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초월하는 대학가요 10선] 지금 들어도 귀에 쫙쫙
1977년 시작한 대학생 창작곡 경연대회 MBC 대학 가요제.
2012년까지 총 36회를 달려오면서 수많은 실력파 뮤지션의 등용문이자 많은 대학생들의 ‘꿈의 무대’로 통했다.
하지만 시청률 저조 등의 이유로 폐지가 결정되어 이제는 더 이상 볼 수 없는 이벤트가 되었다. 시대를 아우른 청년 문화의 한 장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어도 명곡은 영원한 법.
잠시 후크송을 끄고 엄마, 아빠, 교수님도 다 외우는 ‘이 노래’를 들어보자.



샌드 페블즈 ‘나 어떡해’ 1977년 1회 대상
[시대를 초월하는 대학가요 10선] 지금 들어도 귀에 쫙쫙
록 음악치고는 느린 템포에 짙은 목소리는 서정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현재 우리가 흔히 들을 수 있는 노래는 ‘산울림’ 버전이지만 실제로는 1977년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차지한 ‘샌드 페블즈’라는 그룹사운드의 곡이다. 지금은 흔하지만 상대를 ‘너’라고 칭하는 가사는 당시로선 파격적이었다고.



심민경(심수봉) ‘그때 그 사람’ 1978년 2회 입상
[시대를 초월하는 대학가요 10선] 지금 들어도 귀에 쫙쫙
대학가요제가 낳은 최고의 스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심수봉. 지금은 원로 가수가 된 그녀의 데뷔곡이다. 비 오는 날이면 라디오에서 자주 나오는 노래. 당시 앳된 여대생이었던 심수봉의 가녀린 듯 심금을 울리는 깊은 목소리와 화려하면서도 감미로운, 더불어 리드미컬하기까지한 피아노 멜로디는 지금도 많은 이들의 마음을 촉촉하게 적셔 준다.



김학래·임철우 ‘내가’ 1979년 3회 대상
[시대를 초월하는 대학가요 10선] 지금 들어도 귀에 쫙쫙
멜로디는 많이 익숙한데 누가 부른 것인지는 아는 사람이 별로 없는 노래들이 있다. 김학래, 임철우의 ‘내가’ 역시 이에 해당한다. 후렴구의 “내가 말 없는 방랑자라면~”은 중독성을 느낄 만큼 멜로디가 강하다. 전체 가사는 주의 깊게 듣지 않으면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울 만큼 은유적이다. 그만큼 깊이 있고, 7080 특유의 시적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곡이다.



이범용·한명훈 ‘꿈의 대화’ 1980년 4회 대상
[시대를 초월하는 대학가요 10선] 지금 들어도 귀에 쫙쫙
장혜진, SG워너비 등 많은 뮤지션들의 리메이크 대상이 된 불후의 명곡. 서정적인 하모니카 멜로디로 시작하는 이 곡은 제목처럼 꿈에서라도 사랑하는 사람과 원 없이 지내고 싶은 마음을 노래한 곡이다. 마냥 행복할 것 같은 밝은 멜로디 속에 진한 외로움이 숨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마그마 ‘해야’ 1980년 4회 은상
[시대를 초월하는 대학가요 10선] 지금 들어도 귀에 쫙쫙
현재는 목회자의 길을 걷고 있는 가수 조하문이 보컬로 있던 그룹 마그마의 데뷔곡이다. 처음은 잔잔하게, 그리고 비장하게 시작해서 후렴구부터는 강렬한 사운드로 반전된다. “해야 떠라”라고 끊임없이 외치는 이 노래는 당시 제 목소리를 마음껏 내지 못하고 억눌려 있던 청년들의 욕망을 대신 분출해 주는, 그룹 이름인 ‘마그마’처럼 뜨겁게 외치는 역할을 했다.



높은음자리 ‘바다에 누워’ 1985년 9회 대상
[시대를 초월하는 대학가요 10선] 지금 들어도 귀에 쫙쫙
바다 하면 생각나는, 남녀노소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노래. 경쾌하지만 진지한 리듬과 멜로디, 시원하게 내지르는 보컬이 듣는 이로 하여금 그 시절 바다로 떠나고 싶게 만든다. 부담 없이 듣고 부를 수 있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이후 별다른 음악 활동을 하지 않아 많은 이들이 아쉬워했다.



유열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 1986년 10회 대상
[시대를 초월하는 대학가요 10선] 지금 들어도 귀에 쫙쫙
은은한 현악기 선율이 고풍스럽게 다가온다. 서정적인 가사와 유열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진한 감동을 자아낸다. 여리게 시작해 점점 강해지는 멜로디로 후반부의 “바로 지금,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 부분에서 절정을 이룬다. 절제되고 편안한 구성으로 누구나 선호할 수 있는 80년대 대표적인 발라드곡이다.



무한궤도 ‘그대에게’ 1988년 12회 대상
[시대를 초월하는 대학가요 10선] 지금 들어도 귀에 쫙쫙
혜성같이 나타나 대학가요제 대상을 수상하고 이듬해 단 한 장의 앨범만을 내더니 홀연히 사라진 그룹, 무한궤도. 멤버들의 입장 차이로 인해 신해철을 주축으로 하는 ‘넥스트’와 ‘015B’로 나뉘게 되었다고 한다. ‘빠바바바바바밤~’로 활기차게 시작하는 멜로디 덕에 각종 경기 응원가로 널리 쓰여 지금 20대들에게도 익숙하다. 현재는 ‘마왕’이라 불리며 다소 강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신해철의 앳된 모습이 색다른 감상 포인트.



전람회 ‘꿈 속에서’ 1993년 17회 대상
[시대를 초월하는 대학가요 10선] 지금 들어도 귀에 쫙쫙
‘기억의 습작’으로 널리 알려진 전람회의 데뷔곡이다. 보컬 김동률의 감미로운 목소리와 보기 드문 뛰어난 완성도로 주목받았다. 재즈풍의 느낌과 다양한 악기가 만들어 내는 낭만적인 멜로디의 향연이 귀를 사로잡는다. 20년 이상 된 노래지만 지금 들어도 전혀 촌스럽지 않고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곡이다.



Ex ‘잘 부탁드립니다’ 2005년 29회 대상
[시대를 초월하는 대학가요 10선] 지금 들어도 귀에 쫙쫙
아이돌의 전성기가 도래하면서 대학가요제가 내리막을 걷기 시작할 때에 혜성같이 등장한 EX. 청년들의 구직난을 익살스런 가사로 풀어내어 대상 수상은 물론, 오랜만에 대학가요제가 빛을 보는 계기를 만들었다. 당시 보컬 이상미의 미모와 상큼발랄한 목소리, 출중한 노래 실력으로 수많은 팬을 거느린 곡이다.


글 조희은 대학생 기자(홍익대 불어불문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