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님~ 많이 당황하셨어요?

Q 손 키스, 손키스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할 때나 가슴에 손을 얹는 줄 알았지, 키스할 때 가슴에 손을 얹을 줄 알았나. 샤워할 때나 가슴을 문지르는 줄 알았지, 키스할 때 가슴을 주물러 댈 줄 알았나. 꽤 건전한 10대를 보냈는지, 그간 봐 온 어떤 영화에서도 이런 장면은 없었는데.

사귄 지 일주일째. 그리고 그를 기다린 지 2시간째. 술 냄새를 타고 온 그의 첫마디는 “우리, 조용한 곳으로 갈까?”였어. 그 때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눈을 바라보고 있었나, 아니 입술을 보고 있었나…. 눈 깜짝할 새에 내 인생의 첫 키스가 시작됐어. 수능 끝나고 봤던 야동에서는 키스하는 장면이 도통 나오지 않아서 키스가 궁금했는데, ‘옳다구나…’싶더라고.

숨은 언제 뱉는지 고민에 휩싸일 때 즈음 발갛게 달아오른 그의 손이 느껴졌어. 덥석, 내 가슴을 물었지.

덫에 걸리면 이런 느낌일까? 당황스럽고 놀랍고, 어찌해야 하는지 모르는 거. 남들보다 큰 가슴이 우둔해 보일까 그간 온갖 수를 써서 감춰 온 나에게 이런 놀라움을 선물하다니! 거부하진 않았어. ‘성인식’인가 싶었거든. 가슴을 내줘야 성인답게 키스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어.
간편하게 걸친 티셔츠가 더 ‘성인스러운’ 첫 키스로 만들었어.

그는 뜨겁게 달아오른 손으로 티셔츠를 가끔씩 들추며 간을 봤거든. 가로등 불빛이 우리만 비추고 있는 줄도 모르고. 그날 밤, 성인의 세계에 입문한 나에게 스스로 감탄하며 가슴을 한참 내려다봤던 기억이 나.
공공장소였다는 걸 그나마 위안 삼으며.

A 누군가는 키스를 ‘인간이 터득한 신의 숨결’이라고 정의했다. 그리고 대학생의 절반은 캠퍼스에 발을 들여놓고 나서야 신의 숨결을 느낀다. 아니라면 아니겠지만. 그리고 이때 자신의 가슴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알고선 고민에 휩싸이는 여대생이 많다. 실제로 시시콜콜한 연애 상담 게시판에는 ‘왜 남자들은 키스할 때 가슴을 만지나요?’라는 질문이 적잖게 올라온다.

이 질문에 남자는 1초도 안 되어 ‘본능’이라는 단어를 꺼낸다. 그리고 이 질문에 여자는 수만 가지 생각에 사로잡힌다. 그래서 여자는 ‘이 남자가 저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요’, ‘섹스하려고 만나나 봐요…’, ‘순수한 줄 알았는데 실망했어요’라는 답을 내놓는다.

어느 학자의 말을 빌리자면, 스킨십을 하는 데 있어 여자는 더 섬세하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지만 남성은 그저 설계된 생물학적 프로그램에 따라 움직일 뿐이라고.

여자는 키스하는 동안에도, 애무하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생각’을 한다는 말씀. 첫 키스라면 더욱 그렇다.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남자는 그 순간에 집중하는 반면, 낭만적인 키스(사탕은 없을지언정)를 꿈꿔왔던 여자는 남자의 움직임에 더듬이를 세우느라 바빠진다.

‘밀쳐냈어요’, ‘귀엽더라고요. 내가 얼마나 매력 있으면 이럴까 싶어서’, ‘무안할까 봐 그냥 뒀어요’ 여자들이 가슴 스킨십에 대처하는 방법이다. ‘밀쳐냈다’는 답은 상상만 해도 무안하고 당황스럽다.

첫 키스에서의 과도한 스킨십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정직한 소통 도구=스킨십’이라는 공식을 무너뜨릴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무안하지 않게, 그리고 실망시키지 않도록 하는 방법 중 하나로 스킨십
전의 ‘의사소통’을 추천한다. 손끝으로 시작한 스킨십이 어디까지 이어져야 할지 함께 정하자는 것이다. ‘계산적인 스킨십이 아니냐, 진정한 사랑이 아니다!’라는 반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어머니는 말씀하셨다. 눈을 바라보면 손을 만지고 싶고, 손을 만지면 입술을, 입술을 만지면 가슴, 가슴을 만지면…. 아! 그런 거라고.

키스가 ‘서비스’나 ‘섹스의 수단’, ‘테크닉’이 아니라는 것만 서로 알고 있다면 손으로 하는 키스는 문제될 것 없다.
[LOVE] 낭만팬더의 은밀한 성(性)상담소
※낭만팬더 친해지고 싶은 사람과는 야담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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