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던 뜨거운 컴퓨터들이 모두 숨을 죽인 밤 9시. 남아 있는 한 사람, 바로 인턴사원이다. 예쁨 받을 것 같다고? 열정적이고 성실하다고? 답은 “글쎄…”. ‘내가 이 회사에 충성을 다하고 있다’는 의도로 하는 야근이라면 당장 짐 싸고 집으로 가는 게 낫다. <신입사원 상식사전>의 저자 우용표 씨는 야근하는 사람에게 ‘야근은 습관이다. 실제로 일이 많아서 야근하는 사람에게는 미안하다. 하지만 대개의 야근은 바르지 못한 시간 관리 때문에 그렇다’고 말한다.
성실함, 그리고 인턴의 간절함을 어필하기 위해서는 아침시간을 이용하는 것이 오히려 설득력 있다. 업무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집중력이 필수고, 생산성을 위해서는 뇌가 가장 활성화되는 시간대에 창조적인 업무를 해야 한다. 이런 시간이 바로 이른 아침이다. 일을 해본 선배들이라면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업무 시작이 9시라면 시험 삼아 7시 30분이나 8시에 출근해 일에 집중해 보자. 매일 야근하는 인턴보다 아침 일찍 출근해서 선배들에게 인사하는 인턴이 사랑받을 수 있다. 야근하고 지각한다면? 답도 없다. 퇴근하는 선배들의 뒤통수에 인사하는 것보다, 아침에 자리에 앉아 있는 선배들의 뒤통수에 인사하는 것보다 훨씬 나은 방법이리라. 여기서 함정! ‘먼저 가’라는 말은 ‘우리 일하는 거 안 보이니? 같이 퇴근하자’라는 말.
메뉴는 “우리 인턴 먹고 싶은 대로”
“오늘 뭐 먹을까?”라고 묻는 부장님은 파스타, 수제버거, 피자를 좋아한다. “인턴 먹고 싶은 대로 먹을까요?”라고 말하는 과장님은 맛집이 아니면 가지 않는다. “그게 낫겠네요”라고 말하는 대리님은 국이 없으면 밥을 먹지 않는 한국인 of 한국인이다. 이때 인턴의 선택은? 우선 “저는 아무 메뉴나 좋습니다(웃음)”라며 한 번 결정권을 미뤄 두자. 그리고 다시 화살이 돌아오면 창밖을 보고 추운 날씨인지, 포근한 날씨인지, 더운 날씨인지를 파악해 메뉴를 제안해 보자. 심화학습을 하자면, 평소 팀 선배들과 오가며 들었던 맛집 이야기 등을 잘 기억해 뒀다가 “저번에 말씀하셨던 그곳은 어떨까요?”라고 제안하는 것도 좋다. 정말 내가 먹고 싶은 것을 골랐다간, 센스 꽝! 한 가지 더, 선배의 개인 카드가 나오면 가격도 고려해 메뉴를 선정해야 함을 기억하자.
위험한 그 말, “제가 해보겠습니다!”
패기를 보여주는 것은 좋다. 기회를 잡기에도 좋은 자세다. 그러나 할 수 없는 일에, 시키지 않은 일에 “제가 해보겠습니다!”라며 나섰다가 일을 수행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실속 없는 인턴’으로 낙인찍힐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확실히 잘 할 수 있는 일에만 나서는 것이 진정한 ‘자신감’. 또 일을 수행했다고 해도, 우쭐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예를 들어, 영업부에 배속돼 신규 거래처 발굴을 과제로 받았다고 하자. 한 달간 고군분투하다 과장님의 도움으로 결국 어려운 미션을 수행해냈다. 그리고 선배 중 한 사람이 미션 성공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때, “이번 미션 과정에는 미흡한 점이 많았습니다. 다음에는 도움 받지 않고 제 힘으로 해보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것. 정답일까? 아니다. 신입사원은 물론, 인턴은 혼자 해내는 모습을 보여줄 때가 아니라 배울 수 있는 모든 것을 배우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말이다. 항상 겸손해야 한다.
“수고하셨습니다”, 아무때나 쓰는 게 아냐!
“차장님, 수고하세요”라는 표현이 적절할까? ‘수고하세요’라는 표현은 동년배나 아랫사람에게는 쓸 수 있는 표현이지만, 윗사람에게 쓰면 무례한 표현이 되기 때문에 써서는 안 된다. ‘수고하세요’라는 표현은 일반적으로 ‘힘을 들이고 애를 더 쓰세요’라는 뜻으로,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다. 이럴 때는 상황에 적절한 표현으로 인사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윗사람이 먼저 자리를 떠날 경우에는 ‘안녕히 가십시오’ 또는 ‘내일 뵙겠습니다’라고 하고, 윗사람보다 먼저 자리를 떠날 경우에는 ‘먼저 가겠습니다’ 등으로 표현하는 것이 적절하다.
(출처 : 국립국어원)
글 김은진 인턴 기자 │참고도서 〈잘나가는 사람은 20대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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