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현대자동차그룹, GS그룹, 이랜드, 대우건설 등 내로라하는 기업의 신입사원 공채에서 빠지지 않는 전형과정이 있다. 바로 토론 면접. 이 시간에 자신의 생각을 얼마만큼 조리 있게 주장하고 전달하는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단순히 말을 잘 하는 것으로 토론 능력이 뛰어나다고 할 수 없다. 어눌하다고 해서 토론과 거리가 멀다고도 할 수 없다. 토론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Discussion concept . 3d ren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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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토론을 좋아해
떠오르는 특급 스펙으로 자리 잡은 토론, 이미 많은 기업에서도 지원자의 토론 능력을 눈 여겨 보고 있다. 주요 기업에서 토론 능력을 중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반적인 인성면접, PT면접 등은 연습을 통하여 훈련이 가능하다. 그러나 토론 면접은 주제와 역할을 그 자리에서 부여받는다. 이에 따라 면접관들은 지원자의 여러 가지 면을 관찰할 수 있어 기업들은 토론 면접을 선호하고 있다.

취업 포털 사이트 ‘취보스터디’에 따르면 국내 기업 중 토론 면접을 실시하는 그룹은 LG그룹, 현대자동차 그룹, GS 그룹, 이랜드, 대우건설 등 총 12개사이다. 이처럼 지원자들을 다각도로 평가하고 있는 기업은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대학생들 역시 토론 능력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올해로 시즌 4를 맞이한 tvN의 ‘대학생 토론 배틀’은 토론이라는 한 가지 주제로 많은 대학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심지어 CJ그룹에서는 올해 ‘대학생 토론 배틀4’에 출전한 학생 중 ‘베스트 스피치’에 뽑힌 3명에게 입사 특전을 부여한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해 대학생들이 더욱 더 토론에 열을 올리고 있다.


토론 왕이 되는 법
그렇다면 토론을 ‘잘’ 할 수 있는 방법은 따로 없을까? 가장 먼저 인문학을 접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단순히 인문학만 공부하면 개인의 철학에 머무르기 쉽지만, 토론을 통하면 보다 다양하고 깊은 사고를 할 수 있다.

또한 인문학은 사람에 관한 학문으로 정답이 없기 때문에 여러 사람의 의견과 생각을 들어보면 토론 과정에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도 효율적인 토론 능력을 위해서는 ‘인문학 =고전’이라는 공식에서 벗어나는 것이 최우선이다. 인문학을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본인이 관심 있는 분야에서부터 편하게 접근해 보자.

토론을 처음 접한다면 선배나 교수님 등 토론에 대해 지도해 줄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 좋다. 토론 시간이 자신의 배경지식과 입담을 과시하는 시간으로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방법이 힘들다면 토론 과정을 녹화해 팀원들과 같이 보며 피드백을 주고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토론의 금쪽같은 재료는 책
토론 능력 향상에 특별하게 도움이 되는 인문학 책은 따로 없다. 어느 책이든 그 내용에서 두 가지 이상의 생각을 할 수 있는 주제를 찾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OK.



책은 도끼다

이 책의 저자인 광고제작가 박웅현 씨는 자신에게 있어 광고의 원천은 인문학에 있음을 밝혔다. 이 책에서는 자신에게 울림과 영감을 줬던 고전 인문을 소개하고 어떤 감동을 받았는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북하우스 2011)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마이클 센델 교수가 2012학년 봄 학기부터 강의한 ‘Market & Morals’의 내용을 담았다. 시장만능주의와 그 속에 있는 우리를 돌아보고 토론의 장을 열어 주는 책이다.

(안기순 역· 와이즈베리 2012)



피로사회

성과 주체인 현대인들이 느끼는 피로는 성과주의로 발생하는 피로라며, 현대사회의 성과주의를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는 책이다. 재력 철학자 한병철 교수의 성찰을 통해 ‘피로’와 ‘성과주의’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얻을 수 있다.

(김태환 역·문학과지성사 2012)



철학콘서트 1, 2, 3 시리즈

동서양 철학고전 작품 10권을 소개하고 그 속에 담긴 인류의 오래된 질문을 함께 풀어나가는 책이다. 책 내용뿐만 아니라 작가의 사상, 철학적 개념 등에 대해 폭넓게 이해할 수 있다.(웅진지식하우스, 2006(1권), 2009(2권), 2012(3권))



도올논어

새로운 시각과 동서양을 아우르는 철학 사상으로 동양인의 사고와 행동에 깊은 영향을 끼친 공자의 책. 논어 강의로 유명한 도올 김용옥 선생의 해설본이 대표적이다.

(<도올논어 1, 2, 3>·통나무 2001)





INTERVIEW
[떠오르는 특급 스펙 ‘토론 능력’] 말 잘하는 게 토론 능력이라고?
대학토론배틀4 출전 원광대 ‘아웃브레인’ 팀

“상대방 의견 경청하며 내 주장은 뚜렷하게”

Q 토론 능력 높이기 위한 기본 조건은?
우선 ‘소통’을 잘해야 한다. 상대편의 말을 듣고 일정 부분은 수용하고 다시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토론을 전반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고 자신의 주장으로 가져올 수 있다. 자신의 주장을 피력할 때는 문장은 짧고 간단하게 하고 ‘그러나’, ‘인정합니다만’과 같은 반대되는 접속사를 자신의 주장 처음에 언급하는 것이 좋다. 주어진 토론 주제에서 열쇠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 내 주장을 주제에 맞게 설명하는 것이 결정적인 승리 비결이다. 만약 토론 준비 과정에서 흔들린다면 ‘왜 이것은 반대인가, 왜 이것은 찬성인가’ 라는 질문으로 다시 돌아가 자. 반박을 하되 다시 나의 의견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가끔 주제를 환기시키는 것도 잊지 말자.

Q 토론 능력 높이는 왕도가 있다면?
토론 능력은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궁금증을 갖고 검색하며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배경지식을 많이 가질수록 자신만의 관점, 입장이 생기게 되고 그 주장에 대한 논리력도 함양된다. 일상생활 속에서도 ‘이러이러한 사건이 있다던데’에서 끝나지 말고 ‘그런 사건이 생기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이 사건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등에 대해 말해 보는 것이 토론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이 때 찬성이라고 찬성의 입장에서만 생각하는 것보다는 반대의 입장도 생각한 후에, 양쪽의 입장에서 의견 정리를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배경지식을 쌓기 위해서는 많은 독서와 개론수업을 듣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다각도의 질문을 던지기 위해서는 많은 분야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해의 깊이도 중요하지만 폭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Q 각자 가지고 있는 토론 팁(tip)을 공개한다면?
- 사고의 틀을 깨고 사고하라! 토론에 임하기 전 준비과정에서 자신의 생각에 갇히기 쉽다. 한 발자국 벗어나 색다르게 생각해 보자.(김동영)

- 토론은 말싸움이 아니다! 논리를 가지고 싸우지만 상대방과 지켜보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주장을 납득하게 하는 것이 토론이다.(김상호)

- 반박을 위한 반박은 금물! 상대방 의견을 먼저 인정하고 내 생각을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최서영)

- 귀를 쫑긋 세워라! 토론은 승패를 겨루는 싸움터가 아닌, 의견을 더욱 강화하고 상대의 의견을 이해하기 위한 대화의 한 방법이다. 입이 아닌 귀로 하는 게 토론이다.(전요섭)

- 토론은 자료 싸움이다! 공신력 있는 객관적이고 수치화된 자료를 많이 준비할수록 상대방을 설득하기 쉽다.(이지은)


팀장 : 김동영(경영 3) 대표 토론자 : 김상호(문예창작 4), 최서영(중어중문 3)
팀원 : 전요섭(중어중문 4), 이지은(문예창작 4)


글 김가현 대학생 기자(원광대 경영 3)

도움말 송지은 마이크임팩트스쿨(micimpact school) 인문토론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