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국정감사에서 여성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 통계 하나가 나왔다. 강간, 강제추행 등 성범죄가 25분마다 일어나고 있다는 소식이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가 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검찰청이 발표한 ‘2012 범죄분석’에 따르면 성인 성범죄는 1만7444건에 달하고, 이 가운데 96%의 피해가 여성에게 집중됐다. 그렇다고 학교생활, 사회생활을 포기할 수도 없고, 어떻게든 안전장치를 강화하는 수밖에 방법이 없다. 상황별 범죄 피하는 요령과 하나쯤 장만해둘 만한 호신용품을 소개한다.


1. DMB 그만 보고 주변 살피며 걸어라’
[무서운 밤길 스스로 지키기] 안전한 귀가를 위한 3단계 완벽 대처법
엘리베이터·집 앞

성범죄자의 대다수는 계획범이다. 미리 피해자의 출퇴근 시간 같은 생활 패턴을 알아두거나 도로변에서부터 집 근처까지 따라오는 경우가 많다. 늦은 시간 귀가할 때는 엘리베이터 입구, 위아래 계단을 살펴보자. 남성과 단둘이 타는 일은 피하는 게 상책. 무엇보다도 가장 위험한 곳은 집 앞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끝까지 경계를 늦추지 말 것.

1. 엘리베이터 안을 살피기

ex) 좌우 위아래, 조명 이상 여부


2. 낯선 사람과 함께 탑승한 경우 비상벨/층계 버튼 옆에 서기. 이때 상대에게 등을 보이지 말 것. 집 안에 사람이 있는 것처럼 간단하게 통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 “나 지금 엘리베이터 탔어~”
[무서운 밤길 스스로 지키기] 안전한 귀가를 위한 3단계 완벽 대처법
택시

1. 콜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택시 이용 방법.

2. 일반 택시에 탑승했다면 뒷자리에 탈 것.

3. 동승을 권유하거나 차 밖으로 나가는 상황은 거절하라.

4. 택시 번호를 기억해둘 것. 번호판 사진이나 차 번호를 메시지로 지인에게 전달해두라.

5. 택시기사가 음료수를 권하거나 휴대폰을 빌려달라고 한다면 과감하게 거부 의사를 밝힐 것.

6. 구체적인 도착지를 알리지 마라. 목적지 근처 편의점이나 대로변에서 내리는 게 좋으며, 내비게이션에 목적지 주소를 입력하지 말 것.
[무서운 밤길 스스로 지키기] 안전한 귀가를 위한 3단계 완벽 대처법
빌라·자취집

1. 택배 배송지는 학교나 직장으로 지정하자. 집 정보는 가급적 오픈하지 말 것.

2. 집까지 오는 길에 이어폰을 끼거나 DMB 시청을 자제하자. 주변을 살피며 걷는 것은 물론 자신의 생활 패턴이 드러나지 않도록 조심할 것.

3. 방과 화장실의 창문을 닫고 다니자. 간혹 인터넷 선이 창문 밖에 연결돼 있어서 늘 열어놓는 경우가 있다. 현관의 우유 투입구는 막는 게 상책.



2. 안심귀가 관련 서비스 이용하기

서울시 ‘여성 안심귀가 스카우트’

서울시가 여성들이 늦은 시간에 안심하고 귀가할 수 있도록 집 앞까지 동행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여성의 안전한 귀가를 돕고 범죄 발생이 높은 지점 순찰이 주된 업무이며, 지원 시간은 밤 10시~새벽 1시.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다면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 도착 30분 전에 120 다산콜센터 또는 구청 상황실로 전화해 안심귀가 스카우트 서비스를 신청하면 된다. 신청자 거주지 구청 야간 당직실과 바로 연결, 동행해줄 스카우트를 배정해준다. 원하는 장소에 도착하면 노란색 근무 복장을 하고 있는 스카우트를 만나 신분증을 확인하고 함께 출발하면 된다. 스카우트는 신청인의 동선에 지장을 주지 않게 뒤편에서 함께 걷는다. 주중에만 운영되며 비용은 무료, 이용횟수 제한도 없다.



인터넷 성범죄자 알림e (www.sexoffender.go.kr)
[무서운 밤길 스스로 지키기] 안전한 귀가를 위한 3단계 완벽 대처법
범죄자의 신상, 우리 동네의 성범죄율이나 위험 지역을 확인할 수 있다.



인지도(www.inzido.co.kr)
[무서운 밤길 스스로 지키기] 안전한 귀가를 위한 3단계 완벽 대처법
귀갓길 안전 관련 앱. 보호자·지인에게 위치 전송이 가능하며 통화 시 남성 음성 지원, SOS 위치 수신 등 안심귀가 관련 도움을 받을 수 있다.



3. 머스트 해브 호신용품 장만하기
[무서운 밤길 스스로 지키기] 안전한 귀가를 위한 3단계 완벽 대처법
호신용 경보기&호루라기

경보기에는 ‘버튼형’과 ‘고리형’이 있다. ‘고리형’은 위급한 상황에서 경보기를 놓쳐도 계속 소리가 나기 때문에 더 요긴하다. 호신용 호루라기는 위급 상황에서 재빨리 꺼내 불면 된다. 위급한 상황에서 가능한 빨리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다. 조작이 쉽고 가방이나 스마트폰에 달고 다닐 수 있어서 휴대성 면에서도 우수하다.

※주의사항

●소음 수준이 130데시벨 이상(비행기 엔진 소리 정도)인 제품이 효과적이다. 소리가 작으면 오히려 역공격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데시벨 확인 후 구입할 것.

●상대방을 직접적으로 공격하는 무기가 아니기 때문에 경보기가 울린 후 어떻게 행동할지 평소 생각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추천 제품

●휘슬케이스

스마트폰 케이스에 호루라기를 결합한 제품으로, 스마트폰 위쪽에 호흡구를 두고 위급한 상황에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120데시벨 이상의 소리를 낸다.

1만~3만 원.



휴대용 호신봉
[무서운 밤길 스스로 지키기] 안전한 귀가를 위한 3단계 완벽 대처법
위급 상황 발생 시 봉의 손잡이를 잡고 아래로 힘차게 뿌려 삼단봉 전체를 편 다음 상대방의 신체를 가격한다. 관절이나 손목뼈, 쇄골, 얼굴 부위 등을 가격하는 것이 더 효과적. 강철로 만들어져 치명타를 가할 수 있으므로 방어보다는 적극적으로 위기 상황을 모면할 때 더 효율적인 제품. 응급 상황 시 유리창이나 간이 설치물을 파괴하고 탈출을 시도할 때도 유용하다.

※주의사항

●3단으로 펼치는 조작법에 익숙해져야

위급 상황 때 적절히 사용할 수 있다.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완력이 있어야 한다. 힘이 센 사람이

사용하기 유리하다.

●벨트와 멜빵을 함께 구입해

휴대성을 높일 수 있다.

※추천 제품

●접이식 삼단봉

접었을 땐 18cm 내외이나 3단으로 된 것을 펴면 50cm 내외의 호신봉이 된다. 5만 원.



호신용 스프레이
[무서운 밤길 스스로 지키기] 안전한 귀가를 위한 3단계 완벽 대처법
현재 호신용품 가운데 시중에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는 제품이 바로 ‘호신용 스프레이’다.

분무를 하면 상대는 20분 정도 심하게 기침을 하고 눈물과 콧물을 흘리며 괴로워하게 된다. 시야 확보가 불가능해져 제2의 행동을 취하지 못한다. 간편한 휴대성, 쉬운 사용법이 장점.

※주의사항

●당황하여 분사 방향을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사용하게 되면 자칫 본인에게 피해를 입히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파우치 같은 곳에 넣지 말고 위급 상황에 즉시 꺼내 쓸 수 있도록 한다.

●분사 거리가 짧아 상대와 매우 가까이에 있을 때만 효력이 발생한다.


※추천 제품

●화장품 모양 스프레이

에센스나 로션 병 같은 펌프식 형태의 화장품 용기에 담겨 있기 때문에 호신용 스프레이처럼 보이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분사 거리 1~3m 내외이고, 보통 40회 정도 분사 가능한 양이 담겨 있다. 2만~5만 원대.



성범죄에 관한 잘못된 인식 3가지
과다 노출 때문에 성범죄가 늘어난다?


성범죄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노출이 없는 평범한 의상을 입었다고 해서, 위험한 장소에 가지 않았다고 해서, 믿을 수 있는 사람과 함께 있다고 해서 범죄를 완전히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지하철 성추행의 경우 미니스커트의 여성보다 청바지를 입은 여성의 피해가 더 높다. 스커트 차림의 여성이 주변인의 시선을 끌기 때문에 범죄자가 타깃으로 선택하기 힘들다.



성범죄자는 사회 부적응자?

성범죄자의 과반수가 대학 교육을 받았고 겉으로는 평범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다. 보통 성범죄자는 잘못된 성의식과 내적 질병을 가지고 있지만 드러내지 않을 뿐이며, 범죄를 계획하는 데 머리 회전이 빠르고 영리하다. 성범죄자 중에는 인상이 좋고 외모가 출중한 사람이 상당히 많다. 상대방이 경계를 풀도록 하기 위해 좋은 인상과 매너 있는 행동으로 위장하기도 한다. 외모가 반듯하면 사회성이 좋고 젠틀할 것이라는 편견을 역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성욕은 억제할 수 없는 본능이다?

성욕은 억제 가능하다. 인간은 식욕과 배변 욕구는 참을 수 없지만, 성욕은 억제할 수 있다. 그러나 성범죄자는 욕구를 통제하지 못한다. 잘못된 성 관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성범죄가 ‘폭력’인 이유는 성행위가 욕구로 유발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권위와 힘을 약자에게 행사하려는 ‘폭력’의 의미로 행해지기 때문이다. (참고 : JTBC ‘우리는 형사다’)



글 장혜영(상명대 시각디자인 4)·권자경(숭실대 경영 2) 대학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