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추천해주셔서 지원했습니다.”

“아버지가 이 일을 하고 계셔서 저도 자연스럽게 접했습니다.”

“부모님의 기대가 크십니다. 반드시 합격해서 기쁘게 해드리고 싶어요.”

“유망한 중소기업에 합격했는데, 아버지가 반대하셔서 입사를 포기했습니다.”
[최경희의 토닥토닥 솔루션] 얼른 취직해서 부모님 기쁘게 해드리고 싶니?
취업 현장에서 만나는 20대들에게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다. 특히 수능에 실패했거나 청소년기에 빗나간 행동이라도 했던 이들이 20대가 되어 부모님을 더 많이 생각하는 것 같다. 문제는 자기 자신이 처한 상황, 자신의 앞날을 생각하기보다 부모님의 기대와 조언에 더 많은 비중을 둔다는 점이다. 어린 시절부터 의사결정이 주도적이지 못했거나 부모님의 결정에 의지했던 경우는 더욱 심하다.

이런 친구들이 가는 길은 어떨까. 예상하는 바처럼 그렇게 좋은 결말은 아니다. 정작 부모가 바라는 일을 하거나 직장에 다닌다 하더라도, 본인은 고통스러울 뿐이다. 흥미가 없으니 업무 성과는 매우 더디게 나고, 그제야 ‘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하지 않았을까’ 고민하게 된다. 20대 초반에 결론을 냈어야 할 고민을 30대가 되어서야 시작하는 것이다.

진로를 정하거나 직업을 선택할 때 부모님과 충분한 대화가 필요하다. 그러나 맹목적으로 따를 이유는 없다. 특히 자신이 원하지 않은 전공을 선택해야 했던 사람이라면 직업 선택에 앞서 더욱 신중해야 한다.



부모님 세대의 직업 가치관에 대해 이해하라

부모님 세대는 대학 졸업생 수가 지금보다 현저하게 적었다. 1970년의 대학 진학률은 26.9%였다. 현재의 대학 진학률은 80%가 넘는다. 당시의 대졸자와 현재의 대졸자는 구직 시장에서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부모님이 20대이던 시절에는 근면 성실을 기반으로 하는 제조업 중심의 산업 발전이 급격히 이뤄졌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우리가 부모님을 잘 모르는 것처럼 부모님도 우리 시대의 변화를 잘 모르신다. 직업의 변화와 시대의 변화에 대해 적극적으로 터놓고 이야기해야 한다. 관련 신문 기사나 책을 함께 읽는 것도 좋을 것이다. 혁신적인 기업의 사례 등도 함께 공유하며 부모님의 시야를 넓혀 드리자.



적성과 꿈의 중요성을 설명해 드리자

부모님 세대에는 적성이나 꿈 같은 단어가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먹고살기 바빴던 시절이라 당시의 ‘좋은 직장’ ‘좋은 직업’이란 가족을 잘 먹여 살리는 기반이었을 것이다. 결혼 연령이 늦춰지고 모든 게 풍요로워진 2013년의 젊은 구직자들에게 ‘밥’은 더 이상 중요한 가치가 아니다. 우리는 꿈과 적성에 맞는 직업을 골라야 행복한 세대다. 직업 선택에서 안정성을 중시하는 부모님 세대와는 전혀 다른 입장인 것이다. 자신의 꿈과 삶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에 대해 제대로 말씀 드려라. 설득하고 이해시켜야 한다.



‘안정성 보장’ 직업은 없다

몇 년 전만 해도 소셜커머스는 이 세상에 없었다. 인터넷으로 MIT의 수업을 들으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세상은 매우 빠르고 혁신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평소 ‘안정적인 직업’을 중시하는 부모님이 충분히 동의하는, 100% 이해하는 직업을 선택할 생각이라면 다시 한 번 고민할 필요가 있다. 그 직업이 현재 매우 안정적이고 10~20년 전에도 유망했던 직업이라면 더욱 재고해봐야 한다. 지금 최고로 꼽히는 직업들이 10년 뒤에는 ‘안정성’을 보장할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오히려 미래 지향적이고 새로운 분야의 직업을 생각해보는 것이 ‘안정성’을 위한 선택일지도 모른다.
[최경희의 토닥토닥 솔루션] 얼른 취직해서 부모님 기쁘게 해드리고 싶니?
최경희 링크스타트 대표

전국 100여 개 대학에서 취업·진로 관련 강의를 하면서 다양한 교육 관련 기획자로 활동 중이다. 사회에서 바라는 성공이 아닌, 자신만의 꿈을 실현하는 일을 찾도록 돕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