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몇 년 생이세요?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무슨 띠세요?”
언니, 오빠, 형, 누나라는 호칭은 다른 나라에서는 찾기 힘들다. 서양에선 나이 차이가 많이 나도 ‘프렌드(friend)’라고 하는 데 비해 우리는 나이에 따라 줄을 세우는 게 일상다반사. 이렇게 결정된 서열은 사람 관계와 삶에 있어 알게 모르게 큰 영향을 준다.
#2 남보다 늦었으니 더 열심히 살아야지!
재수를 해서 남보다 1년 늦게 대학교에 들어갔다. 그런데 대학 졸업 후 동갑임에도 나보다 많은 것을 알고 경험한 ‘선배’들이 있다는 사실이 껄끄러웠다. 선배라는 존칭을 붙이는 것이 억울해서인지 그 동갑내기 선배들과 친하게 지내지 못했다. 어학연수 다녀오느라 휴학을 하고, 대학원에 진학했다가 다시 자퇴한 뒤 사회로 나와 보니 그 선배들은 이미 저 앞에 가고 있었다. 나는 ‘신입’ 딱지를 붙이고 있는 반면, 그들은 대리님, 주임님으로 능수능란하게 뚝딱뚝딱 업무를 해내고 있었다. 남보다 느린 걸음으로 가고 있는 나 자신을 확인한 후 ‘남들보다 1.5배 열심히 살겠노라’고 다짐하곤 했다.
타인의 시선·평가대로 살 거야?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는 데 있어 ‘나이’나 ‘속도’는 그다지 중요한 게 아니더라는 것. 2월 졸업과 8월 졸업의 차이, 재수를 하는 것, 입사가 좀 늦는 것, 승진이 뒤쳐지는 것…. 그 ‘늦는’이라는 것의 기준이 도대체 뭘까.
이왕이면 주변 사람들보다 조금 더 빠르게, 단 크게 다르지 않게 살려고 하는 것은 한국 사람들의 공통된 희망사항이다. 같은 나이의 사람들과 다른 길을 가는 것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은 아마도 나보다 다른 이들을 더 신경 쓰는 심리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인생은 하나의 트랙에 모든 사람이 똑같은 기준으로 뛰는 100m 경기가 아니다. 어떤 이는 50m까지 뛰다가 꽃이 피어 있는 오솔길로 코스를 바꾸고, 어떤 이는 남들이 뛰어간 큰 길로 뒤따라간다. 숲속 길로 방향을 잡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보폭을 느리게 바꾸는 이도 있다. 무조건 빨리 뛰는 이가 승자가 아님은 말할 것도 없다.
청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재수, 코스모스 졸업, 장기간 휴학 등이 남들에 비해 너무 늦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또 학사 편입이 입사 때 불리하지 않은지 묻는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말이 있다. 다른 사람이 정한 기준에 연연하다 보면 나의 기준이 아닌 타인의 기준에 맞춰 살아가게 된다. 나의 기준에 따라 내 삶을 사는 것으로 방향을 바꿔 보자. 다른 이의 평가, 남들의 시선이 아닌 내가 세운 기준과 내 생각에 맞춰 살아보자는 이야기다. 뜻밖에도, 다른 사람들은 당신의 인생에 별로 관심이 없다.
<속도와 방향을 고민하는 당신에게 >
알랭 드 보통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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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먼 크르즈나릭 <인생학교 일 - 일에서 충만함을 찾는 법>
동영상 : 인생학교 : 일 youtu.be/CIuUBJDicf8 최경희 링크스타트 대표
전국 100여 개 대학에서 취업·진로 분야를 강의하는 동시에 교육 기획자로 활동 중이다. 청년들이 사회에서 바라는 성공이 아닌,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일을 찾도록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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