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위도 종류도 방법도 천차만별인 마케팅의 세계. 원론적인 이론서만으로는 현장의 모습을 제대로 담아낼 수도, 배울 수도 없다. 실력 있는 마케터를 꿈꾸는 취준생들을 위해 기업 현장에서 뛰고 있는 전문 마케터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현직’들의 생생한 목소리에 귀를 열어보자.

<이런 게 궁금해요!>
1. 마케팅 부문 채용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요?
2. 유능한 마케터가 꼭 갖춰야 할 제1 요건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뭔가요?
3. 마케터로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시나요?
4. 어떤 스펙, 바꿔 말하면 마케터가 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5. 마케팅 분야 선배로서 후배들을 위한 조언 부탁드려요.
[마케팅 완벽 해부] 현직 마케팅 담당자가 말한다 “사람에 대한 애정·일에 대한 열정 갖추세요”
1. Attitude! 배우려는,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이고 즐기려는 의지와 태도예요. 또 함께 일하는 팀플레이어 자세, 일에 대한 열정, 다른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기본 소양이 가장 중요해요. 다음으론 Learning agility. 일을 배우는 센스나 현명함 같은 개념이죠. 신입을 채용하는 경우에는 이 두 가지를 중요하게 보고, 경력직으로 갈수록 연봉이 올라가는 만큼 당연히 단기간 내에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실무 능력이 중요해요. 하지만 직급이 더 오르면 실무 능력은 이미 검증됐다고 보기 때문에 리더십, 위기관리 능력, 전략적 사고 같은 높은 차원의 역량이 요구되죠.

2. 사람에 대한 이해예요. 마케터란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가 제공할 수 있는 가치를 다른 사람(고객)에게 포지셔닝하는 모든 과정이에요. 따라서 고객이 어떤 가치를 원하고, 그 가치가 어떻게 표현되고 전달되길 원하는지를 (설사 고객이 미처 인지하지 않은 경우에도) 먼저 파악하고, 이해하고, 가려운 곳을 잘 긁어줄 줄 알아야 해요. 정확하지는 않지만 흔한 용어로 표현하자면 Insight & Strategy(통찰과 전략)라고 할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초점은 역시 ‘사람’이죠.

3. 전문 의약품을 생산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주요 고객은 의사와 약사예요. 현재 질환 치료의 부족한 점(unmet needs)을 파악해 의사와 약사에게 내 제품의 장점(경쟁품 대비 장점, 치료 측면에서 임상적인 가치, 유효성, 안전성 등)을 알리고, 적절한 환자군에 제품이 처방될 수 있도록 하는 거죠. 의약품은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기에 의료인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꼭 필요한 경우에 적절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역할이 중요해요. 수준 높은 전문 지식과 더불어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이유죠.

4. 시장과 고객의 니즈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 그리고 이들과 잘 소통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 마케팅 업무를 바로 시작하는 것보다는 영업 업무를 먼저 접해보길 강력하게 권하고 싶어요. 일선에서 적어도 2~3년 일한 다음 마케팅 업무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죠. 그 외엔 전략적으로 사고하는 훈련을 많이 하는 게 좋아요. 현상을 파악하고 그 이면에 무엇이 있어서 결과가 그런지, 그리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을 어떻게 변화시키는 것이 필요한지를 항상 생각해보는 거죠. 같은 자료를 주더라도 이를 보는 시각과 해석하는 방법에 따라 결과물엔 큰 차이가 있어요.

5. 흔히 마케팅을 모든 비즈니스 영역의 꽃이라고 해요. 싱크탱크나 브레인으로 부르기도 하죠. 그러나 왜 그런 ‘금칠’을 해주는지를 잘 생각해보세요. 그만큼 힘들어서예요. 마케터들끼리는 자조적으로 3D 업종이라고도 하죠. 화려해 보이는 겉모습에 현혹돼 무조건 마케터를 동경하다가 막상 닥친 현실의 벽에 상처받고 힘들어하다 오래지 않아 포기하고 떠나는 후배들을 많이 봤어요. 내 제품에 대한 애정과 내 일에 대한 자부심,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한 긍지 없이는 버틸 수 없는 일이 마케팅이에요. 내실을 닦는 데 집중하면 좋겠어요.
[마케팅 완벽 해부] 현직 마케팅 담당자가 말한다 “사람에 대한 애정·일에 대한 열정 갖추세요”
1. 남들과 다른 시각으로 대상을 꿰뚫어보는 통찰력도 중요하지만, 매사에 따뜻한 시각을 갖고 접근하는 사람이 마케터로 적합하다고 봅니다. 마케팅도 궁극적으로는 사람을 위한 기업 활동이기 때문입니다.

2. 인간의 행동에 대한 무한한 호기심이 필요합니다. 똑같은 물건과 현상을 보더라도 ‘왜’라는 질문을 계속 던져야 합니다. 마케팅은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직무이기도 하지만, 기존에 존재하던 것을 새롭게 바라봐야 하는 직무이기 때문입니다.

3. 소비자가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확인한 후 새로운 제품을 기획하고 완성품으로 출시하는 일을 합니다. 제품의 가격부터 맛과 모양, 포장 디자인까지 소비자와의 접점에 이르는 전반의 과정을 총괄합니다.

4. 많이 보고 듣고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꼭 해외가 아니더라도 수많은 여행을 통해 시야를 넓히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문화인류학 관련 문헌을 꾸준히 읽는 것도 큰 도움이 될 수 있겠습니다.

5. 매사에 궁금증과 호기심을 갖고 인간의 삶을 따뜻하게 해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는 연습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스스로에게 던진 그 질문들이 어느 순간에는 자신만의 독창성으로 차곡차곡 쌓여 있을 것입니다.
[마케팅 완벽 해부] 현직 마케팅 담당자가 말한다 “사람에 대한 애정·일에 대한 열정 갖추세요”
1. 신입 직원은 업무에 대한 지식보다는 일에 대한 열정이나 관심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신입으로 입사하면 책임이 막중한 업무보다는 사소하다 싶은 일을 하게 될 수도 있거든요. 일에 대한 너무 큰 포부보다는 어떤 일이든 맡은 업무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일하겠다는 의지가 있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봅니다.

2. 마케터는 제휴 업체나 다른 부서와 업무 조율을 위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무엇보다 인간관계가 좋은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3. 호텔 마케터는 시장조사를 통해 호텔의 상품을 만들고, 문화 공연 등 다양한 직군과 함께 윈윈 효과를 거두기 위한 제휴 업무도 진행합니다. 최근에는 온라인(디지털) 마케팅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어 특히 관련 업무가 많습니다.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한 마케팅 활동의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4. 다양한 국적의 고객을 만나는 호텔의 특성상 외국어 능력은 기본 조건입니다. 예전과 달리 영어뿐 아니라 중국어의 중요성도 날로 커지고 있죠. 일어나 중국어 같은 언어도 잘한다면 더욱 좋습니다. 다방면에 관심을 가지고 항상 새로운 것을 바로바로 흡수할 수 있어야 합니다.

5. 편식 없이 책을 읽거나 여행을 다니는 등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간 여유가 있는 방학 기간을 통해 국내외 여행을 다닐 것을 추천합니다. 또한 자신의 관심사가 아니어도, 유행하는 것이 아니어도 다방면에 관심을 가지고 얼리어답터로서 다양한 것을 먼저 시도해보려는 적극성을 갖는 것이 좋습니다.
[마케팅 완벽 해부] 현직 마케팅 담당자가 말한다 “사람에 대한 애정·일에 대한 열정 갖추세요”
1. 업무와 업계 전반에 대한 열정이 가장 중요합니다. 특히 신입의 경우 학창 시절에 관련 업계에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 즉 인턴 경력이나 동아리 혹은 학회 활동이 있는지를 봅니다. 또 회사나 조직과의 화학적 융합(chemistry), 조직 문화와 잘 맞을 수 있는 사람인지 여부를 중요한 채용 기준으로 삼습니다.

2. 최신 트렌드에 민감할 것! 자기가 속한 분야에서 벤치마크가 될 수 있는 경쟁사 정보 및 업계 동향 등 최신 정보를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정부 규제, 새로 대두된 미디어 환경, 트렌드세터 같은 것들이죠. 마케팅은 사실 창의력(creativity)이 매우 중요한데, 무에서 창출되는 게 아니라 이런 정보들을 토대로 새로운 아이디어가 창출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트렌드에 밝아야 경쟁 브랜드와 차별화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잡히게 됩니다.

3. 제약사 및 NGO의 기업 홍보와 관련한 업무를 주로 맡고 있습니다. 기업의 스토리가 기사화될 수 있도록 언론홍보 활동 전반에 걸친 전략 수립, 스토리 아이템 개발, 직접 언론사에 소속된 분들과 만나 고객의 스토리 피칭 등을 합니다. 또 모바일 회사의 주요 제품에 대한 글로벌 마케팅 PR을 맡고 있습니다. 타사 대비 강점·장점이 반영된 포지셔닝 수립, 특정 제품에 대한 글로벌 마케팅 PR의 전략 및 실행계획 수립, 이러한 전략·실행계획이 고객사의 해외 지사에서 직접 실행될 수 있도록 가이드하는 전략서 개발, 글로벌 보도자료 작성 등이죠.

4. 현장 경험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평소 상상하고 원하던 업무와 실제는 다를 수 있으니 이런 갭을 줄임과 동시에, 실제 현장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돌아가고 있는지 보고 배울 수 있는 인턴십, 아르바이트 같은 경험이 중요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글로벌 기업 취업을 위해선 영어 실력도 중요합니다. 국내에 지사가 없는 기업과 일하는 경우도 있고, 지사가 있다 하더라도 본사·지역본부 등을 대상으로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읽고 쓰고 말하기’의 삼박자가 갖춰지면 베스트입니다.

5. 학창 시절부터 인턴십, 아르바이트 등 현장 업무를 익힐 수 있는 경험을 꼭 쌓았으면 좋겠습니다. 실제로 취업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네트워킹 또한 중요하니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보다는 밖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보고, 경험하면 좋겠습니다! 실제로 마케터, 홍보인들도 책상에 앉아 기획서 쓰는 시간이 많기는 하지만, 주로 늦은 시간에 이뤄지는 경우가 많거든요.



글 장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