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
[영화] 믿습니까? 당신을 ‘배신의 천국’으로 인도합니다!
[영화] 믿습니까? 당신을 ‘배신의 천국’으로 인도합니다!
감독
연상호 목소리 출연 양익준, 오정세, 권해효, 박희본

한국에서 애니메이션은 상업적으로도, 예술적으로도 어떤 경지에 이를 수 없는 장르처럼 여겨졌다. 2000년대 들어 ‘마리 이야기’, ‘천년여우 여우비’ 등이 막대한 제작비와 함께 나름의 미적 성취를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상업적인 공감대를 얻는 데 실패했었다. 그런데 2011년은 놀라운 분기점이 되었다. 베스트셀러 동화를 원작으로 한 ‘마당을 나온 암탉’이 2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애니메이션 사상 최고의 성적을 올렸고, 괴물처럼 등장한 신인 감독 연상호의 ‘돼지의 왕’이 그해 칸국제영화제에 깜짝 초청되면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연상호 감독은 바로 신작 작업에 착수했고, 2년 만에 두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사이비’를 발표했다. ‘사이비’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되어 처음 상영된 후, 제46회 시체스국제영화제에서 안노 히데아키의 ‘에반게리온 Q’ 등을 제치고 애니메이션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수몰 예정지역인 작은 시골 마을에 교회가 생긴다. 최경석(권해효) 장로는 서울에서 내려온 젊은 목사 성철우(오정세)를 앞세워 기적을 부르짖으며 마을 사람들을 현혹한다. 마을의 주정뱅이 폭군 김민철(양익준)은 우연한 기회에 최 장로가 수배 중인 사기꾼임을 알게 되지만, 아무도 민철의 말을 믿지 않는다. 한편 민철의 딸 영선(박희본)은 대학 등록금을 훔쳐 도박에 탕진한 아버지 때문에 모든 희망을 잃고 교회에 매달린다. 누군가는 순진한 이들의 유일한 재산인 보상금을 노리고, 또 누군가는 유혹에 쉽게 넘어가 버린 과거가 폭로될까 두려워하며 타인을 기망하고, 그런가 하면 누군가는 보이지 않는 신의 품에 안겨 축복을 누릴 것을 열망한다.

탐욕과 무구한 환상이, 가장과 진심이 뒤섞인 채 모든 경계가 흐릿해진 이 ‘과신지옥’에서, 가장 통렬한 한마디는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다. 자신이 저질렀으며 누구에게도 책임을 미룰 수 없는 실제적인 죗값을 스스로 탕감해 주는 이 한마디, 그리하여 인물들은 마치 스스로를 구원하기라도 한 듯 신앙으로 충만한 괴물로 돌변한다. 전작 ‘돼지의 왕’에선 학교폭력과 가정폭력의 세계를 사적인 측면으로만 제한하는 한계를 보였지만, ‘사이비’는 한국사회의 구석구석에 만연한 ‘믿고자 하는’ 열망의 파시즘을 샅샅이 파헤치는 뚝심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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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티 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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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성의 살인 병기 마세티(대니 트레조)는 마약 전쟁에 우연히 끼어들었다가 전작의 모험을 함께 했던 동료 사타나(제시카 알바)를 잃는다. 한편 전 세계를 전쟁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으려는 억만장자 무기상인의 음모와 마약전쟁을 막기 위해 미국 대통령(찰리 쉰)은 마세티를 고용한다. 대통령은 마세티에게 임무를 완수하면 미국 시민권을 주겠다고 약속한다.



헝거게임 : 캣칭 파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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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니스(제니퍼 로렌스)는 헝거게임에서 우승한 뒤 독재국가 판엠의 절대 권력을 위협하는 존재가 된다. 승리의 기쁨을 채 만끽하기도 전, 캐피톨은 게임의 공동 우승자였던 캣니스와 피타(조쉬 허처슨)에게 75회 스페셜 헝거게임의 재출전을 강요한다. 역대 최강의 우승자들이 모인 헝거게임에서 캣니스는 적인지, 동료인지 알 수 없는 막강한 도전자들과 맞닥뜨린다.



결혼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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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일주일 전, 전직 야구선수 태규(김강우)와 비뇨기과 의사 주영(김효진)은 서로의 충격적인 과거를 알게 된다. 연애 7년차인 스타 쉐프 원철(옥택연)과 네일 아티스트 소미(이연희)는 권태기에 시달리고, 소미는 제주도 여행길에 만난 가이드 경수(주지훈)에게 운명적으로 끌린다. 노총각 건호(마동석)는 우크라이나 미녀 비카(구잘)와 결혼을 앞두고 몸에 이상 징후를 느낀다.


글 김용언 영화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