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청춘 페스티벌

자신의 꿈을 가둬둔 채 ‘스펙 쌓기’에 열중하느라 지친 청춘들의 가슴을 뻥 뚫어줄 청춘 페스티벌이 지난 5월 11일 서울 여의도 물빛광장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구글러 김태원, 김주하 앵커, 김영하 작가, 방송인 정준하, 배우 김강우 등 8명의 연사와 3팀의 뮤지션이 청춘들의 멘토로 나섰다. 페스티벌에 참석한 5000명의 청춘들은 6시간 동안 아낌없이 열정을 쏟아냈다.



구글러
김태원


“성공의 조건은 1차 방정식 아닌 2·3차 방정식”

저는 친구들을 소개해드릴게요. 첫 번째는 고등학교 친구예요. 태권도를 전공했는데, 지금은 항공사에서 일을 하고 있죠. 해외에서 태권도를 시범으로 보이면서 꿈을 꾸게 되었다고 해요. 두 번째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대한민국 최초의 개썰매 국가대표가 되겠다며 알래스카에 간 친구예요. 그는 이전의 ‘멋져 보이는’ 삶보다 지금이 훨씬 행복하다고 해요. 또 한 명은 광고인을 꿈꾸는 친구예요. 공모전에서 수상도 많이 했는데 항상 입사 시험에서 떨어지더라고요. 그래서 연예기획사 인턴을 제안했어요. 요즘 광고는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많거든요. 여러분, 제 친구들 이야기처럼 목표에 이르기 위해서는 다양한 길이 있어요. 정해진 길은 없어요. 단순한 1차 방정식으로 길을 정하면 성공할 수 없어요. 우리에게는 2차·3차 방정식이 필요해요.



김주하
앵커

“나를 움직이게 하는 Have to, 나를 먼저 파악하는 일”

강연회를 다니고 수업을 들으며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을 먼저 파악하는 일이 첫 번째라고 생각해요. 늦지 않았어요. 지금부터라도 자신을 찾으려고 노력하세요. 저는 제가 게으른 사람이라는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빡빡하게 계획표를 짜서 생활하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꿈을 이루게 됐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은 어떤 직업에 대해서 보이는 것만을 보고 ‘그 직업을 갖고 싶다’고 해요. 하지만 그럴 수 없어요. 그렇게 얻은 직업은 시간이 지날수록 불안해지고 결국 오래가지 못하고 그만두게 될 거예요. 앵커는 예쁘게 화장하고 곱게 앉아서 대본을 읽는 사람이 아니에요. 한 시간의 뉴스가 만들어지기까지 멘트를 수없이 수정하고 노력해요. 자신을 파악했듯이 직업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선택했으면 해요.



로봇공학자
데니스 홍

“내 ‘멋’을 찾은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

저는 꿈에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세상 어느 누구보다 행복한 사람이죠. 제가 개발하는 기술과 로봇이 사람들에게 행복을 줄 것이라는 믿음과 신념을 가지고 이 일을 하고 있어요. 돈을 벌지 못해도 단 한 사람에게라도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해요. 저는 어린 시절 ‘스타워즈’를 보고 집에 오는 차 안에서 로봇공학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꿈꿔온 일을 하고 있으니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 맞지 않나요? ‘네 멋대로’ 하면 꿈을 찾을 수 있고, 꿈에 가까워질 수 있어요. 자신의 ‘멋’을 찾으면 되는 거죠. 그러면 ‘네 멋대로’ 할 수 있어요. 저에게는 로봇공학자, 마술사, 요리사, 놀이기구 디자이너. 4개의 멋이 있어요. 저는 4개의 멋을 모두 이뤘습니다. 꿈꿔온 것을 하나씩 이뤄나가니 누구도 부럽지 않아요.



SNS 시인
하상욱

“망치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안 되면 포기할 줄 알아야 해요. 우리 사회가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해라’를 강요하는데 우리 사회는 포기를 모르는 사회가 아니라 포기를 막는 사회라고 생각해요. 아프니까 청춘일까요? 그렇지 않아요. 청춘은 훗날의 성공을 위해서 잡혀 있는 시간이 아니에요. 그 나름대로의 행복을 누렸으면 해요. 포기하고 망치고 나면 비로소 자신이 보이게 되는데, 망쳤다고 낙심하지 마세요. 저는 디자이너를 꿈꿨지만 ‘살아남을 수 없겠다’ 싶어서 바로 포기하고 기획자의 길로 나섰어요. 그리고 이렇게 또 다른 기회를 얻었고 이런 자리에도 서게 됐죠. 내가 노력해온 것이 ‘아까워서’, 주변 사람들의 ‘기대’, 자신의 ‘체면’ 때문에 포기 못하고 붙들고 있는 것이 있다면 당장 내려놓으세요. 포기는 인생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가능성의 시작이라는 걸 믿으세요.



피아니스트
이루마

“아.싸(아웃사이더) 청춘”

곡을 쓸 때 항상 ‘내일은 좀 더 낫겠지’라는 생각을 해요. 제가 곡을 쓰는 방식이고 더불어 사람들에게 음악으로 좋은 기운을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인 것 같아요. 저는 사실 아웃사이더였어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누나들이 있었고, ‘이루마’라는 이름이 친구들의 놀림거리가 되면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어요. 혼자 있는 시간에는 늘 피아노와 함께했죠. 저에게는 음악이 친구였어요. 누구나 외롭지만, 그 외로움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각자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외로움을 긍정적인 기운으로 바꿔 한계를 넘어서는 사람이 되세요. 자신의 한계를 알게 되는 순간이 언젠가는 올 거예요. 그 안에서 자신의 역량을 알게 된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해요. 한계에 부딪히면 뭔가를 해보려고 노력을 하거든요. 그러다 보면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어요. 한 번쯤은 아웃사이더가 되어보세요.



배우
김강우

“평범함을 인정하는 순간 특별해질 수 있다”

청춘, 너무 좋지 않나요? 그런데 단 한 가지, 다른 사람의 삶과 내 삶은 다르다는 것을 알았으면 해요. 기준을 좀 더 나은 쪽에 맞추면 힘들 수밖에 없죠. 사람마다 자기 색깔이 있고 때가 있는데, 굳이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힘들게 살 필요는 없잖아요. 자기를 끊임없이 사랑하세요. 혼자 자학하고 힘들어하면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 냉장고에서 물을 마시는데 문득 ‘정말 고맙다. 감사하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날 잠자리에 드는데 아내와 아이가 있었어요. 그냥 모든 것이 고마웠어요.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져요. 생각을 바꿀 수 있으면 습관을 바꿀 수 있고 나아가서 행동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해요.



방송인
정준하

“청춘, 네 ‘멋’대로 해라!”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가감 없이 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저 사람도 저렇게 됐는데’ 하며 희망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 자리에 나왔어요. 그리고 여러분을 위해 저 노라정이 시를 지어왔습니다.

“춘들아~ 춘들아~ 아름다운 청춘들아~ 인생을 걱정하며 많이 힘들었지? 자신과 싸우느라 많이 아파했지? 걱정 마라~ 청춘들아~ 자랑스러워 해~라~ 청춘들아~ 너에겐 젊음이 있고 그래서 너희는 도전할 수 있는 거요, 너희에겐 희망이 있고 그래서 너희는 아름다운 인생을 만들어갈 수 있는 거란다. 가라~ 이 시대를 넘어~가라~ 이 나라를 넘어 온 세상으로 너희 청춘의 꽃을 피워내라~ 청춘~ 네 멋대로 해라!”



김영하
작가

“현실을 바라보고 그 안에서 즐거움을 찾아라”

저는 오늘 나쁜 소식을 전하러 왔어요. ‘열심히, 아주 열심히 살아도 성공하기 힘든 세상’이 됐다는 소식이에요. 이런 세상에서 필요한 것은 비관적 현실주의예요. 대책 없는 낙관주의, 뭐든지 쉽게 바꿀 수 있다는 조급함을 버려야 하는 거죠. 나치 수용소에서 생존한 사람들을 연구한 결과, 희망을 품거나 비관하는 사람이 아닌 ‘나는 여기서 죽을 수도 있지만 그 전까지는 할 일을 하자’라며 면도를 한 사람들이 살아남았다고 해요. 수용소 안에서 면도는 무의미하지만 매일을 열심히 살려고 노력한 거죠. 헛된 희망에 사로잡히지 않았던 사람들이에요. 우울한 것 같지만 이렇게 현실을 직시하되 그 안에서 최대한의 즐거움을 찾으면 되는 일이에요. ‘예술’이 해법이 될 수 있어요. 감성근육을 키워서 튼튼한 내면을 만드세요.



글 김은진 인턴 기자·윤지민 대학생 기자(계명대 광고홍보 1)·임동현 대학생 기자(성균관대 글로벌경제 2)·한희라 대학생 기자(전남대 경영 2)사진 마이크임팩트·원은비 대학생 기자(홍익대 시각디자인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