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천웅의 스펙 뛰어넘기] 회사는 사장처럼 일할 사람을 원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조사한 ‘100대 기업의 인재상 변화’를 보면 2008년에는 창의성이 1순위였고 전문성과 도전 정신이 각각 2, 3순위를 차지했다. 2013년 현재 기업이 원하는 인재 덕목 1순위로 꼽힌 것은 도전 정신. 이어 주인의식이 2순위, 3순위가 전문성이었다.

여기서 눈에 띄는 것은 ‘주인의식’이 여덟 번째에서 두 번째 덕목으로 상승했다는 점이다. 최근 들어 대다수의 기업이 ‘주인의식’을 가진 인재를 선호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긴 것일까?

과거 기업들은 신기술 개발과 신사업 진출에 기여할 수 있는 창의적인 인재를 원했다. 반면 이제는 글로벌 저성장과 내수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강한 주인의식을 가지고 함께 위기를 극복, 시장 개척에 나설 수 있는 인재를 선호하게 됐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그 가치는 더하다.

또한 최근 비난 여론의 대상이 된 대기업 임원의 잘못된 행동이나 ‘밀어내기’ 사태 등을 보면 ‘고객과의 접점’에서 불거진 경우가 많다. 조직을 구성하고 있는 개개인의 말과 행동이 결국 그 회사의 이미지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이번에 많은 기업이 깨달은 것이다. 회사의 주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고객을 응대하는 직원이 더욱 필요해졌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주인의식이란 무엇인가. 문자 그대로 자신이 주인이라는 생각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 ‘내 돈이라면 이렇게 쓸 수 있겠는가, 내 회사라면 어떻게 일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면 금방 답이 나온다. 아무리 사소해 보이는 일이라도 ‘내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 소홀히 할 수 없고 세세하게 따져보면서 제대로 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게 된다.


“회사 입장에서는 사장을 대신해 일해줄 사람, 사장의 마인드를 가진 이가 입사하기를 바란다. ”


주인의식도 결국 인성의 한 부분이기 때문에 갑자기 매사에 주인의 입장으로 임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우선 자신이 맡은 일에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감옥에 있는 죄수들에게 가장 힘든 노동은 단순히 벽돌을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옮겼다가 다시 반대로 옮기는 것을 반복하는 일이라고 한다. 빨리 옮기는 시간 기록을 하거나 어떤 형태를 완성한다든지 하는 것은 철저히 금지다. 그러면 죄수들의 의욕은 완전히 떨어지고 죽기보다 더 싫은 일을 매일 하게 되는 것이다.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의미가 없다고 생각될 때 사람들은 일을 하기 싫어하고, 하지 않게 된다. 반대로 일에 의미를 부여하고 중요성을 알게 하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나서서 하게 돼 있다. 주어진 일의 의미를 아는 것이 최고의 동기 부여인 것이다.

학교를 다닐 때도 다양한 활동을 통해 충분히 훈련할 수 있다. 팀 프로젝트 등을 진행할 때 자신이 맡은 일이 부분적이라 해도 전체적으로 완성될 수 있도록 끝까지 책임감을 가지고 돕는 것, 동아리 회계를 맡았다고 했을 때 공금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 등이 있다. 항상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우리’라는 좀 더 넓은 개념의 주인의식을 가지면 목표를 향해 함께 일을 완수하려는 의지를 갖게 된다. 더 잘하려는 욕심이 생기고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게 되는 것이다.

그동안은 시대 변화가 빠르다 보니 새로운 환경에서도 주저함 없는 도전 정신이 돋보였다. 하지만 요즘과 같이 위기가 대두되는 상황에서는 주인의식을 가지고 함께 어려움을 타개할 수 있는 인재의 가치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면 본인이 평소 주어진 일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 생각해보자. 벽돌을 옮기듯이 무의미하게 일하고 있지는 않은가? 회사 입장에서는 사장을 대신해 일해줄 사람, 사장의 마인드를 가진 이가 입사하기를 바란다. 매사에 주인의식을 가지고 임하는 훈련을 꾸준히 하자. 책임감을 가지고 능동적인 태도로 어떤 일을 완수했을 때 성취감을 갖게 될 것이고, 그 성취감은 그 어떤 성공보다 중요한 것, 가치 있는 경험으로 남는다. 이것은 곧 자신의 큰 강점이 되어 ‘저 사람은 어떤 일이든 자신의 일처럼 해내니 믿고 맡겨도 된다’는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박천웅 스탭스 대표이사
[박천웅의 스펙 뛰어넘기] 회사는 사장처럼 일할 사람을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