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그리기 입문

“그림? 왠지 어려울 것 같아!” 장현진 가천대 4
“전시 구경이야 가지만, 직접 그려볼 생각은 안 해봤어. 엄두가 안 나거든….” 고우리 고려대 4
1970~80년대 부모님 세대만 해도 시간이 나면 책을 읽고 글을 쓰거나 음악을 듣거나 그림을 그리는 낭만 청춘이 가득했다. 그러나 요즘 대학생들은 감수성을 잃은 지 오래. 학점 관리하랴, 학원 다니랴, 자격증 따랴, 사람을 만나고 경험을 쌓는 일마저 스펙이 되어버린 시대 탓이 크다. 감성 충전할 수 있는 문화적 취미는 물론, 이력서에 당당하게 한 칸 적을 수 있는 취미, ‘그림’에 입문해보는 건 어떨까. 당신도 얼마든지 화가가 될 수 있다.



STEP 1. 입문
‘취미 : 그림 그리기’ 이력서에 뽀대나게 써넣어 봐!
① 스케치북을 사라
크기나 질은 관계없다. 근처 화방이나 문구점에 들러 마음에 드는 스케치북을 구입할 것. 전문가용일 필요도 없다. 일반 수첩이나 노트처럼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종이면 모두 다 좋다.

② 펜, 샤프, 볼펜으로 시작하라
그림을 반드시 붓과 물감으로 그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필통 속의 펜, 샤프, 볼펜도 훌륭한 도구다. 거리낌 없이 그려보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림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들고, 새로운 재료를 사용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면 그때 물감과 붓을 구입하자.

③ 좋아하는 사진·그림을 그려보라
‘그런데 무엇을 그려야 돼?’ 이런 고민을 한다는 것은 아직 그리는 일이 낯설고 어렵다는 방증. 정물이나 풍경을 보고 그리기가 어렵다면 사진이나 마음에 드는 그림을 따라 그려보자. 따라 그리기가 좀 익숙해지면 자신만의 스타일로 다시 그려볼 것. 원본과 비슷하면서도 전혀 다른 ‘나만의 그림’이 완성되어 있을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자신감을 충전한 후에는 실제 인물이나 풍경, 동물 등을 보면서 그리면 된다.


STEP 2. 더 재미있게 즐기기

‘취미 : 그림 그리기’ 이력서에 뽀대나게 써넣어 봐!
① 전시회 다니기

다양한 그림을 보면서 견문을 넓힐 수 있다. 인사동처럼 갤러리가 많은 곳을 드나들면서 화가와 그림에 대한 대화를 나누어 보라.

② 동호회 가입하기
포털 사이트에서 ‘그림 그리기’를 검색해보라. 같은 관심사를 가진 이들과 쉽게 친해질 수 있다. 입문 과정에서 든든한 친구 역할을 할 것이다.

③ 전시회에 출품하기
프로 화가만 전시회에 그림을 거는 것은 아니다. 내 작품도 얼마든지 관람객 앞에 내놓을 수 있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동호회 멤버끼리 전시회를 준비하는 것. 캔버스를 펼쳐놓고 야외전시를 하기도 한다. 작품을 스캔하여 개인 도록을 만들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엽서, 부채 등으로 재탄생시켜 주변에 선물해도 재미있을 것이다. 그리 많은 비용이 들지 않아 금상첨화다.


그림 그리기 도구 및 재료는 가까운 화방이나 온라인 화방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기본 : 연필과 지우개, 펜(마커), 붓
채색도구 : 색연필, 펜, 파스텔, 수채화·아크릴·유화 물감
종이 : 스케치북, 절지(수채화용·스케치용), 캔버스



미니 인터뷰 화가 전호영
‘취미 : 그림 그리기’ 이력서에 뽀대나게 써넣어 봐!
“나도 비전공자… 누구나 화가가 될 수 있다”

Q. 미술에 관심 있는 대학생들을 자주 만나나.
A. 최근 서울 인사동에 갤러리를 열면서 많은 대학생과 만났다. 취미가 ‘전시회 관람’이라는 학생들이 아주 많았다. 작품을 어떻게 만들게 되었는지, 어떤 의도로 작업하는지 등 질문이 많았는데, 미술 전문가 못지않게 관찰하고 재료와 작업 방법, 작가의 내면에 대해서도 궁금해한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Q. 비전공자도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A.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이 화가로 활동하는 경우가 꽤 많다. 나 역시 실용음악과를 나왔다. 그렇다고 그림을 시작한 거창한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그리는 일을 좋아해서 시작해 작품전까지 열게 됐다. 작품에 옻을 자주 이용하는데, 독특한 재료를 가지고 나만의 개성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Q. 그림 그리기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A. 자주 사용하는 색, 자주 그리는 대상과 방식 등에서 ‘스타일’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이 ‘스타일’을 찾으면 그림이 매우 재미있어질 것이다.

Q. 그림을 시작하려는 20대에게 조언 한마디.
A. 그림은 느끼는 것이다. 분석하는 게 아니다. 가슴에서 느껴지는 대로 생각하고, 그리면 된다. 그림을 심도 있게 배우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단, 학원을 다니거나 작가의 화실에서 배우는 방법은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근처 문화원, 백화점 문화센터, 주민자치센터 등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하길 권한다. 비용과 시간의 부담이 별로 없어서 좋다. 경험 많고 실력 좋은 강사도 많기 때문에 믿고 배우면 된다.



글·사진 장혜영 대학생 기자(상명대 시각디자인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