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경험이라도 ‘직무’와 연결하는 게 핵심”
만점에 가까운 토익 점수, 해외 유학, 네이티브 스피커 못지않은 회화 능력에 관련 자격증까지 몇 개 소유한 엄친아. 반면 가진 거라곤 열정과 자신감뿐인 평범남. 당신이 면접관이나 인사담당자라면 어떤 이에게 후한 점수를 줄까? 정답은 ‘모른다’이다. 단순히 높은 스펙이라고, 혹은 똘똘 뭉친 열정만이 당락의 기준이 될 순 없기 때문이다. 요즘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이 ‘스토리’에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얼마나 입사 준비를 잘했는지, 일과 회사에 대한 애정이 얼마큼인지는 면접장에서 혹은 자기소개서에 풀어낸 스토리에 오롯이 드러나게 마련이다. 그래서 현직에서 인사를 책임지고 있는 인담들을 직접 모셨다. 지금부터 애매모호하기 그지없는 스토리의 실체를 벗겨보자. 잡앤조이 스토리가 대세라고 한다. 기업이 스토리를 갖춘 인재를 찾는 이유는?정수옥 부장 사실 준비된 인재가 너무 많다. P&G의 경우 간단한 시험까지 치르기 때문에 한 번 더 검증된 셈이다. 그러다 보니 스펙보다는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전반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 바로 스토리다. 그런데 스토리 자체보다는 그 이야기를 통해 어떻게 역량을 발휘했는지가 더 중요하다. 얼마나 논리적으로 접근해서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냈는지, 리더십을 발휘해 팀을 어떻게 이끌었는지 등이다. 면접에서도 단순히 ‘이야기해달라’는 주문 대신 구체적인 경험을 묻는다. 구직자 입장에선 자기 경험을 이야기하는 거지만, 면접관은 그 사람이 얼마나 전략적인 사람인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이상환 과장 CJ E&M은 자기소개서를 정말 ‘다’ 읽는다. 워낙 준비된 좋은 친구들이 많아 상향평준화된 게 사실이다. 차별점을 찾기 위해선 스토리를 볼 수밖에 없다. 얼마나 직무에 대한 준비가 돼 있느냐를 스토리를 통해 찾는 게 요즘 채용 트렌드다. CJ E&M은 문화 콘텐츠를 다루는 기업이다. 그러다 보니 ‘우대 전공’이란 게 딱히 없다. 그러니 스토리가 더 중요해진다. 콘텐츠를 얼마나 능동적으로 소비하는지, 우리 콘텐츠에 대해 얼마나 연구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서상원 부장 호텔 역시 소위 명문대를 비롯한 고스펙자들이 몰린다. 100~150 대 1의 경쟁률은 기본이다. 인적성 검사나 해외 경험 등 일률적인 스펙이 많은 편인데,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스토리텔링을 통해 진정성, 다양성, 열정, 패기 등을 차별화해 볼 수밖에 없다. W호텔의 경우 수시채용이 많지만, 역시 대화 위주의 면접이 채용의 핵심이다. 예전에는 인사팀에서 준비해온 질문을 던지는 방식이었다. 구직자들에게 ‘예스 or 노’를 원하는 질문이다. 요즘은 최고의 재원보다는 우리 직무에 맞는 최적화된 인재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대화를 이어가다 보면 경험 속에 녹아 있는 다양한 면을 확인할 수 있다.
잡앤조이 그렇다면 지원자 입장에서 스토리를 어필할 수 있는 노하우가 있나?
정수옥 부장 예를 들어 자기가 쓴 책을 들고 온 친구도 있었다. 직접 찍은 영화를 들고 온 경우도 있었고. 일본에서 근무할 때는 ‘정치인’을 꿈꾼다는 지원자도 있었다. 얼핏 P&G와 관련 없는 꿈일 수도 있지만, P&G를 통해 자기의 꿈인 ‘경제민주화’를 이루겠다는 목표가 너무나 확실한 경우였다. 결국 채용했다. 사실 이것저것 많은 자료를 들고 와서 증명할 필요는 없다. 그런 자료를 꼼꼼히 들여다볼 여유도 없다. 책을 언제 읽고, 영화를 언제 보겠나.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결과를 어떻게 만들어냈는지 말로 확인시켜 줘야 한다는 것이다. 면접은 결국 인터뷰가 아닌가. 흥미진진한 이야기라면 지원자와 면접관의 입장을 떠나 듣고 싶어지는 게 사실이다.
이상환 과장 채용의 전 과정에서 스토리를 확인한다고 보는 게 맞다. 서류부터 테스트 전형까지. 면접은 당연하다. 내가 왜 이 직무를 하고 싶고, 이 회사에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 스토리를 통해 확인한다. 가끔 ‘이렇게 완벽하게 준비했는데도 떨어진 이유가 뭐냐’며 항의 메일을 받기도 하는데, 중요한 건 단순한 경험의 나열이 아니다. 대신 그 경험을 통해 얼마나 직무를 잘 이해하고 일할 수 있는지 드러나야 한다. 원초적으로 파고들어 가면 결국은 ‘나’에 대한 고민이다. 그런 고민이 직무와 연결되는 흐름을 갖고 있어야 면접도 일관되게 진행된다. 아니면 금방 밑천이 드러나게 돼 있다.
정수옥 부장 P&G는 대부분 인턴십을 거쳐 채용한다. 몇 달 동안 최소 하루 8시간 이상 함께 근무한다고 상상해보자. 인터뷰 때는 ‘이렇게 배워, 이렇게 회사 발전에 공헌하겠다’고 장담하지만, 두 달만 지나도 그게 진짜인지 아닌지 드러나게 마련이다.
서상원 부장 W호텔은 일단 자기소개서를 꼼꼼하게 훑어본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면접을 본다. 때론 자기가 쓴 자소서 내용에 대해 바로바로 답하지 못하는 지원자도 있다. 보여주기식 작성이기 때문이다. 스토리는 결국 자기 경험이다. 그리고 자소서 내용이 사실인지, 겪은 내용이 무엇인지, 얘기하고자 하는 게 뭔지 확인하는 과정이 바로 면접이다. 잡앤조이 특별히 끌리는 스토리나 유형이 있다면?
이상환 과장 ‘평범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일수록 ‘어떤 스토리를 만들어내야 하나’ 강박관념이 심한 것 같다. 인사담당자들이 자소서를 꼼꼼히 본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기 때문이다. 여러 자소서 중 인상 깊은 사례가 있다. 외국어를 잘하고, 해외 대학에서 공부한 친구가 부지기수다. 그런데 한 지원자가 ‘일본어를 한마디도 못했다’며 자소서를 시작했다. 하지만 ‘일본 영화를 너무 좋아해 이를 원어로 감상하고 싶어 일본어 공부를 시작했다’더라. 이거야말로 콘텐츠에 대한 애정, 글로벌 감각 등을 함축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실제로 합격했다. 무언가 보여주겠다는 강박관념보다는 평소 겪었던 사례들을 잘 찾아보면 저마다 하나씩의 무기는 꼭 있다.
서상원 부장 신입과 경력은 조금 다르다. 경력은 말 그대로 다양한 경험이 있어 스토리도 풍부하게 마련이다. 반면 신입은 직무나 기업과 관련한 스토리를 만들어낸다는 게 여간해선 쉽지 않다. ‘평탄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학교생활, 가족관계 등 세세한 부분을 생각해보고 거기서 의미를 찾아야 한다. 큰 스토리는 사실 원하지도 않는다. 대신 진정성을 보여주는 게 더 중요하다.
정수옥 부장 요즘엔 이력서를 보면 빈 공간이 없다. ‘대학생이 이럴 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다. 나 같은 경우 그중 한두 개를 잡아 깊게 파고든다. 인턴십 경험, 수상 경험 등을 짚어 A에서 Z까지 알기 위해 최대한 노력한다. 그러다 보니 리더십을 통해 어떻게 조직에 공헌했는지, 그 사람의 가치관은 무엇인지 웬만큼 파악할 수 있다.
잡앤조이 구체적으로 기억에 남는 스토리 사례가 있나?
이상환 과장 광고영업 직무를 지원한 경우다. 영업에 얼마나 소질이 있느냐를 보여주기 위해 ‘우리 학교 최고의 퀸카를 어떻게 꼬여서 사귀었나’를 소개한 자소서였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장난으로 치부할 수 있겠지만, CJ E&M이기에 통했다고 본다. 또 그런 경험을 직무와 비유해 굉장히 잘 쓴 것도 사실이다. 이렇게 차별화된 경우는 눈에 확 띈다.
정수옥 부장 경력 영업직을 뽑을 때다. 아이비리그 나오고 뉴욕의 은행에서 애널리스트를 하던 친구가 신입으로 지원했다. 너무나 완벽한 스펙으로 탄탄대로를 걸어왔던 경우다. ‘20~30년 후의 자기 모습을 생각해보면 옆에 앉아 있는 아저씨의 모습이 떠오르더라. 이렇게 살다 보면 아무것도 안 되겠다. 바닥부터 경험해야겠다’는 게 지원 이유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1차 면접에서 떨어졌다. 스토리 자체는 너무 매력적이었지만, 직장에서 일했던 2~3년 동안 발휘했던 리더십, 전략적 접근을 전혀 표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서상원 부장 다큐에나 나올 법한 스토리도 있다. 명문대를 다니다 조리에 뜻을 두고 2년제 대학 조리과에 다시 진학해 호텔 조리를 배운 경우다. 주위의 온갖 반대를 무릅쓰고 일에 대한 열정을 보였고, 스스로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 채용을 결정했다. 면접관들도 깊은 인상과 감명을 받은 사례다. 반면 이야기 자체는 감동을 주지만, 직무와 전혀 연관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런 스토리는 감동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업무에 대한 이해와 동떨어진 스토리라면 결국 탈락할 수밖에 없다. 잡앤조이‘너무 평범한 삶뿐이다’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이상환 과장 구체적인 팁을 하나 드리겠다. 너무 대학 생활에만 얽매이지 말자. 오히려 중·고등학교 시절에 가치관이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대학 때 남들에게 뒤지지 않으려고 한 대외활동만으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나만의 꿈을 생각해보려면 중·고등학교 때 경험을 떠올려보라고 조언하고 싶다.
서상원 부장 살아온 과정을 정말 찬찬히 되짚어보면 스토리는 무궁무진하다. 관계 형성, 성장해온 과정 등이다. 사실 대학 4학년이 되도록 자기만의 스토리 하나 없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정수옥 부장 자기 자신이 뭘 원하는지를 정확히 아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이를 위해 정말 다양한 경험을 해볼 것을 추천한다. 경험이 많다면 스토리도 풍부해질 수밖에 없다. 또 하나, 이 회사에 지원해 능력을 펼쳐보겠다는 당당한 태도가 중요하다. 이를 어떻게 표현하느냐, 즉 인터뷰도 하나의 기술이다. 최대한 자신을 당당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이상환 과장 ‘어떻게 표현하나요’는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감명 깊었던 책, 미술작품, 영화 등 오브제를 활용하면 좋다. 특히 책을 많이 읽은 친구들이 자소서를 잘 쓰는 것 같다. 자기만 아는 좋은 문구라면 그만큼 개성 있고 독창적인 표현방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수옥 부장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걸 확인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롤모델’을 내세우는 것이다. 지원자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유명한 롤모델을 통해 지원자가 세상을 보는 눈, 삶을 대하는 태도 등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잡앤조이 진정성 있는 스토리를 판단하는 노하우가 궁금하다.
정수옥 부장 영업부 인턴을 인터뷰하는데 “돈이 부족해 내비게이션 생산 OEM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자랑하는 지원자가 있었다. 그런데 계속 듣고 질문을 하다 보니 불법 행위더라. 이렇게 질문을 계속 이어서 하다 보면 결국 진정성이 드러난다. 자기가 한 말이라도 진실한 내용이 아니라면 장시간 이어지는 면접에서 기억하기도 쉽지 않다. 애매모호한 부분이 있으면 시간을 두고 다시 질문하거나, 다른 관점으로 다시 질문하기도 한다.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물고 들어가는 것도 방법이다. 그렇다고 지원자를 불쾌하게 대하진 않는다.(웃음)
서상원 부장 자소서를 먼저 검토한 후 면접을 진행하는 건 대개의 경우 같다. 지원자가 풀어낸 스토리에 대해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 보면 자기 경험인데도 순간순간 주저하는 모습이 보인다. 과거의 행동을 계속 되짚다 보면 결국에는 진정성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드문 경우이긴 하지만 때론 교수, 친구 등 주변 지인에게 직접 확인할 때도 있다.
잡앤조이 그럼 속이 빤히 보이는 속임수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이상환 과장 동아리 활동이 대표적이다. 3~4개 동아리에서 모두 회장 아니면 부회장인 식이다. 경험상 하나의 동아리를 제대로 운영하는 것도 벅차지 않은가. 무조건 많이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학회, 동아리, 연합 동아리, 대외활동까지 하는 것마다 임원을 맡았다고 하면 일단 의심스러운 게 사실이다.
정수옥 부장 중국 현지 세미나에서 토론 세션을 맡아 이끌었다고 소개한 지원자가 있었다. 기업 입장에선 굉장히 매력적인 경험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문제는 중국어를 전혀 못한다는 거였다. 이런 경우 해당 이벤트에 공헌한 건 기껏해야 행사 준비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지레 의심하거나 감에 의존하기보다는 팩트에 기초해 진정성을 파악하는 것이 모든 면접관의 태도다.
잡앤조이 스펙 자체가 일에 대한 열정과 준비를 보여주는 것 아닐까?
정수옥 부장 인턴들에게 항상 하는 얘기가 있다. 기술은 가르치면 된다는 거다. 이른바 스펙은 짧은 시간 안에 트레이닝되는 스킬이다. 하지만 세상을 보는 눈, 가치관, 경험 등은 회사가 가르칠 수 없는 부분이다. 워드, 파워포인트로 완벽하게 만들어오는 자소서는 그저 ‘나이스한 수준’에 그칠 확률이 크다. 솔직히 자격증 코너는 잘 보지도 않는다. 오히려 겪어온 이력, 자소서 내용을 중시한다. 중국에 파견 보낼 일 있으면 회사가 중국어를 가르치면 된다.
서상원 부장 스펙은 이미 객관화돼 있는 자료다. 반면 스토리는 주관적인 내용인 경우가 많다. 스펙은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기본 척도에 불과하다. 요즘은 기업 내부의 육성 시스템이 너무나 잘돼 있다. 때문에 현재의 능력보다는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 지원자가 얼마나 회사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보고 싶어한다. 바로 스토리를 통해 열정과 패기, 가치관을 확인하는 것이다. 한 사람의 내면이나 가치관은 교육으로 바꾸기 쉽지 않다.
이상환 과장 채용을 결정하는 기준은 정량평가와 정성평가로 나뉜다는 걸 꼭 얘기하고 싶다. 두 가지를 다 본다는 걸 꼭 명심하자. 일반적으로 경력직은 포지티브 방식을 선호한다. 지원자가 어떤 경험과 능력을 갖췄는지 확인하는 식이다. 반면 신입사원 채용 때는 네거티브 방식이 맞다. 딱 맞는 친구를 가려내기 어렵기 때문에 맞지 않는 경우부터 걸러내는 것이다. 잡앤조이‘지원자가 이런 태도는 피했으면’ 하는 게 있나?
정수옥 부장 당당하지 않은 태도다. 스스로를 믿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어필하긴 쉽지 않다. 잘나가는 회계사가 영업 인턴십에 지원했다 떨어진 경우도 있다. 스펙이나 외모 어느 것 하나 모자란 게 없었지만, 자신의 경험을 특별하다 생각지도 않았고 당당한 태도도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는 이런 사람이다. 내가 이 회사에 이렇게 공헌하겠다’는 걸 당당하고 솔직하게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이상환 과장 한마디로 준비가 안 된 친구들이다. 심지어 요새는 기업이 나서 채용 마케팅을 벌이지 않나. 직무별 자료만 해도 홈페이지만 확인하면 자세하게 나와 있다. 하지만 면접에선 이를 숙지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그러면 금방 밑천이 드러난다. 면접관, 특히 임원들은 해당 직무에서 20년 이상 일하신 베테랑이다. 그만큼 호불호가 명확히 갈린다. 면접장에 들어서며 문을 여닫는 태도, 앉아 있는 자세, 첫인상 등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다 중요하다.
서상원 부장 첫인상이 중요한 건 사실이다. 여기서 말하는 인상은 외모보다는 기업에 대한 관심을 달리하는 말이다. 간혹 추천인을 얘기하는 경우도 있다. 정재계, 학계 등의 고위급 인사를 은연중에 흘리는 식인데, 단언컨대 면접관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 중 하나다. 오히려 역효과를 보기 딱 좋다.
잡앤조이 그럼 반대로 호감 가는 유형은?
이상환 과장 결국 태도가 문제다. 몇 가지 사소한 것만 봐도 티가 난다. 티(tea) 면접 같은 경우 지원자가 보여주고자 하는 내용이 얼마나 짜임새 있나도 중요하지만, 이를 얼마나 잘 드러내고 당당하게 표현할 수 있는가 하는 태도도 중요한 평가 기준이다.
정수옥 부장 정식 인터뷰가 끝나고 구직자들에게 질문을 받는데, 이때가 더 재미있다. 일과 회사에 대해 정말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해봤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의 문화나 직무 관련 질문은 준비된 느낌이 딱 온다. 반면 ‘언제부터 일하나, 연봉은 어느 정도인가, 분위기는 어떤가’ 하는 질문은 그 자체로 실책이다.
서상원 부장 사실 어떻게, 얼마나 준비했느냐가 관건이다. 홈페이지에 나온 건 누구나 다 아는 내용이다. 반면 스스로 찾아봐야만 할 수 있는 질문들이 있다. 때론 ‘어디서 이런 정보를 얻었나’ 싶을 정도로 곤혹스러운 질문을 하는 지원자도 있다. 반대로 생각하면 우리 회사에 그만큼 관심이 있다는 뜻이다. 면접관 입장에선 뽑고 싶을 수밖에 없다. 이런 친구는 우리 호텔에 자리가 없다면 다른 체인 호텔에 추천을 할 수도 있고, 이후 자리가 비었을 때 먼저 연락할 수도 있다.
정수옥 부장 정말 괜찮은 인재라면 일본, 싱가포르 등에 추천하는 경우도 실제 있다.
잡앤조이 비단 스토리뿐 아니라, 구직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이상환 과장 최대한 노력해서 많이 쓰고, 떨어져도 좌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탈락하더라도 쿨하게 털어버리는 자세가 중요하다. 나한테 맞는 회사는 따로 있을 수도 있다. 최대한 많이 공부하고 경험하고 이를 자소서에 잘 녹여 쓰되,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좌절하지 말자. 그렇게 하다 보면 건승할 수 있는 기회가 반드시 온다.
정수옥 부장 취업박람회에서 항상 ‘스스로를 소중히 여기고 열정적으로 살라’는 말을 들려준다. 그렇게 살다 보면 자소서든 면접이든 잘 헤쳐나갈 수 있다. 열정적인 삶이 취업과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취업을 위해 열정적으로 산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서상원 부장 자기 스펙만 믿고 자만하는 친구들이 있다. 하지만 기업에선 겉으로 드러난 능력보다 기본 자질, 근면, 예절, 성실성 등을 더 중요하게 본다. 그런 걸 간과하는 친구들이 더러 있더라. 더불어 유연하고 창의적 사고도 최근 들어 강조되는 덕목이다. 글로벌 역량도 쌓을 것을 조언하고 싶다.
글 장진원 기자│사진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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