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자전거공방 ‘두부공’ 대표 김두범

“자전거가 상품이 아니라 소통의 매체로서, 운동도구가 아니라 세상을 좀 더 넓혀 주는 탈것으로서 ... 자전거에 ‘다른 의미’라는 온기를 넣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손으로 자전거를 만드는 젊은 장인 ‘두부공’ 김두범 대표의 말이다. 너무나도 흔한 ‘자전거’에 ‘소통’과 ‘세상’이라는 의미를 입힌 그의 이야기에 어딘가 인문학의 향기가 묻어 있다. 아니나 다를까 국문학을 전공한 그는 자전거의 매력에 푹 빠져 장인이 되었고, 자전거 세계에서도 독특한 철학으로 주목받고 있다. “빠르거나, 가벼운 것만 좋은 것이 아니라 내게 꼭 필요하고 잘 맞는 게 좋은 것”이라고 말하는 그를 만나 자전거와 세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청년 CEO에게 배우자] 뚝딱뚝딱 두 손으로 만든 자전거, 온기를 품고 세상을 누비다
Q 두부공이 무슨 뜻인가요?

A 별명이 두부예요. 이름이 김두범이라 그런가 봐요. 두부에 ‘장인 공(工)’자를 붙여서 두부공이라고 지었죠.


Q 국문학을 전공했는데 어떤 계기로 자전거를 만들게 되었나요?

A 처음엔 취업을 하려고 했어요.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했죠. 왜 하필 자전거였냐면, 자전거 만드는 일이 사람 손으로 하는 일 중에 가장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제가 만든 자전거가 사람들의 삶의 영역을 넓혀 주고,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좋은 쪽으로 쓰일 수 있으니까요.
[청년 CEO에게 배우자] 뚝딱뚝딱 두 손으로 만든 자전거, 온기를 품고 세상을 누비다
Q 어떻게 배웠나요?

A 자전거업계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보통 자전거를 타셨던 분들이나 마니아들이 많아요. 하지만 저는 그런 게 아니라서 처음부터 모든 것을 하나씩 배워야 했어요. 일단 바이크아카데미에서 정비를 배웠어요. 그곳에서 수제 자전거를 만드는 분에게 수업을 받았죠. 내친 김에 일본에 가서 자전거를 배웠는데, 미국에 가서 좀 더 깊이 배워 보라는 권유를 받게 되었어요. 결국 미국으로 건너가 9개월 정도 자전거 유학을 했죠. 돌아와서 ‘두부공’이라는 공방을 연 게 2011년 6월이에요.


Q 자전거의 매력이 뭔가요?

A 바퀴를 가진 모든 것들은 공통적인 매력이 있어요. 자전거도 마찬가지죠. 대부분의 기술이 인간에게 편리한 방향으로 발전하는데, 자전거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발전이 멈췄다고 할 수 있어요. 이게 바로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자전거는 사람의 힘으로 밟아서 가는 것이기 때문에 인문학적인 범주 안에 머물 수 있지요.
[청년 CEO에게 배우자] 뚝딱뚝딱 두 손으로 만든 자전거, 온기를 품고 세상을 누비다
Q 어떤 미래를 꿈꾸나요?

A 우선 ‘버틴다’가 첫 번째 목표예요. 자전거업계는 버티는 일 자체가 어려워서 ‘일단 버티고 보자’가 목표인 거죠. 수제 자전거 시장은 아직 수익구조가 정착되지 않았어요. 장기적으로 수익이 지속 발생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두 번째 목표지요. 또 하나 꿈이 있는데, 지역사회 안에서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다 해 보는 거예요.


Q 지역사회에 관심이 많으시네요?

A 대안학교인 ‘민들레학교’에 재능기부 형태로 정비 수업과 리사이클링 작업을 했어요. ‘민중의 집’이라는 단체와 어울리다가 지역사회와 함께 자전거와 관련된 일을 하면 의미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에 대해 알면 더 좋고요.
[청년 CEO에게 배우자] 뚝딱뚝딱 두 손으로 만든 자전거, 온기를 품고 세상을 누비다
Q 후배들을 위해 한마디 하신다면?

A‘미생’이라는 만화를 보면 회사를 다니는 것도 ‘큰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회사를 다니며 사는 것도 ‘훌륭한 삶’이라고 생각하고 존중해야 해요. 자신이 평범하게 산다고 우울해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나는 꿈이 없는데 어떡하지’ 하며 주눅들 필요도 없어요. 자신이 하는 일에 자신감을 갖고 임했으면 좋겠어요. 하고 싶은 일이 없을 수도 있어요. 그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에요.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가는 하나의 과정으로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두부공이 알려주는 자전거 상식
[청년 CEO에게 배우자] 뚝딱뚝딱 두 손으로 만든 자전거, 온기를 품고 세상을 누비다
자전거라고 다 똑같은 자전거가 아니야
스포츠카, 트럭 등 자동차의 쓰임이 저마다 다르듯 자전거도 쓰임이 다르다. 흔히 사이클이라고 부르는 ‘로드바이크’는 도로에서 스피드를 내며 타는 것이다. ‘MTB(mountain bike)’는 비포장도로와 산악능선을 달릴 수 있게 설계된 자전거다. MTB와 로드바이크를 섞은 것은 ‘하이브리드’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생활형 자전거를 말한다.


주행할 때 편한 게 ‘좋은 안장’
좋은 안장을 고르는 기준은 없다. 브랜드마다 좋은 안장이라는 기준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앉았을 때 편한 안장보다 주행할 때 편한 안장을 골라야 한다는 것. 또 아무리 좋은 안장이라도 세팅이 잘못되었으면 주행 시 불편할 수 있으므로 자신의 체형에 맞게 안장을 알맞게 조절하는 것도 잊지 말자.


글·사진 김묘진 대학생기자(신구대 사진영상미디어 3) | 사진 김기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