수 있는 창조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워커스를 만들었다.

“카피라이터로 시작해 영화 원안 기획, 대기업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을 했어요. 그 과정에서 창조산업 분야는 스펙보다 크리에이티브 능력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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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협동조합 워커스는 ‘누구나 인재’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고유의 독창성을 갖는데 자기 재능을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때문에 워커스의 5개월 교육 과정은 학생들의 숨어 있는 창의력을 새롭게 발견하고, 키워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 8월, 19세부터 35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취업, 창업 희망자 20명이 워커스 1기로 입학했다. 이들은 지원서에 이름과 생년월일 외에는 어떤 스펙도 기입하지 않았다. 대신 ‘인생 마일리지’라는 이름의 체크리스트를 작성했다. 인생 마일리지는 개인이 살아오면서 겪은 실패와 도전의 경험치를 체크하는 것. ‘인간관계 또는 사랑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창업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등의 문항이다. 이러한 인생마일리지를 토대로 1차 합격자를 선별한 뒤 창의력 테스트와 심층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자가 선발됐다.

학생들은 입학 후 창의적 기획력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4단계의 코스워크를 밟아왔다. 강 대표는 광고회사 재직 중 받았던 교육의 커리큘럼을 발전시켜 4단계 코스워크를 만들었다. 가장 기본이 되는 1단계는 ‘워크 앤 캐치(walk and catch)’. 학생들은 5개월간 지속적으로 걷고, 주변을 관찰하며 세상을 보는 눈을 확장시키게 된다.

2단계는 그레이트 셀러(great seller)를 기획하는 것. 베스트셀러를 넘어서는 그레이트 셀러, 즉 세상을 바꾸는 위대한 제품 및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다. 3단계는 퓨처 팩토리(Future Factory). 영화, 게임, 공연, 전시 등 다양한 콘텐츠를 융합해 세상에 없는 미래의 콘텐츠를 기획해본다.

마지막은 원미닛 프로덕션(One Minute Production)으로 1분 이내의 동영상을 제작해 발표한다. 이뿐만 아니라 각 분야의 다양한 전문가의 특강도 더해진다. SM엔터테인먼트의 한세민 이사와 영화 ‘미스터 고’의 김용화 감독, 뽀로로 제작사 아이코닉스의 최종일 대표 등이 워커스 학생을 위한 특강을 진행했다.

현재 워커스 1기는 이노션 월드와이드, SK 플래닛 등의 후원을 받고 있다. 후원 기업 관계자들은 홈페이지에서 학생들의 교육 과정과 포트폴리오를 확인할 수 있다. 교육 과정이 마무리 되면 원하는 학생들에 한해 후원 기업으로의 취업도 지원하고 있다. 2014년 시작하는 2기는 아이디어 창업, 창직에 관심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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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지도자 양성 기관, 아산서원

‘아산서원’은 故(고)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뜻을 이어받은 아산나눔재단과 아산정책연구원이 공동 설립한 곳이다. ‘서원’이라는 이름처럼 이곳에서 강조하는 것은 ‘인문 교육’. 조선시대 대표적인 지도자 양성 기관인 서원의 교육과정에 영국 옥스퍼드 대학이 고전 중심 교육과정을 현대에 맞게 보완한 PPE(Philosophy, Politics and Economy) 프로그램을 접목시켜 동서양의 인문 교육을 새롭게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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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 생활 5개월 + 해외 인턴십 5개월, 전액 무료!

아산서원의 교육과정은 총 10개월이다. 처음 5개월은 국내 인문교육을 받고, 이후 5개월은 아산서원과 협약을 맺은 해외 20여 개 연구소 및 싱크탱크에서 인턴십 활동을 한다. 국내 교육은 전원 기숙사 생활이 필수. 매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시간표가 짜여 있고, 금요일에는 봉사, 사물놀이 등의 특별활동을 진행한다. 수업은 모두 토론식으로 진행한다.

‘동제’와 ‘서제’ 각각 15명씩 나뉘어 역사, 철학, 정치, 경제, 문예, 수사학 등을 배운다. 인문학 외에도 실용 영어, 실용 중국어, 교양 및 인성 교육, 명사 특강도 진행된다. 이 중 학생들이 최고로 손꼽는 것은 ‘명사 특강’. 저명인사 및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아산서원을 찾아 특강과 대화의 시간을 가지며 학생들의 시야 확장과 진로 탐구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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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인재양성 프로그램 열전] 만만한 대외활동과 질적으로 달라~ 입소문난 3大인재양성소
하버드대학교의 마이클 샌델 교수, <지선아 사랑해>의 이지선 작가, 류우익 전 통일부 장관 등이 아산서원을 찾아 학생들의 많은 호응을 받았다. 해외 인턴십 활동은 워싱턴과 베이징으로 나누어져 연구소 및 싱크탱크에서 현지 인턴들과 똑같이 리서치, 자료조사, 학술대회 참석 등의 업무를 진행하며 경험을 쌓고 있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마음을 혹하게 하는 것은 이러한 훌륭한 인문 교육과 해외 인턴십 활동 등이 전액 무료라는 것. 김석근 아산서원 부원장은 “학생들에게 전액 장학금을 준다는 개념으로 교재 및 수업, 기숙사 비용을 모두 제공한다”며 “유능한 인재들이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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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서원 5기 모집 요강
선발 인원: 30명(베이징 프로그램 5명 + 워싱턴 프로그램 25명)
서류 전형: 2013년 9월 2일~2014년 1월 24일
서류 합격자 발표: 2014년 2월 3일
면접 전형: 2014년 2월 10~14일(최종 합격자 발표 2월 19일)
※ 운영 일정은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습니다.



Interview 김기훈(연세대 법학 4) · 이영경(서강대 신문방송학 3)
“학점도 경쟁도 없지만 하루 2~3시간 잠자며 공부 욕심 낼 수밖에 없죠”
[본격 인재양성 프로그램 열전] 만만한 대외활동과 질적으로 달라~ 입소문난 3大인재양성소
Q 아산서원 프로그램의 강도가 꽤 높다던데요?

김기훈: 맞아요. 저는 사실 인문학 교육이라고 해서 여유롭게 책을 보며 지낼 수 있을 줄 알았거든요. 이렇게 정신없이 책 읽고, 토론하고 지낼 줄은 몰랐어요.(웃음)

이영경: 선배 기수들이 ‘하루 2~3시간밖에 못 잔다’고 말 했던 게 사실이더라고요. 소화해야 할 공부의 양이 굉장히 많아요.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여기는 학점이나 경쟁이 없는 곳인데도 그렇게 열심히 한다는 거죠. 나의 10개월을 투자하고, 또 그만큼 받아가는 것이 많으니 최대한 많은 것을 얻어가자는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본격 인재양성 프로그램 열전] 만만한 대외활동과 질적으로 달라~ 입소문난 3大인재양성소
Q 가장 만족스러운 점은 무엇인가요?


김기훈: 인문교육 외에도 다양한 특강이 많아요. 제가 통일 분야에 관심이 많은데 얼마 전 류우익 통일부 장관님이 특강을 오셨어요. 옆에 앉아 함께 점심식사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면서 동기 부여도 되더라고요.

이영경: 아산서원 입소생 30명의 전공이 모두 달라요. 그래서 하나의 주제에 대해서도 각자 생각하는 방식이 다르죠. 이곳에서는 토론 문화도 자유롭기 때문에 밥을 먹다가도 페미니즘이나 진보, 보수 등 예민할 수 있는 주제에 대해서도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요.



Q 면접이 힘들다던데, 후배들을 위해 팁을 알려준다면?

김기훈: 우리말 면접, 영어 면접, 국문·영문 논술 등 5시간 정도 걸린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특히 영어에 관해 부담이 많더라고요. 하지만 영어를 잘하는 사람을 뽑겠다는 것은 아니에요. 그러면 전 뽑히지 않았을 테니까요. 무엇보다 열정을 가지고, 진정성 있게 준비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이영경: 정말 솔직하고 담백하게 면접에 임했으면 좋겠어요. 질문도 어떤 형식이 정해진 것이 아니고 자유롭기 때문에 어떤 질문을 받을지도 예상할 수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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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융합인재양성소
한국창의융합포럼 융합인재사관학교


2011년 1기를 시작으로 현재 글로벌 융합인재사관학교 4기 선발 중인 한국창의융합포럼의 융합인재사관학교. 일본의 인재양성기관인 ‘마쓰시다 정경숙’, 미국 최초의 기업 교육기관 ‘GE 크로톤빌 사관학교’, 알랭 드 보통이 창립한 ‘영국의 인생학교’ 등의 장점을 모아 ‘20대를 위한 대안학교’라는 모토로 만들어진 한국형 융합인재양성소다.

기업 CEO들의 호평, 인턴십·채용으로 이어져

융합인재전문 칼럼니스트, 청춘멘토로 활동하고 있는 김영록 대표가 지난 2011년 1월 융합인재사관학교(이하 융합사)를 출범했다. 융합사는 실무 중심 교육을 진행해 학생들의 취업, 창업 역량을 강화시키고, 글로벌 융합인재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융합사에서는 1차 서류전형, 2차 PT면접을 거쳐 합격자를 선발한다. PT면접은 자유 형식으로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4분 PT로 진행된다. 특히 PT면접은 모든 지원자들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진행된다. 지원자들의 발표가 끝난 후에는 평가가 이루어지는데 지도교수 50%, 융합사 멤버 50%로 평가가 이루어진다.

전 기수 선배들이 다음 기수의 선발에 참여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선후배 기수 간의 유대감이 더욱 끈끈해지고, 네트워킹이 탄탄해질 수 있다. 선발된 학생들은 일단 개인역량이력서를 기반으로 상담을 진행해 취업 준비생과 창업 준비생으로 분류된다. 이에 맞춰 취업, 창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기업 탐방, 잡 서칭 교육을 진행해 취업, 창업을 위한 이미지 메이킹과 휴먼스킬 관리 등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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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사의 교육 기간은 1년이며, 월 2회 격주로 총 24주 교육을 진행한다. 오후 7시부터 9시 30분까지 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재학 중에도 참여가 가능하다. 수업 시간에는 PGM(Personal Growth Movement) 자기성장주도 변화 교육이 진행된다.

먼저 수업이 시작되기 전 지도교수와의 일대일 멘토링 수업 시간을 가지면서 자신의 진로를 탐색할 시간을 꾸준히 갖는다. 그리고 2주마다 지정된 도서 1권을 읽고 그 의견을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 외에 개인 주제 발표, 워크숍, 콘서트 등 다양한 활동을 함께하며 1년간의 트레이닝 과정을 거친다. 교육 과정이 마무리될 쯤에는 PT 스킬이 눈에 띄게 성장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외부 강사진이 재능 기부를 통해 융합사 학생들을 지원한다. 김상헌 네이버 대표이사, 이미란 Microsoft 연구소 아시아담당 이사, 표현명 KT 사장 등이 강사로 학생들을 지도했다. 김 대표는 “기업 CEO들이 융합사를 찾아 강연을 해주고 난 뒤 학생들이 자신감이 넘치고 분위기가 밝다며 칭찬이 자자하다”며 “강연 후 추천을 받아 학생들에게 인턴십 기회도 제공하고, 채용으로 연결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Interview 최진교(서울대 중어중문 4)
“대기업 취업만이 목표였는데 진짜 나의 꿈을 찾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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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융합사 1년간 스스로 느낀 변화가 있다면?

예전에는 단순히 ‘내가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중요했는데 ‘함께 가야 멀리 간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그래서 융합사 친구들과 TOK(Tomorrow Of Korea)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중·고등학교 청소년을 위해 실제 대학 생활을 바탕으로 대학과 전공에 대해 소개하는 진로캠프를 기획하게 된 거죠. TOK 프로그램은 중·고등학교에서 큰 인기를 얻어 인천시 교육청, 국공립중학교협의회와 MOU까지 맺게 됐어요.



Q 희망하는 진로와 관련해 어떤 도움을 받았나요?

저는 뚜렷한 꿈 없이 대학 졸업 후 대기업에 취직하는 것이 목표였어요. 하지만 융합사 프로그램을 통해 인생에 대한 가치관이 바뀌었고 중국전문가가 되겠다는 꿈을 키우기 시작했어요. 이곳에서 인턴십 기회도 얻을 수 있었고요. 또 융합사에는 다양한 프레젠테이션의 기회가 많은데 이렇게 단련된 PT 스킬이 면접에 큰 도움이 되었죠.



Q 합격 팁이 있다면?

융합사 1기 수료생으로써 2기, 3기의 면접을 지켜봤는데 스펙의 화려함보다는 면접에서 보여줬던 진정성이 가장 큰 합격 요소였던 것 같아요. 실제로 현재 융합사 멤버 중에는 고졸인 친구도 있고, 외국인도 있어요. 본인의 진심을 담아 진솔한 나의 스토리를 PT에 담아낸다면 얼마든지 융합사와 함께할 수 있답니다.



글 박해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