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짓는 아파트들은 외부 조경이나 커뮤니티 시설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 헬스장, 사우나, 놀이방 등 호화롭게 만든 공공 인프라를 볼 때면 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런데 이런 아파트 중에는 멋진 조경에 비해 내부 평수가 작거나 부실한 구조로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외적인 이미지에 먼저 호감이 가다 보니 실제 살게 됐을 때 불편할 수 있는 점들이 잘 보이지 않는 것이다.

취업준비생들이 입사하고 싶은 기업을 꼽을 때도 회사의 이미지, 브랜드 인지도 등 대외적인 요소가 주요 기준으로 작용한다. 물론 누구나 좋은 이미지, 높은 인지도를 가진 기업에 다니고 싶을 것이고, 그런 현상을 탓하려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밖에서 보는 기업과 안에서 실제 일하면서 느끼는 기업의 이미지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에 대한 이미지를 형성하게 되는 경로는 광고나 보도 자료, 홈페이지 등이 있는데, 보통 회사를 홍보하기 위해 활용하는 매체다. 회사가 보여주고 싶은 모습, 표현하고 싶은 이미지만 드러나는 경로인 것이다. 즉 구직 활동을 하면서 이러한 매체들로만 기업을 알아본다면 부분적인 면만 알게 될 확률이 높다. 멋지고 좋게 표현된 모습이 그 회사 전체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박천웅의 스펙 뛰어넘기] 기업의 안과 밖은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뉴스나 신문 기사 등을 통해 IT 업계가 비교적 직원들의 자율성을 보장해주는 분위기라고 알려져 있는데, 모든 회사가 그런 것은 아니다. 출퇴근 시간이나 근무 복장은 자유로울지라도 업무 강도나 난이도 면에서 훨씬 어려운 회사가 있고, 생각 외로 보수적인 조직 문화를 가진 곳도 있다.

반면에 언론 보도를 통해 부정적 여론이 형성돼 기업 이미지가 순식간에 바닥으로 추락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최근 남양유업 사태가 바로 그러한 경우다. 사실 남양유업의 모든 영업사원이 언론에 보도된 사례처럼 불손하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노출되지 않은, 동종 업계의 다른 기업들은 그러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한두 가지 나쁜 점이 부각되면 전체가 나쁘게 보일 수 있다. 부분적인 측면을 보고 전체를 판단하는 것은 유의해야 한다.

이렇게 밖으로 보이는 기업의 이미지와 실제 기업 내부에서 느끼는 것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본인이 지원하고자 하는 기업의 실제 근무 환경은 어떠한지 다양한 방법으로 알아보는 노력이 있어야 취업 경쟁에서 유리하고 입사 후에도 적응이 쉬울 것이다.

정말 본인이 입사하고 싶은 회사가 있다면 인턴십이나 아르바이트 기회가 있을 때 적극 지원해서 단기간이라도 업무를 경험해보자. 그 회사에 다니고 있는 지인이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직접 직원들과 인맥을 맺기 위해 노력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회사의 점심시간을 이용해 직원들에게 본인을 취업준비생이라고 소개한 뒤 회사에 대한 짧은 인터뷰를 시도하는 것이다. 본인의 후배가 되겠다며 열정 하나로 회사 앞까지 와서 열심히 물어보는 취업준비생을 본다면 어느 직원이라도 애정을 가지고 대해줄 것이다.
[박천웅의 스펙 뛰어넘기] 기업의 안과 밖은 다를 수 있다
또한 기업이 크고 작거나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회사라면 어느 곳이든 70~80%는 비슷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 회사는 일하러 오는 곳이기 때문에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하고 혼자 하고 싶은 일도 남들과 나눠서 해야 될 때가 있다. 기업의 목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 고객이 최우선이 돼야 하고, 급여보다 더 큰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점도 그렇다.

조직이 갖는 구속력도 마찬가지다. 남양유업 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직원 한두 사람의 잘못으로 회사는 엄청난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개개인에 대해 어느 정도 통제를 하고 그에 따라 신상필벌을 할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속성은 기업 대부분의 80%에 해당되는 특성이며 그 나머지 부분에서 좋은 점이나 나쁜 점이 존재할 것이다. 실제로 중요한 것은 내가 직장 생활을 할 때 맞닥뜨리게 되는 80%의 상황이다. 조직의 속성을 먼저 이해하고 취업 준비를 한다면 입사 후 직장에 빠르게 적응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요즘은 기업들도 채용 시 지원자가 회사에 대해 평소 얼마나 관심을 갖고 준비했는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를 중요하게 평가하는 추세다. 따라서 대외적인 기업 이미지만 보고 좋다 나쁘다 판단하기보다는 실제 내부 조직 문화는 어떤지, 근무 환경은 어떤지, 발전 가능성은 충분한지 적극적으로 알아보려고 노력하자. 발품을 팔아 정보를 파악하는 만큼 취업 성공의 문은 한층 가까워져 있을 것이다.



박천웅 스탭스 대표이사
[박천웅의 스펙 뛰어넘기] 기업의 안과 밖은 다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