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를 단순히 선과 선의 조합이라고만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체크만큼 종류가 다양하고 역사가 깊은 무늬는 없을 테니까. 이번 시즌 런웨이를 장악하고 스트리트를 평정할 체크무늬를 꼼꼼하게 ‘체크’할 것.

글 이동찬 기자 | 사진 서범세 기자



TARTAN
[Fashion Item] CHECK POINT
킬트 치마로 잘 알려진 타탄 체크는 두께와 색상이 다양한 선들로 구성된 격자무늬다.
두 색상의 선이 겹치는 점에서는 새로운
색상이 나타나 색감이 다양하고 화려하다.
고대 켈트족이 타탄 체크 옷을 입었다는 기록이 있으며 16세기부터 스코틀랜드에서 씨족을 구분하기 위해 사용되면서 그 무늬가 뚜렷해졌다. 타탄은 이토록 기원과 역사가 깊어 클래식한 패턴이기도 하지만 1970년대에 디자이너 비비안 웨스트우드가 타탄 체크를 펑크 문화와 접목한 이후로 반항을 상징하기도 한다.

타탄 체크 데님 5만9000원, 엠블럼이 새겨진 타탄 체크 슈즈 4만9000원 모두 풀앤베어



ARGYLE
[Fashion Item] CHECK POINT
마름모꼴의 바둑판 무늬와 격자무늬가 조합된 패턴을 아가일 패턴이라 한다. 스코틀랜드 아가일 지역의 씨족 문양 또는 17세기 하이랜드 사람들이 신던 양말 무늬에서 유래했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과 미국에서 아가일 패턴의 니트가 유행했다. 아가일 체크는 클래식함이 주로 느껴지지만 많은 스포츠팀이 팀의 문양으로 사용할 만큼 색의 조합에 따라 역동적인 분위기도 연출할 수 있다.

아가일 체크 양말 4300원 유니클로



GLEN
[Fashion Item] CHECK POINT
작은 격자무늬들이 모여 또 하나의 큰 격자무늬를 이루는 글렌 체크도 스코틀랜드에서 유래했다. 글레너카트라는 지역의 한 백작부인이 자신의 사냥터를 관리하는 사람들을 위해 직조한 무늬라고 알려졌으며 지역명에서 ‘글렌’이라는 이름이 유래됐다. 20세기 초반 영국의 왕자 윈저 공이 글렌 체크를 사랑한 것으로 유명하며 그가 좋아했던 패턴을 그의 별칭을 붙여 ‘프린스 오브 웨일즈 플래드’라고도 부른다.

셔츠 형태의 글렌 체크 재킷 가격미정 주크



TATTERSALL
[Fashion Item] CHECK POINT
태터솔 체크는 두 색상의 얇은 격자무늬가 조합된 패턴이다. 18세기 영국 런던의 ‘태터솔’이라는 마시장에서 말들에게 덮이던 담요의 무늬였는데, 이 무늬에 마시장의 이름을 붙였다. 후에 승마 선수들이 태터솔 체크 셔츠를 공식적인 복식으로 갖췄다. 현재 태터솔 체크는 남성의 셔츠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태터솔 체크 셔츠 6만9000원 티엔지티



MADRAS
[Fashion Item] CHECK POINT
과거 ‘마드라스’라고 불리던 인도 첸나이 지방에서 짠 면직물의 패턴을 마드라스 체크라 부른다. 다양한 격자무늬가 조합되어 타탄 체크처럼 화려하다.

다만 타탄 체크가 사선 모양의 능직으로 직조된 반면, 마드라스 체크는 실이 한 올씩 교차되는 평직으로 직조된 것이 차이점이다. 또한 색감이 부드럽고 물이 빠진 듯하다. 다양한 천 조각을 이어 붙인 패치워크 스타일로 많이 접할 수 있다.

마드라스 체크 셔츠 가격미정 코르시코



SHEPHERD
[Fashion Item] CHECK POINT
셰퍼드 체크는 스코틀랜드 하이랜드의 양치기들이 입었던 옷의 무늬다. 하운즈투스와 비슷하지만 직조할 때 올을 배열하는 수가 달라 이빨 무늬가 뚜렷하진 않다. 무늬로만 보면 깅엄 패턴과 비슷하나 실이 한 올씩 교차하는 평직으로 이루어진 깅엄에 비해 셰퍼드 체크는 사선이 뚜렷하게 보이는 능직으로 직조된다. 서로 다른 두 색상의 셰퍼드 체크로 구성된 것을 건클럽 체크라고 한다. 1874년 미국 수렵협회의 유니폼 무늬로 사용되어 ‘건클럽(Gun club)’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건클럽 체크 패딩 베스트 21만 원 에이글



GINGHAM
[Fashion Item] CHECK POINT
깅엄은 ‘줄무늬’를 의미하는 말레이시아어 ‘genggang’에서 유래했다. 17세기에 처음 유럽에 도입됐을 때 깅엄이 격자무늬가 아닌 줄무늬였기 때문이다. 18세기 영국에서 격자무늬의 깅엄 패턴을 만들면서 현재의 모습이 완성됐다. 주로 식탁보나 앞치마를 연상케 하는 패턴이지만 1930년대 영화 ‘오즈의 마법사’에서 도로시가 깅엄 패턴 원피스를 입고 나오면서 선풍적인 유행이 됐다. 프랑스 배우 브리짓 바르도는 결혼식 때 깅엄 패턴 웨딩드레스를 입을 정도로 이 무늬를 좋아한 것으로 유명하다.

큼직한 깅엄 체크 셔츠 8만9000원 플랙진, 파란색과 흰색이 조합된 깅엄 체크 셔츠 4만9000원 풀앤베어, 두 색상의 깅엄 체크가 들어간 셔츠 8만9000원 바이크리페어샵



HOUND'S TOOTH
[Fashion Item] CHECK POINT
‘사냥개의 이빨’을 의미하는 하운즈투스는 말 그대로 패턴이 사냥개의 뾰족한 송곳니를 닮아서 붙은 이름이다. 19세기 스코틀랜드 로랜드의 양치기들이 주로 하운즈투스 패턴의 외투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러니하게도 1930년대에는 상류층이 부의 상징으로 이 패턴을 사용하기도 했다. 흰색과 검은색의 조합이 눈에 띄게 많으며 울 소재에 주로 사용된다. 조금 더 작고 섬세한 무늬를 도그즈투스(Dog’s tooth)라고 부른다.


하운즈투스 체크 니트 6만9000원 자라, 픽셀로 표현한 하운즈투스 체크 레깅스 2만5000원 스트라디바리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