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초간의 어색함은 세상이 멈춰 버린 듯 길기만 했다.
아니, 차라리 멈춰 버렸으면 했다. 예상했던 시나리오와는 전혀 다르게 흘러가는 전개에 ‘뻘쭘’ 그 자체. 다시 작업(?)에 들어갔지만 그때만 생각하면 민망하고 부끄럽고…. 스킨십 중 발생하는 어색한 그 ‘찰나’의 순간을 모았다. 도대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낭만팬더의 은밀한 성(性)상담소] “···”
Q 당연히 해야 하지만 하기는 싫은 그것, ‘콘돔’. 남자들은 콘돔 쓰는 걸 싫어한다고 하던데 여자도 마찬가지야. 더 느끼고 싶은데 못 느껴서 그러는 거냐고? 아냐. 서로를 느끼고 결정적인 순간이 되었을 때 부드럽게 섹스로 넘어가고 싶은데, 그는 그때마다 콘돔을 찾으려고 두리번거리기 일쑤야. 콘돔을 찾았다고 해도 남자가 그것을 착용하는 짧은 시간. 여자는 대체 무엇을 하고 있어야 하는 거야. 너무 뻘쭘하잖아! (원터치 콘돔을 개발하고 싶은 G양)

A 가만히 있는 것이 어색하다면 움직이면 된다. 손이든, 입이든. 남자가 재빨리 안전장치를 설치하면 다행이겠지만, 그 시간이 조금이라도 지체되면 무안함이 온 침대에 퍼질 확률이 높다. 이럴 때 여자가 움직이면 서로 더 뜨거워질 수 있다. 손보다 입으로 하면 효과 두 배!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하는 것이 섹스라면, 피임하는 순간에도 함께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다. 용기를 내어 오늘 밤엔 “내가 해줄게!”라고 속삭여 보자.



Q 대체로 거사(?)를 치르는 날이면 그녀가 옷을 간편하게 입곤 하는데, 그 날은 술김에 예상치 못한 거사가 진행됐어. 그녀가 그날 입은 옷은 벗었는데도 입고 있는 것 같은 스키니진. 지나치게 타이트한 나머지 바지의 버클, 바느질 자국이 몸에 찍히는 그런 ‘꽉끼니진’ 말이야. 자신도 잘 못 벗는 그런 바지, 그걸 술에 취한 내가 벗기려니 얼마나 힘들겠어. 이미 우리는 뜨거워졌는데, 이제 로켓 발사만 앞두고 있는데! 바지를 내리는 데 집중하느라 술 깨고, 분위기 깨고. (그녀의 바지를 찢고 싶은 H군)

A. 바지 내리는 일에 ‘집중’할 시간이 있다니 놀라울 따름. 이때는 여자가 능동적으로 움직여야 마땅하다. ‘조금만 도와주면 알아서 벗던데?’라는 답이 돌아올 수 있도록. 개인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남자들은 ‘스키니진’을 굉장히 섹시하게 여긴다고. 거사를 치른다고 벗고, 벗기기에 편한 옷을 입는 것은 매력을 떨어뜨리는 일! 남녀 모두 옷 벗는 것에 신경 끄고 어떻게 하면 더 섹시해 보일지에 대한 연구에 몰입하자. 서로가 흥분할 만큼 충분히 섹시하다면 옷이 안 벗겨진다고 해도 민망해할 일은 없다.



Q 너도 나도 처음인 그때! 걱정 반 기대 반으로 합체 작업에 들어갔는데, 눈 감고 한참을 기다려도 그의 촉감이 느껴지지 않더라고. 살짝 눈떠 보니 아래를 바라보며 무언가에 초집중하고 있는 이 남자! 뭐하나 봤더니 길을 못 찾고 있는 거야. 당황하는 그와 멍 때리고 있는 나 사이의 그 어색한 분위기란.
(최신형 내비게이터 E양)

A 초행길에서는 누구나 헤매는 법. 단언컨대, 이때 여자는 남자가 길을 찾을 때까지 잠자코 기다려야 한다. 답답하다고 ‘내비게이션’을 자청한다면, 남자는 ‘이 여자 뭐야?’라는 의문에 사로잡힐 것이다. 길을 잃었다고 해서 길만 쳐다보고 있을 일도 아니다. 키스를 하며 길을 찾거나 한 손으로는 애무를, 한 손으로는 길을 바삐 찾으면 어색함에서 벗어날 수 있다.
쉬지 말자, 뭐든지!



※낭만팬더 친해지고 싶은 사람과는 야담부터 나눈다는 성진보주의자.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할 은밀한 고민을 의심 없이 털어놓아도 좋을 상대다. 단언컨대 공감능력 갑(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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