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이 하는 ‘롤’은 재미고 취미인데, 왜 여자들이 하는 쇼핑과 네일아트는 사치야?
여자들만의 깨알 같은 취미 생활을 몰라주는 남자들이여 주목하라. 여자들의 취미 생활엔 다 이유가 있다.



보여주지도 않을 다이어리에… 왜죠?
와~ 무슨 다이어리 종류가 그렇게 많아? 여자들은 그걸 고르느라고 정신이 없더라. 그림, 디자인, 크기 하나씩 따지는 걸 보고 놀랐어. 누가 보여 달라고 하면 보여주지도 않으면서 말이지. 그뿐이야? 스티커도 사고 펜도 사고. 꾸준히 쓰는 걸 보면 신기하기도 하면서 따로 시간 내서 다이어리를 꾸민다고 앉아 있는 것이 이해가 잘 안 돼.
(스마트폰 다이어리가 최고라는 얼리어답터 R군)
[생생 리서치] 그 남자가 모르는 그 여자의 취미, 여자들은 좋은가봉가?
다~ 자기만족이라고!
잠자기 직전까지 내 생활은 다이어리에 다 있어. 그렇다고 날씨나 제목을 적는 건 아니야. 그냥 하루 계획을 쭉 쓰고 나중에 그걸 보면서 만족하는 거지. 남자들, 여자친구가 착한데 예쁘기까지 하면 좋아하잖아. 알찬 내용에 예쁘기까지 하면 좋으니 꾸미는 거야. 매년 말이나 초에는 다이어리를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어. 할인도 많이 하고 펜이나 스티커 같은 옵션은 덤이거든. 아~ 다이어리를 쓰기 시작하는 설레는 기분! 이해하겠니?
(내 앞에서 계획을 논하지 말라는 인턴사원 L양)



그 관심을 나한테 좀 쏟아줘
빠순이? 남자들이 걸그룹 좋아하는 거랑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했었어. 그런데 달라도 너~무 달라. 콘서트 표 티케팅해야 된다면서 갑자기 PC방에 가재. 근데 5분이나 지났을까. 눈물을 글썽이면서 컴퓨터만 바라보고 있는 거야. 실패했대. 뭐 중요한 거라고 눈물까지. ‘우리 오빠 생일’ 이건 또 뭐야? 저기요, 부모님 생일은 아세요?
(에이핑크만 보면 혼이 빠져나간다는 H군)
[생생 리서치] 그 남자가 모르는 그 여자의 취미, 여자들은 좋은가봉가?
세상 어디에도 없는 가장 건전한 취미!
신. 화. 창. 조! 들어는 봤니? 그래 나는 신화 ‘빠순이’야. 왜 ‘빠순이’를 하는지 궁금해하는데 별거 없어. 그냥 좋아서. 팬들끼리 만나는 것도 굉장히 재밌거든. 일종의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만나는 동호회’라고 보면 돼. 우리도 무조건 ‘나의 사랑하는 오빠’라며 감싸지 않아. 그 정도의 개념은 있다고. 좋아하는 것에 열광하는 것만큼 건전하고 좋은 취미 생활이 어디 있어?
(사생 팬과는 품격이 다르다는 빠순이계의 대모 W양)



살 것도 아닌데 왜 자꾸 입어봐?
시험기간이 끝나면 스트레스를 푼다며 쇼핑을 간대. 쇼핑 가서 옷을 사는 것도 아냐. 쇼핑하는 건 충분히 이해가 돼. 그런데 가서 이 옷 저 옷 다 입어보고, 그것도 모자라서 다른 백화점이나 옷가게에 다시 들어가고. 결국은 빈손으로 집에 가는 일이 허다하잖아. 그런데 말이야 우리… 남자친구는 데리고 가지 말자. 지친다 지쳐~
(다가오는 시험보다 끝나는 시험이 더 두렵다는 O군)
[생생 리서치] 그 남자가 모르는 그 여자의 취미, 여자들은 좋은가봉가?
살 것 아니니까 입어보는 거야!
흥칫핏! 예쁜 옷을 보고 입어보는 것만으로 얼마나 스트레스가 풀리는지 몰라서 하는 소리야.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예쁜 아이템을 발견하고 저렴하게 구매할 때의 그 뿌듯한 마음이란! 닥치는 대로 구입하는 것보다 신중하게 선택하려는 내 마음을 왜 모르니. PC방에 여자친구 데려가는 거나 쇼핑을 같이 다니는 거나 똑같은 것 아냐? 그리고 몰라서 하는 소리인데 옷 취향이 맞아서 같이 쇼핑 다니는 커플도 많아.
(백화점·편집숍·인터넷 쇼핑몰 모두 내 손에 E양)



손톱만 예쁘면 다야?
여자친구가 어느 날 네일숍에 가야 한다며 약속을 펑크 내더라. 한 달에 한 번은 네일숍에 가야 한대. 어차피 잘라야 하는 손톱이고, 조금만 지나면 벗겨질 텐데 왜 네일숍에 가는지 잘 이해가 안 돼. 혼자서 하는 사람도 있긴 하던데 매니큐어 값도 만만치 않을걸. 그렇게 돈 들이고 시간 들인 손톱인데 지울 때마다 아깝지 않아? 학생들한테 네일아트는 사치야.
(여친의 손톱을 깎아주고 싶다는 상남자 B군)
[생생 리서치] 그 남자가 모르는 그 여자의 취미, 여자들은 좋은가봉가?
사치가 아니라 기분 전환!
너희는 왜 PC방 같은 곳에 시간을 투자하니? 그래도 네일은 돈 안 들이고 즐길 수 있는 취미 생활이라고 생각해. 네일숍에 가서 관리를 받기도 하지만 직접 할 수도 있어. 종류에 따라서 오래가는 네일아트도 많으니까 절대 돈 낭비하는 취미 생활이 아니야. 내가 네일을 하는 이유? 스마트폰 만질 때 손가락이 눈에 보이잖아. 화려하고 예쁜 내 손톱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더라고. 옷이랑 맞춰서 하는 것도 재미있어. 립스틱보다 매니큐어가 더 많이 팔린다는 사실, 알고 있니? (스마트폰 만지는 자기 손이 제일 예쁘다는 J양)



글 장한별 대학생 기자(단국대 한국어문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