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문 이렇게 뚫었어요

G마켓 판매자·백화점 인턴 ‘유통의 맛’ 알았죠
홍성준 · 이슬아 이베이코리아 신입사원

“대학 2학년. 어머니의 핸드메이드 ‘십자수 주차쿠션’을 G마켓에서 팔게 됐죠.
입소문을 타고 월 100만 원 매출을 올렸습니다. 6개월 후 다른 판매자가 금방 모방하는 바람에 아쉽게도 문을 닫고 말았죠. 그때 G마켓을 통해 세상과 교류하는 법을 배웠어요.”(G마켓 마케팅실 이슬아 씨·사진 왼쪽)
“대학 4학년. 3개월 백화점 인턴십을 통해 ‘유통의 맛’을 보았어요. 명품잡화·가정용품팀의 유통 경로와 판매 노하우를 배웠죠. 그때 온라인 마켓의 성장 가능성을
봤어요.”(G마켓 디지털실 홍성준 씨·사진 오른쪽)
국내 최대 온라인 장터 G마켓·옥션, 가격 비교 사이트 어바웃, 큐레이션 사이트 G9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지난달 인턴사원 20명을 뽑았다. 온·오프라인에서 ‘실력’을 쌓아 지난해 12월 26일 입사한 두 사람을 서울 강남 파이낸스센터
이베이코리아 본사 34층 ‘시드니’룸에서 만났다. 이 회사는 접견실 이름을 미국
이베이가 진출한 39개국의 도시 이름으로 정했다. 이베이코리아는 39개국 가운데 매출 2~3위를 달리고 있다.

홍성준
1985년생
한국외대 국제경영학
G마켓 디지털실 상품기획팀 CM

이슬아
1989년생
단국대 영어영문·경영학
G마켓 마케팅실 BSR팀 BMS



입사 5개월 만에 G마켓 최고 등급
이들은 어떻게 이베이코리아의 채용 면접을 통과하고 ‘전자상거래 전문가’의 길을 걷고 있을까. 지난해 하반기 채용 면접은 프레젠테이션(PT)에 이어 실무진·임원 면접과 영어 면접 순으로 진행됐다.
홍성준 씨는 PT에선 지원 직무와 가까운 경험을 논리정연하게 어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무진 면접에선 대학 생활 동안의 마켓 경험과 카테고리 매니저(CM)로 실무에 투입됐을 때 닥칠 수 있는 상황을 예측해보고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됐는지 설명해보라고 하셨어요.” 영어 면접과 관련해 홍 씨는 “유창함보다는 자신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원어민처럼 영어를 잘하는지 보는 것이 아니라 의사소통 능력을 본다는 것이다. 이슬아 씨는 “영어 면접 때 이베이 본사의 서비스 론칭 기사(영어 원문)를 보여주며 내용을 물었다”고 말했다.
G마켓 회원 등급은 실버, 골드, VIP, SVIP 4단계다. 최고 단계(SVIP)인 이 씨는 “입사할 때는 실버 회원이었는데 친구 것도 사주고 ‘열심히’ 쇼핑했더니 금방 등급이 올랐다”고 말했다. 총 구매건수 50건 이상, 3개월 구매건수 30건 이상이어야 SVIP 회원이 된다. 이 씨는 입사 후 지금까지 G마켓에서 100여 건, 옥션에서 30여 건 구매했다.

독창적 아이디어와 기획력 필요
홍 씨는 G마켓 디지털실 상품기획팀에서 악기·취미 분야 CM을 맡고 있다. “온라인 상품 카테고리에 대한 전체적인 방향을 설정하고, 수많은 판매자와 커뮤니케이션하면서 그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하는 일을 해요.” 그는 빠르게 변하는 소비 트렌드에 민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신상품을 기획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 때 십자수 쿠션과 화장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한 경험이 있는 이 씨는 G마켓 마케팅실 브랜드&소셜 릴레이션(BSR)팀에서 BMS(브랜드마케팅 스페셜리스트)로 일하고 있다. “타깃 고객과 잠재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도록 G마켓 프로모션을 재미있게 브랜딩하는 것이 주된 임무예요.”
이 씨는 지난 5월 전국 대학교 식당 20곳의 식권 반값 판매 이벤트를 진행한 기억을 떠올렸다. “불과 얼마 전까지 저도 배고픈 대학생이었는데, 20대의 어려움을 아는 제가 이런 프로모션을 기획할 수 있게 돼 뿌듯했어요.” 그는 최근엔 ‘2030 남성’을 주 타깃으로 프로야구 티켓 판매도 진행하고 있다.
G마켓의 ‘쇼핑 팁’에 대해 홍 씨는 “휴지와 기저귀, 분유가 매우 싸다”고 말했다. 이 씨도 “질 좋은 상품을 최저가로 구매할 수 있는 기회인 G마켓의 메인 프로모션을 최대로 활용하라”며 “20대를 겨냥해 모바일에서 매달 큰 폭의 할인쿠폰을 다운받을 수 있는 이벤트도 많다”고 조언했다.

인사담당자 말말말 수련 이베이코리아 HR부문장

G마켓 판매자·백화점 인턴 ‘유통의 맛’ 알았죠
“G마켓 고객의 상당수가 10~20대다. 젊은 대학생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듣기 위해 인턴 채용제도를 도입했다.”
“면접은 자신을 자랑하는 시간이다. 나는 지원자가 가장 잘하는 것은 무엇인지, 입사한다면 어떤 각오로 일할 것인지 등 주로 지원자의 태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회사가 지원자의 마음을 살 수 있도록 자신의 ‘셀링 포인트’를 어필했으면 한다.”



글 공태윤 기자│사진 신경훈 한국경제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