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소서만 끼적이던 그 녀석, 갑자기 열공하면 그건 인적성 한 번 해 볼라고~ 해 볼라고~서류 붙었다고 어깨춤을 추며 홍홍홍 랩을 하던 시절은 갔다. 서류 합격 순간부터 ‘인적성’ 시험 공부 올인이다! 중학교 수학책을 다시 펼쳐 보고, X축, Y축 대칭으로 머리도 굴려 보지만 눈물 찔끔 나도록 너무 어려운 인적성 시험!
우리 그냥 면접 보게 해 주면 안 되나요?
[용감한 잡담(JOB談)] ‘인적성’이 뭐길래
인터넷 기웃거리며 귀동냥하던 ‘카더라 통신’은 갖다 버려! 리얼 취업준비생이 들려주는 ‘용감한 잡담’이 여기 있으니. 초짜 취준생부터 눈 감고도 이력서에 사진 첨부 가능한 장수 취준생까지 5명의 잡담팀이 털어놓는 취업 뒷담화를 용감하게 공개한다. 단, 신상은 절대 공개 불가!


인적성으로 줄 세우기, 이제 그만!
일본과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기업 인적성 시험. 아직도 성적으로 줄 세우기 하는 버릇은 못 버리는 거지. 삼성, KT, SK는 ‘글로벌 기업’이라는 간판 내걸기 전에 채용 방식부터 점검해야 하지 않을까? 스펙과 상관없이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인적성 시험을 본다고들 하는데, 과연 그 효용성이 있기는 한 것인지. 인적성도 이제 문제은행 방식인데 말이지. 지금 현직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훌륭한 인재들이 인적성 시험을 본다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까? 성적으로 줄 세우기 말고는 인재를 선택할 자신, 아직도 없는 거니? (by 시험이라면 지긋지긋한 남자)


굴욕의 CJ 인적성
올해 처음으로 취업 전쟁에 뛰어든 나. 10여 곳의 기업에 지원했지만 하반기 공채에서 유일하게 CJ 하나만 서류전형을 통과했다. 생각지도 못한 CJ의 서류 합격 통보에 부랴부랴 3일 밤을 새어 가며 인적성 공부에 매진했다. 시험장 문이 열리기도 전에 일찍 도착해 긴장된 마음으로 기다렸는데, 시험지를 받는 순간 멘붕! 문답 모두 ALL 영어! 놀란 마음도 잠시, ‘CJ 인적성이 올해부터는 영어로 바뀐 거구나’ 생각하며 나름대로 열심히 문제를 풀었다. 하지만 시험이 끝난 후에야 알았다. 다른 사람들은 한글로 된 시험지를 받았다는 것을. 입사 지원 시 시험 문제를 영어로 선택했던 실수를 했던 나. CJ여, 왜 나를 헷갈리게 한 거니. (by 영어가 제일 쉬웠다는 그녀)


어려워도 너~무 어렵잖아! 내가 봤던 세 차례의 인적성
이번 하반기 내가 본 삼성, LG, 하나은행의 인적성 시험. 인적성 시험은 몇 번을 봐도 적응이 안 되고 너무 어렵다. 게다가 기업들은 계속해서 시험의 유형을 바꾸고 난이도를 높이니, 취준생의 한숨은 늘어만 간다. LG의 하반기 공채 인적성 시험 알고리즘 관련 문제는 처음 풀어 보는 유형이라 보는 순간, 식은땀이 줄줄. 하나도 못 풀까 봐 시험이 끝나는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삼성은 올해부터 이공계, 인문계가 통합돼 어려웠고, 하나은행은 인성 시험이 25문항밖에 없어 안심했는데 가장 어려웠다. 전부 부정적인 문항인데 그 중 나와 가장 가까운 것, 먼 것을 고르라니 나는 점점 나쁜 사람이 되어 가는 느낌이 들기까지 했다.
(by 인적성이 적성에 안 맞는 1인)


이공계 물 먹인 삼성 SSAT
얼마나 준비했던 삼성 사트인가! 하지만 올해부터 인문계, 이공계 통합이라니. 언어나 수리의 경우는 매년 비슷비슷한 문항이 나오기 때문에 어떤 문제가 출제될지 모르는 직무 상식에서 당락이 결정되는데, 이번에는 시험지를 보자마자 대패를 예감했다. 왜냐고? 직무 상식에서 과학 분야가 단 한 문제도 안 나왔다는 것! 아무리 이공계, 인문계 통합이라고는 하지만 이건 너무 이공계에 불리한 조건 아닌가. 열심히 외운 과학 공식은 하나도 쓸 곳이 없었고 삼성과는 이번에도 안녕이구나. (by 괜히 과학만 잘 하는 취준생)


기업도 인적성 문제 내기 귀찮을 거야, 그치?
빙그레 인적성 시험을 보러 간 그 날. 고사장에서 문제지를 받는 순간, 깜짝 놀랐다. 바로 1주 전에 치렀던 동부팜한농의 문제 유형과 닮아도 너무 닮아 있었기 때문. 빙그레 인적성 시험의 경우, 정보도 거의 없고 근거 없는 ‘카더라 통신’만 떠돌아 많이 긴장을 했었다. 그런데 감독관도 “인적성으로 합격 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고, 문제도 거의 같으니 편안한 마음으로 볼 수 있었다. 기업들도 인적성 시험 문제를 내기가 귀찮겠지. 그래서 같은 인적성 문항 제작 회사에 외주를 주는 건가?

이럴 바엔 취준생들 공부하기 쉽게 모든 기업이 인적성 시험을 통일하는 편이 낫겠다. 그럼 곧 ‘취준생표 수능’, 인적성 시험 보는 날이 올 수도 있겠네. (by 동부 덕분에 빙그레 붙은 1인)


글 박해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