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은 쉴 새 없이 연애를 하지만 어떤 사람은 좀처럼 연애의 기회를 잡지 못하기도 한다. 부익부 빈익빈은 자본주의 논리일 뿐만 아니라 연애 논리이기도 한 셈이다.
연애 확률을 높이기 위해 당신이 기억해야 할 진실들.
[LOVE] 연애 확률을 높이려면
내 얘기를 예로 들어 설명해볼까. 스물세 살부터 스물여섯 살까지 나는 일종의 연애 암흑기를 보냈다. 그리고 스물일곱 살부터 지금까지 쭉 연애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아마도 사람들은 궁금해할 것이다. 어떻게 같은 사람이 연애 암흑기에서 연애 전성기로 훌쩍 뛰어넘을 수 있는지 말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암흑기 때의 나는 내가 어떤 매력을 갖고 있는 사람인지, 어떨 때 가장 별로인지 제대로 알지 못했다. 전성기가 시작된 것은 이와 정반대의 이유라고 생각하면 된다. 내 매력을 정확히 파악했고 매력적이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역시 정확히 파악했기 때문이었다. 나라는 사람의 핵심은 변하지 않았으되 분명히 어딘가 바뀔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인기 많은 여자로 거듭날 수 있었다. 단지 ‘매력’이라는 단순한 단어로 표현하기는 했지만 우리의 리얼 라이프에서 실질적인 연애 확률을 높이는 요소는 생각보다 다양하다는 것을 기억하자. 한마디로 당신도 뭔가 한 가지를 노력하기만 해도 연애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01 외모는 분명히 중요하다

우리의 눈은 간사하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는 속담은 이성을 볼 때도 여지없이 적용된다. 그러니 ‘지금 이대로의 내 모습을 사랑해줄 사람을 원해. 그것만이 진실한 사랑이야’라고 생각하는 당신의 믿음은 솔직히 과하게 순진하다. 동물원의 공작새조차 자신의 매력을 뽐내기 위해 갖고 있는 날개를 활짝 펼치는데, 당신은 ‘있는 그대로’가 정답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 외모 대개혁을 위해 성형수술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외적 매력을 좀 더 개발하기 위해선 자신의 현재 외모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할 필요가 있다는 거다. 건강하면서도 빛나는 피부, 군살 없이 탄력 있는 몸, 희고 고른 치아, 건강한 머릿결, 좋은 체취 등은 성별을 떠나서 모든 사람이 선호하는 외모 조건이다. 자신의 상태가 이와 거리가 멀다면 분명히 지금과는 다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한때 사귀던 남자친구보다 몸무게가 더 나갔던 나는 독하게 마음먹고 두 달 동안 10kg을 감량했고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그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다. 부러우면 지는 거다. 스스로를 사랑한다면 외모에 대해서도 적당한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02 대화 테크닉이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내게 묻는다. 소개팅할 때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다고 말이다. 대화의 휴지기를 참을 수 없어하는 사람들은 결국 유치하게 자기 자랑만 실컷 하다 끝나버리거나, 시시콜콜한 예능 프로그램 이야기를 화제로 삼으며 아까운 시간을 흘려보내고 만다. 처음 만난 사람과 해야 하고, 하기에 좋은 대화의 조건을 기억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이 어떤 세계를 가진 사람인지 보여주는 것이다. 단지 자기 자랑을 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남는 시간에 무얼 하는지, 어떤 걸 배워보고 싶은지, 어떤 것을 할 때 가장 행복해지는지 등 자신을 소개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이야기는 많고도 많다. 다만 이런 것들을 화제로 올릴 때 “당신은 어떻게 생각해요?”라고 상대방에게도 자신을 소개할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를 만나기 전에 미리 질문 몇 개를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다. 상대방을 인터뷰하는 기자의 입장이 되어보라는 것이다. 이렇게 질문을 준비하면 좀 더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하게 되고, 상대방은 ‘이 사람이 나에게 호감이 있나?’라는 긍정적인 사인을 받게 된다. 12년간 기자로 일하면서 나는 세상 누구와 만나더라도 유쾌하게 대화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스킬을 배웠다. 당신도 인터뷰어의 마음으로 노력한다면 당신 앞에 있는 그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누구나 자기 스스로에 대해 이야기하게 만드는 사람에게 호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기억할 것.



03 유쾌함의 에너지로 승부하라

삼포 세대라는 슬픈 단어는 이제 더 이상 어색하지 않다. 연애를 포기하고, 결혼을 포기하고, 출산을 포기하는 세대가 시대의 초상이 되어버린 상황에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하도 살기가 팍팍하다 보니 생존의 문제와 직결되지 않는 어떤 것들에 대해 점점 에너지를 들일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예상하건대 앞으로 연애 기회를 더 많이 잡게 되는 사람은 어딘가 우울하고 사연 있어 보이고 상처가 많아 보이는 사람보다는 유쾌하고 맑고 밝은 에너지로 가득한 사람 쪽이 될 것이다. 전혀 기분이 좋지 않은데도 좋은 것처럼 스스로를 속여가면서 사람을 대하자는 얘기가 아니다. 상대방이 ‘이 사람과 함께 있으면 재미있는 일이 많겠구나’ ‘이 사람과 이야기하다 보면 어쩐지 기분이 좋아져’와 같은 느낌을 받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렇게 느끼게 하려면 ‘자신만의 콘텐츠’를 갖고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 무언가 열심히 도전해본 기억, 요즘 관심을 갖고 있는 어떤 것, 앞으로 꼭 이루고 싶은 꿈 같은 것에 대해 즐겁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답할 만한 이야기가 바로 떠오르지 않는다면 당신은 유쾌한 사람의 이미지로 비칠 확률이 그다지 높지 않다. 언제까지 지난 주말 ‘무한도전’ 이야기나 하며 웃을 수는 없지 않은가.



04 섹시함의 새로운 기준을 세워라

연애를 시작하기 위해선 ‘끌림’이 필요하다. 끌림이란 단지 ‘인간적으로 좋은 사람’이라는 판단이 아니라 ‘섹슈얼하고 동물적인 끌림’이어야만 한다. 여기서 많은 사람이 ‘섹시하려면 외모가 훌륭해야 해’라고 단순하게 생각하곤 하는데, 그건 아주 단편적인 것일 뿐이라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이제는 좀 다른 차원의 섹시함을 이야기하고 싶다. 품위 있으면서도 맛있게 음식을 먹는다거나, 아무도 용기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선뜻 용기를 낸다거나, ‘남자다운 것’ ‘여자다운 것’ 같은 편견에 휘둘리지 않고 넓은 시야를 보여준다거나, 상대방에게 의존하지 않고 혼자서 씩씩하게 뭔가를 해낸다거나 하는 모습이야말로 다른 차원의 섹시함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었고 그래서 상대방에게 자연스럽게 이끌릴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당신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 ‘나는 정말로 섹시한 사람인가?’ ‘나는 상대방을 이끌리게 할 만한 사람이 맞나?’라고 말이다.





곽정은
연애 칼럼니스트, ‘코스모폴리탄’ 피처&뉴미디어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