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눈에 비친 한국 학생은…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하려 해도 눈길이 가는 곳. 캠퍼스에서 마주치는 낯선 외모의 외국인 유학생들이다. 유학생들은 하나부터 열까지 다른 한국에서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살아갈까. 이제 막 한국에 도착해 모든 것이 신기하다고 말하는 외국인 유학생들을 만났다. 그들이 바라보는 한국 대학생들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


항상 친절한 친구들, 감동이야~
한국에 온 지는 3개월 됐어. 처음에는 한국어를 하나도 못해서 적응하는 일이 쉽지 않았어. 슈퍼에서 간단한 것을 살 때도 말을 잘하지 못해서 쩔쩔 맸던 기억이 나. 지금은 그래도 조금 나아졌지.(웃음) 한국 학생들은 굉장히 착한 것 같아. 내 친구가 버스에서 지갑을 떨어뜨렸는데 훔쳐 가기는커녕 찾아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받았어. 길을 물어보면 어찌나 친절하게 알려주는지. 그리고 한국 학생들은 정말 열심히 공부하는 것 같아. 우리는 캠퍼스에 앉아서 여유를 즐길 때가 많은데 한국 학생들은 멍때리며 여유를 부리는 경우가 거의 없더라고.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못 버티는 것 같아. 또 한국 대학은 시설이 좋아. 기숙사도 깔끔하고 도서관도 컴퓨터 시설이 잘돼 있어서 책 찾을 때 편해. 마지막으로 학교 내 카페들은 정말 좋은 공간인 것 같아! 커피도 저렴하고 새로운 친구도 만날 수 있거든.

Jien May Khiew (말레이시아)



자기관리 철저해 다 멋져!
한국 문화에 대해 굉장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어. 그래서 책이나 인터넷이 아니라 한국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싶었어. 벼르고 벼르다 한국에 왔지. 중국 대학에는 한국어 관련 학과가 많이 신설될 정도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많아. 한국 학생들은 외향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이 많은 것 같아. 수업시간에 자신감 있게 의견을 표현하더라고. 또 한국 친구들은 자기관리가 철저하더라. 저마다 패션에 신경 쓰고 뷰티나 성형에도 관심이 많고. 또 운동도 꾸준히 하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 특히 혼자 하는 운동보다 가족, 친구들과 하는 게 색다르더라고. 한국 문화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어서 행복해! 하나씩 천천히 알아가고 싶어.

남경화(중국)


너~무 바쁜 내 친구들
나에게 한국 대학생들의 첫인상은 ‘바쁜 사람들’이었어. 과제, 학원, 아르바이트 등 여가 생활을 즐기면서도 해야 하는 일이 너무 많은 것 같아. 사실 한국에 오면 자연스럽게 한국인 친구도 많이 사귀고 추억도 많이 생기는 줄 알았는데 친구들이 바빠서 그런지 내가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교류하기 힘들겠더라고. 그래서 나는 내가 다니는 한양대에 있는 동아리에 가입했어. 학생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일에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지.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익숙해지고 지금은 둘도 없는 친한 친구가 많이 생겼어. 이렇게 되기까지 가장 혼란스러웠던 건 ‘존댓말’이야. 몽골에는 존칭이 없거든. 존칭을 사용하면서도 ‘이렇게 말해도 되나?’라며 걱정을 많이 했어. 아직도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한국에 와서 배우길 잘한 것 같아.

얼러(몽골)


왜 질문 안 하지? 설마 다 이해한 거야?
고등학교 때 알고 지냈던 한국인 친구들과 인연이 닿아 한국을 찾았어. 동양의 문화를 경험하고도 싶었고. 한국 학생들은 항상 바쁜 것 같아. 공부하고 동아리 활동도 하고… 개강 첫 주부터 도서관에 가는 친구들을 보고 놀랐어. 캐나다에서는 과제가 더 중요해서 시험 보기 2주 전부터 도서관에 가는 경우가 많거든. 그 전에는 과제에 몰두하지. 아! 그리고 수업시간에 항상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도 신기해. 솔직히 학생들이 질문을 하지 않아서 놀랐어. 캐나다에서는 교수님들이 공식적으로 질문 시간을 정해줘서 질문하는 것이 수월했는데 한국에는 그런 시간이 없어서 힘들 때가 있어. 허리 굽혀서 인사하기나 여학생들의 짧은 치마, 선·후배 문화 어느 하나 쉬운 것은 없지만 즐겁게 적응하고 있어.

Irene Garcia(캐나다)


단언컨대, 한국 교육 시설은 최고입니다!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면서 느낀 건 대학 시설이 정말 좋다는 것! 우리는 400명에서 많으면 700명까지 수업을 함께 들어서 자리가 부족하면 서서 듣기도 하거든. 그런데 한국은 20명에서 많으면 100명 정도니 수업 듣기 편해서 좋고, 학생 수가 적어 교수님께 질문하는 것도 편해. 무엇보다 교수님도 친구처럼 학생들과 소통하려고 하시는 모습이 너무 좋았어. 분필보다는 컴퓨터와 큰 화면으로 가르치는 학교 시설도 마음에 들고 많은 자료가 있는 도서관도 좋아! 하지만 한국의 선택형 시험은 당황스러웠어. 우리나라는 어렸을 때부터 열린 답을 원하는 서술 형식의 시험이 익숙하거든. 친구들도 좋지만 무엇보다 가장 기다려지는 건 내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겨울! 얼른 왔으면 좋겠어.(웃음)

Frolence Rutechura (탄자니아)


글 한희라 대학생 기자(전남대 경영 2)·장혜영 대학생 기자(상명대 시각디자인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