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 하면 실이 생각나고 숟가락 하면 젓가락이 생각나는 법. 분명 둘이지만 함께 있으면 하나가 되는 ‘짝꿍’이 비단 물건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문제. 육사 하면 뭐가 생각나는가? 서울여대를 떠올렸다면 당신은 센스쟁이. 두 캠퍼스가 꼬~옥 붙어 있어 우연이 인연이 되니, 우리는 이런 학교를 ‘짝꿍학교’라 부른다.

짝꿍학교는 캠퍼스가 가까워 대학가를 공유하기 때문에 두 학교 학생들이 모여 연합동아리나 스터디를 쉽게 만들 수 있다. 학교 안에서 접할 수 없던 정보를 얻어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것이 이점. 소개팅이나 미팅 기회가 많다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
[Campus Life] 우리는 짝꿍학교, 둘이 함께하니, 좋지 아니한가!
짝꿍학교의 메신저 Hot Place!
엎어지면 코 닿을 데 있는 짝꿍학교. 자연스럽게 대학가를 공유하며 함께 공부하고 음주가무를 즐기기도 한다. 두 학교 학생들이 찾는 가장 핫한 그곳을 소개한다.


▶ 경북 경산
대구대·대구가톨릭대
마음을 주고받는 아늑한 공간, 카페 코코로

경산 하양읍의 대구가톨릭대 후문에 있는 카페. 브런치, 샌드위치, 라이스, 피자, 디저트까지 풀코스로 즐길 수 있다. 모든 메뉴는 핸드메이드. 한 사람만 지날 수 있는 좁은 문을 열고 카페에 들어서면 아늑하고 포근한 분위기에 마음을 뺏기는 건 시간문제다. 필라프, 타르트, 브런치까지 저렴한 가격에 정성스러운 맛으로 두 학교 학생들을 사로잡았다.
[Campus Life] 우리는 짝꿍학교, 둘이 함께하니, 좋지 아니한가!
[Campus Life] 우리는 짝꿍학교, 둘이 함께하니, 좋지 아니한가!
[Campus Life] 우리는 짝꿍학교, 둘이 함께하니, 좋지 아니한가!
▶ 충남 천안
상명대·단국대
단대 호수 걷자고 꼬셔~♬ 천안의 대학생이라면 ‘천호지’

가수 버스커버스커의 노래로 더 유명해진 천안의 명소. 정식 명칭은 ‘천호지’다. 안서동에 있어 ‘안서호’라고도 부른다. 천안은 대학 특구라고 불릴 정도로 대학 캠퍼스가 많다. 천호지는 상명대, 호서대, 단국대, 백석대, 한국기술교육대 등 천안의 학생들을 맺어주는 메신저 역할을 하고 있다. 천호지에 있는 커피전문점 ‘카페마리스’와 ‘고메’는 산책길에 잠시 쉬어가도 좋은 곳이다.
[Campus Life] 우리는 짝꿍학교, 둘이 함께하니, 좋지 아니한가!
[Campus Life] 우리는 짝꿍학교, 둘이 함께하니, 좋지 아니한가!
[Campus Life] 우리는 짝꿍학교, 둘이 함께하니, 좋지 아니한가!
▶ 서울 노원구
서울여대·육사
풋풋함이 가득한 곳, 소라분식

작고 허름하지만 두 학교가 가장 많이 만나고, 추억을 공유하는 곳이다. 50년 전통의 유서 깊은 소라분식을 통해 맺어진 커플은 약 30~40쌍. 결혼한 이도 여럿 있다. 그 사실을 증명하듯 분식점 안 게시판에 청첩장이 붙어 있다. 이름, 학년, 전화번호, 미팅 인원수 등을 적은 종이를 게시판에 붙이면 떼어가서 연락하며 인연을 이어나간다. 비빔냉면과 물냉면이 합해진 ‘질펀이’가 소라분식의 최고 인기 메뉴.
[Campus Life] 우리는 짝꿍학교, 둘이 함께하니, 좋지 아니한가!
[Campus Life] 우리는 짝꿍학교, 둘이 함께하니, 좋지 아니한가!
[Campus Life] 우리는 짝꿍학교, 둘이 함께하니, 좋지 아니한가!
▶ 부산 남구
부경대·경성대
Taste the true! 아웃닭 치킨 하우스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를 벤치마킹한 부산에서 ‘제일 잘나가는’ 치킨집이다. 어두운 조명에 높은 테이블과 의자, 그리고 팝송이 어우러진 독특한 분위기의 매장. BBQ에서 치킨을 전공(?)한 사장님이 정직한 가격과 맛으로 젊은 입맛을 사로잡았다.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으면 맛보기 어려운 곳. 경성대점을 시작으로 광안점, 서면점 등을 열며 부산의 대표 치킨 브랜드로 자리 잡아가는 중이다.
[Campus Life] 우리는 짝꿍학교, 둘이 함께하니, 좋지 아니한가!
[Campus Life] 우리는 짝꿍학교, 둘이 함께하니, 좋지 아니한가!
[Campus Life] 우리는 짝꿍학교, 둘이 함께하니, 좋지 아니한가!
▶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이화여대
신촌에서 소개팅하려면? 노리타(NORITA)!

대학 문화의 중심지 신촌. 홍익대, 서강대, 연세대, 이화여대가 캠퍼스를 두고 있어 자연스럽게 형성된 곳이다. 노리타는 신촌의 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이탈리아 레스토랑. 부담없는 가격에 노리타의 특선 메뉴를 맛볼 수 있다. 대학가 앞이지만 조용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소개팅의 메카’라 불린다. 런치 타임에 가면 탄산음료 한 잔이 무료. 노리타의 최고 인기 메뉴는 ‘돌체쥬까’(단호박 속에 넣은 파스타)로, 노리타는 신촌에 4개 지점을 두고 있지만 돌체쥬까는 신촌점과 홍대점에서만 맛볼 수 있다. 돌체쥬까를 주문하면 음료가 무료로 제공된다.
[Campus Life] 우리는 짝꿍학교, 둘이 함께하니, 좋지 아니한가!
[Campus Life] 우리는 짝꿍학교, 둘이 함께하니, 좋지 아니한가!
[Campus Life] 우리는 짝꿍학교, 둘이 함께하니, 좋지 아니한가!
짝꿍학교가 있어 외롭지 않아요~
교내에서 찾을 수 없는 내 인연을 짝꿍학교에서 찾았다는 커플. 그리고 짝꿍학교에서 맘이 잘 맞는 돈독한 우정을 쌓았다는 친구. 등·하굣길을 함께해 든든하다는 남매까지. 짝꿍학교의 이점을 200% 활용 중인 이들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짝꿍학교의 정석, 서울여대와 육사
[Campus Life] 우리는 짝꿍학교, 둘이 함께하니, 좋지 아니한가!
서울여대와 육사는 버스로 한 정거장 차이. 그 덕분에 등·하교 때 마주치는 일이 잦다. 무엇보다 서울여대생은 새내기 때 육사와 미팅 기회가 많아서 교류가 활발하다. 정효신(서울여대 언론정보 3) 씨 역시 미팅을 통해 지금 남자친구를 만났다. “동기가 주선해준 3 대 3 미팅으로 만나게 됐다”는 정 씨는 2년째 만남을 이어가는 중이다.





Q 주로 데이트하는 장소는.

안타깝게도 학교 앞에 놀 만한 공간이 잘 조성돼 있지 않아 데이트할 장소가 마땅하지 않아요. 그렇지만 남자친구가 주말에 외출·외박을 나왔다가 복귀할 때는 학교 주위에서 간단하게 저녁 식사를 하고 헤어져요. 서로 학교가 가까워서 괜히 멀리 갈 필요가 없는 거죠.


Q 서울여대 학생들과 육사 학생들 사이에 미팅이 잘 이루어지나.

‘소라분식’에서 인연이 닿기도 하고, 5월에 있는 육사 축제 때 교류가 많이 이루어지곤 해요. ‘생도의 날’이라고 하는데, 이때 모든 생도는 파트너를 데려와야 해요. 그런데 당일까지 파트너를 못 구한 생도들은 가까운 화랑대역이나 버스 정류장, 서울여대 앞에서 지나가는 여대생을 파트너로 초대하기도 해요. 그렇게 인연이 시작되기도 하죠.


Q 남자친구가 육사 학생이라는 사실에 주위의 반응은.

같은 학교 친구들은 남자친구가 육사 생도라고 하면 ‘어떻게 만났냐’ 정도만 묻는데, 다른 학교 사람들은 굉장히 신기해하는 눈치였어요. ‘군인인데 뭐가 좋냐’, ‘자주 만나지 못해 속상하지 않냐’ 등등. 하지만 만나보고 느낀 것은 육사 생도도 우리 나이대의 대학생과 다르지 않다는 거예요.


Q 남자친구와 학교가 가까워서 좋은 점이 있다면.

육사 생도는 주말에만 외박을 나올 수 있어서 서울여대생이 아닌 다른 육사 커플들은 주로 주말밖에 만나지 못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저희는 주말이 아니더라도 기념일같이 특별한 때는 잠시 짬을 내서 육사 간성문 앞에서 편지나 선물을 직접 전해주기도 해요. 학교는 다르지만 항상 곁에 있는 느낌이에요.


부경대와 경성대의 의리!
[Campus Life] 우리는 짝꿍학교, 둘이 함께하니, 좋지 아니한가!
부산을 대표하는 짝꿍학교, 경성대와 부경대다. 지하철역 이름이 ‘경성대·부경대역’일 정도로 두 학교는 가깝다. 두 학교에 다니는 하석우(경성대 메카트로닉스공학 3) 씨와 하혜인(부경대 건축공학 3) 씨는 친남매 사이. 학교가 가깝다 보니 여동생이 늦었을 때 오빠가 오토바이로 학교까지 태워다 준다는 이 훈훈한 남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입학하기 전, 두 학교 관계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나.

입학하기 전부터 집이 두 학교와 가까운 거리에 있었기 때문에 부경대와 경성대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 잘 알고 있었어요. 물론 우리 남매가 나란히 그 두 학교에 다니게 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지만요. 나란히 붙어 있는데도 ‘라이벌 학교’라기보다는 ‘사이좋은 학교’라는 인식이 강했어요.



Q 지금 다니는 대학을 선택한 이유는.

솔직히 성적이 많이 좌우하기도 했지만, 다른 학교보다 집에서 가깝다는 점이 무엇보다 크게 작용했어요. 오빠도 역시 집과 가까운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해서 경성대로 선택했다고 해요. 실제로 다녀보니 잘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부모님도 안심하시고요.


Q 두 학교 학생들의 교류가 잘 이루어지나.

두 학교 학생들이 모인 스터디가 많이 이루어져요. 같은 학교 사람들끼리만 모였을 때보다 시야가 넓어지는 느낌이 들거든요. 자신의 학교에서 듣지 못한 정보들도 공유하고요. 오빠가 다니는 경성대 앞이 번화가이기 때문에 경성대생들과 부경대생들이 항상 구분 없이 섞여서 놀고 공부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요.


Q 캠퍼스가 가까워서 좋은 점은.

다른 학교 학생들과 교류하며 더 넓은 사고를 할 수 있어서 좋아요. 학교가 워낙 가까워서 굳이 교류를 위해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죠. 다른 대학들과 비교했을 때 보다 쉽게 인맥을 넓힐 수 있는 것도 큰 이점이에요. 만약 두 학교가 떨어져 있었다면 이만한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지 않았을까요?



글 이시경 대학생 기자(홍익대 국어국문 4)·김은진 인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