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는 말했다. “대학 생활의 로망은 뭐니 뭐니 해도 CC지~”
선배는 말했다. “CC하면 100% 후회한다.”
친구 말대로 CC(Campus Couple)를 하고 싶어 학과 모임에 참석했고, CC가 됐다. 그리고 3개월 후 선배 말대로 후회 중이다. 만남부터 이별까지 신중해야 하는 CC는 기말고사보다 어렵다.
하지만 대학생 84명의 설문을 토대로 만든 과학적인(?) 잡앤조이판 ‘CC 사용 설명서’가 있다면 조금은 쉬워질지도 모른다.



사용하기 전에 대학생들에게 CC란
◎ 손 뻗으면 언제든 닿을 수 있는 곳에 있는 내 편
◎ 같은 시간에 같은 공간에서 같은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소울 메이트
◎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민폐
◎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독이 될 수도, 약이 될 수도 있는 관계
◎ 다이어트 중 마주친 치킨



사용하기
① CC가 좋은 이유
설문에 참여한 대학생의 57%가 캠퍼스 커플 최고의 장점으로 ‘같은 캠퍼스에서 생활을 하기 때문에 자주 만날 수 있다’를 꼽았다. 또 ‘동아리·학과 생활을 비롯한 캠퍼스 생활을 함께하고 있어서 공유할 이야기도 많다’는 사람이 35%나 됐다. 캠퍼스만한 공원도 없으니 따로 데이트 장소를 찾지 않아도 되고 데이트 비용을 절약하는 것도 이점.

② 만남 기능
손잡고 같이 등교하는 모습을 볼 때, 술자리에서 챙겨주는 모습을 볼 때 캠퍼스 커플이 부럽다면 우선 학과 활동과 동아리 활동에 집중하자. 설문에 참여한 사람 중 55%가 학과 활동에서 여자친구(남자친구)를 만났다고 응답했으니 뻔할지 몰라도 통하는 방법이다. 개강·종강 파티, MT가 절호의 기회인 것은 은밀한 팁.

아무도 앉지 않는 벤치, 시선이 주목되는 강의실 책상…. 예외는 없다. 캠퍼스라면 어떤 곳이든 역사는 이루어지기 마련이니 깨진 거울도 다시 보자. 대학 생활의 로망, 멀지 않았다.

③ 스킨십 기능
‘신성한 캠퍼스에서 스킨십을 한다니!’라고 생각한다면 직접 캠퍼스 커플이 돼보길. CC의 데이트 장소는 주로 캠퍼스일 수밖에 없다.

또 캠퍼스에는 의외로(?) 스킨십할 수 있는 장소가 없으니 어느 정도 스킨십은 너그럽게 용서하자. 설문조사에 응답한 대학생 중 39%가 ‘가벼운 키스’, 27%가 ‘뽀뽀’까지 허락했다. 심지어 ‘기타’라고 응답한 사람도 4%. ‘기타’ 답변이 궁금하다고? 상상에 맡긴다.


▶ 사용 시 주의사항
◎ 캠퍼스에서 과한 애정 표현이나 학과·동아리·학교 행사가 있을 때 둘이 빠져나가는 것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 예쁜 사랑 하라던 선·후배들도 돌아선다.

◎ 소문 관리를 철저히 할 것! 둘을 아는 사람이 많은 만큼 입방아에 오르기 쉽다. 그럴수록 입조심, 행동 조심. 안 그러면 시답지 않은 작은 소문으로 관계가 깨지기 쉽다.

◎ 친구에게 소홀해지지 말 것. CC일수록 친구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CC가 끝나는 그날 자신은 공중분해된다는 사실! 안부를 묻는 연락이나 기념일을 잊지 말고 기억하자.



부작용
① 이별이 어떻게 쿨하니!
CC의 시작과 끝이 조심스러운 이유는 이별 후 마주쳐야 하는 어쩔 수 없는 관계 때문. 함께 수업을 듣자며 같은 강의를 신청했는데 이별 후 수업시간마다 마주치니 곤혹스러울 수밖에. 설문 결과 ‘쿨하게 인사하며 지낸다’(30%)는 사람보다 ‘마주치면 서로 피하게 된다’(57%)는 사람이 더 많았다. 심지어 ‘군대 갔다(휴학했다)’고 응답한 사람도 있었다. 수강 신청, 동아리 가입은 신중하게 할 것!

② 제발 상관하지 마
CC의 부작용 유발의 일등공신은 ‘여자의 동성 친구들’이다. 사귈 때는 여자친구 친구들도 다 같이 놀던 사이였는데 헤어지고 나니 마주쳐도 휙 지나가버리는 것. 물론 여자친구도 알고 자신도 아는 사이이기 때문에 애매한 친구들의 입장도 이해는 하지만 그래도 섭섭함이 드는 건 사실. 특히 이별 후 뒷이야기는 꼭 그들에게서 나온다.

③ 빨라도 너~무 빨라
여자친구(남자친구)의 소개팅 소식이 빠르게 들린다는 것도 부작용 중 하나. 커플일 때는 일거수일투족을 다 알 수 있어서 편했던 점들이 헤어지고 나서는 힘든 점으로 바뀔 수 있음을 주의할 것.


CC 실전편
[CC탐구생활]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 친절한CC 사용 설명서
① 건강한 커플
테니스 동아리에서 선배와 후배로 만난 오한솔(숭실대 회계 2) 씨와 이영필(숭실대 정보통신전자공학 3) 씨는 1년째 연애 중이다. 아침 7시에 만나 테니스를 치면서 데이트를 즐기곤 하는 건강한 커플. 따로 약속하지 않아도 공강 시간, 쉬는 시간에 자연스럽게 데이트를 즐긴다. 시험 기간이면 동아리방에서 밤새 서로 토닥이며 공부를 하기 때문에 성적 걱정은 없다. 공부하는지 어떻게 아느냐고? 성적이 증명하지!

② 임도 보고 뽕도 따는 똑똑한 커플


[CC탐구생활]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 친절한CC 사용 설명서
김동준(남서울대 국제유통 3) 씨는 인턴 생활을 하는 여자친구를 만나고 있다. 그가 군대에 가면서 그녀는 자연스럽게 먼저 고학년의 코스를 밟게 되었고, 복학을 앞둔 그에게 수업 정보부터 시험 정보, 대외활동, 면접 등 많은 정보를 줬다. 인턴십을 하는 그녀가 동기 부여가 돼 그는 뭐든지 두 배로 노력한다. CC는 같은 경험을 하는 대학생이기 때문에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존재라고 믿고 있다.

③ 세상 어디에도 없는 쿨한 이별
상명대에 재학 중인 김영준(가명) 씨는 2년 연애 끝에 결별하고 말았다. 하지만 그에게 그녀는 연인이자 가장 친한 친구이기도 했다. 대학 생활의 반을 함께했던 만큼 추억도 많아 초반엔 힘들었다. 하지만 모든 만남에는 이별이 있는 법. 이제는 이별을 받아들이고 그녀와 마주쳐도 자연스럽게 안부도 묻고 인사도 한다. ‘CC가 깨지면 여자는 휴학을 하고, 남자는 군대를 간다’는 말은 그와 거리가 먼 이야기.


특별 부록
4년차 커플 문혜성(인천대 경제 2)·박서희(인천대 경제 4) 씨가 들려주는 CC에 관한 오해와 진실
[CC탐구생활]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 친절한CC 사용 설명서
Q CC, 항상 붙어 다녀야 하나요?
저희는 같은 학과의 캠퍼스 커플이고 동기였기 때문에 거의 한 몸처럼 움직였어요. 불편하지는 않았어요. 다른 커플은 학업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일부러 시간표를 다르게 짜는 경우도 있던데, 자신들의 상황에 맞게 정하는 것이 정답이죠! CC는 항상 붙어 다니고 시간표를 맞춰야 된다는 압박에 시달리지 마세요.

Q 1학년 때 CC는 대학 생활에 방해가 된다던데….
서로에게 신경 쓰는 부분이 많아지기 때문에 다른 동기들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는 것은 사실이에요. 1학년 초반에는 캠퍼스 커플이 되기 위한 노력보다는 동기, 선배들과 어울려 폭넓은 인맥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자주 만나는 만큼 데이트 비용도 많이 들 것 같아요.
저희는 용돈을 받거나 아르바이트를 했기 때문에 데이트 비용이 넉넉하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데이트를 할 때면 소셜커머스 사이트를 쥐 잡듯 뒤졌죠. 교내에서 데이트를 할 때면 학생식당을 이용하는 편이에요. 영화를 볼 때 조조는 필수, 교내의 DVD를 시청할 수 있는 시설은 옵션. 데이트 비용이 부족해 만나기 힘들 때는 학원에 간다고 거짓말도 했었어요.

Q 학업에 방해되진 않나요?
신입생 때는 날씨가 좋으면 수업에 들어가기도 싫고, 함께 있으면 죄(?)가 무마되는 느낌에 학업에 많이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에요. 하지만 고학년이 되면서 서로 도움이 되는 정보를 나누고, 힘을 북돋아주면서 같이 노력하게 되더라고요. 경쟁 상대가 아닌 협력하는 관계라고 생각하면 서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글 김은진 인턴 기자·권자경 대학생 기자(숭실대 경영 2)
이선아 대학생 기자(수원대 일어일문 3)
표진섭 대학생 기자(인천대 경제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