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연령 24.7세 경북대생 7명 주축 “지방대생아! 꿈과 희망을 나누자카이~”

대구에는 지역 청춘들의 문화 결핍증을 시원하게 해소해주는 청년들이 있다. 평균연령 24.7세의 경북대 학생 7명으로 구성된 ‘메이커스’다. 지난해 여름부터 시작해 4회를 넘긴 메이커스의 소셜 토크 콘서트는 매번 히트를 치고 있다. ‘커피 두 잔 값(8000원)에 강연과 콘서트를 모두 감상하자’는 그들의 슬로건이 통한 덕분이다. 메이커스가 만드는 공연은 기획부터가 남다르다. 알토란 같은 수입을 털어 공익 행사도 종종 여니 착하기까지 하다. 메이커스를 이끌고 있는 우상범 대표를 만나 막전막후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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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커스는 단순한 모임이 아니다. 이름부터가 그렇다. 영어로 쓰면 ‘MakE + Us : 너(U)와 내(ME)가 뭉쳐서 우리(Us)를 만들다(MakE)’라는 의미라고. ‘대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생산하고 참여할 수 있는 청년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는 목표와 딱 들어맞는다. 이들이 하고 있는 일을 들여다보면 이름의 뜻과 목표를 좀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메이커스는 크게 3가지 분야에서 사업을 펴고 있다. 콘텐츠 기획, 프랜차이즈 사업, 온라인 쇼핑몰이다. 콘텐츠 기획 분야는 공연뿐만 아니라 취업이나 대학 생활 전반에 걸쳐 폭넓게 진행하고 있다. 대학생들에게 필요한 콘텐츠는 모두 만드는 셈. 대표적으로 소셜 토크 콘서트가 콘텐츠 기획 파트라고 할 수 있다. 프랜차이즈 사업과 온라인 쇼핑몰은 수익 사업의 일환이다. 좀 더 저렴한 선에서 고품질 문화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선 별개의 수익 사업이 필요하기 때문.
[화제의 현장] 초짜들이 일냈다! 콘텐츠 기획사 메이커스
[화제의 현장] 초짜들이 일냈다! 콘텐츠 기획사 메이커스
잡앤조이 메이커스는 ‘소셜 토크 콘서트’로 유명해졌어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우상범 대표 평소 공연 사업에 대해 관심이 많던 중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되었어요. 군 복무 중에도 계속 고민을 했어요. 전역하자마자 구체적으로 준비를 시작해 지난해 여름부터 무대를 만든 거죠. 한 번도 무모하다고 생각한 적 없어요. 주변에선 무모하다고들 했지만 정작 우리는 100% 통할 것이라 믿었어요. 안 될 거라고 생각했다면 시작도 하지 않았겠죠.


잡앤조이 7명의 멤버가 뭉친 계기는.

우상범 대표 소셜 토크 콘서트라는 아이템을 이야기하고 다니면서 관심 있는 친구들을 찾아다녔습니다. 여러 소모임에 찾아가서 물어보고, 직접 발로 뛰면서 함께할 사람들을 찾았어요. 이 일을 재미있어 하고 책임감과 센스가 있는 사람을 찾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고맙게도 흔쾌히 뜻을 함께하며 손발을 맞출 수 있는 지금의 멤버들을 만났죠.


잡앤조이 소셜 토크 콘서트는 어떻게 기획하게 되었나요.

우상범 대표 우선 사람을 많이 모아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우리가 왜 이런 것을 하는지 널리널리 알리고 싶어서요. 어떻게 하면 한 번에 많은 사람이 모일 수 있을까 생각하다 보니 콘서트가 답이더군요. 유명한 뮤지션이 나오면 금상첨화죠. 우리의 메시지를 전하고(강연) 사람들도 모으기 위해서(공연) 각각의 의미를 반반씩 합친 소셜 토크 콘서트를 생각하게 된 겁니다. 이 콘서트는 맹목적으로 스펙 쌓기에 의존하고 목적 없는 취업을 꿈꾸는 지방 대학생들에게 도전과 열정이라는 가치를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자 메시지예요.
[화제의 현장] 초짜들이 일냈다! 콘텐츠 기획사 메이커스
[화제의 현장] 초짜들이 일냈다! 콘텐츠 기획사 메이커스
잡앤조이 ‘커피 두 잔 값에 강연과 공연을 즐기자’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어요. 가격을 너무 낮춘 건 아닌가요.

우상범 대표티켓 가격을 어느 정도 받아야 할지를 두고 많이 고민했어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니 행사를 여는 비용만큼만 받는 것으로 결정했죠. 그때 ‘커피 두 잔 값’이란 말이 생각났는데 재밌더라고요. 어딜 가도 커피 두 잔 값은 내잖아요. 사람들이 ‘커피 두 잔 값 정도? 커피 한 잔 안 먹으면 볼 수 있는 강연 콘서트구나!’라고 생각하게끔 기획했어요. 하지만 행사를 여는 입장에서는 그 가격만 받아선 적자가 나더군요. 그 빈곳을 채우기 위해서 수익 사업을 시작한 거예요. 저렴한 티켓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방법으로 돈을 버는 거죠. 앞으로도 ‘커피 두 잔 값’이라는 슬로건은 계속 유지할 겁니다.


잡앤조이 다른 다양한 행사도 열고 있지요?

우상범 대표 지방에서 보기 힘든 뮤지션들을 초청해 일반적인 콘서트를 열기도 합니다. 이 경우 적자를 보지는 않아요. 그래도 서울보다 티켓 값이 반값 정도로 훨씬 저렴해요. 이 콘서트에서 남는 수익은 다시 소셜 토크 콘서트에 투자하고 있어요.


잡앤조이 메이커스를 만들고 각종 수익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나요.

우상범 대표 생각처럼 되지 않을 때 좀 힘들긴 하지만 대체로 모든 과정이 재미있어요. 어차피 이 일은 재미있으려고 시작한 것이지 힘들려고 한 게 아니니까요. 단, 앞으로는 좀 힘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나이가 들면서 현실과 가까워지고,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동료들에게 제시해야 하니까요. 끊임없이 새로운 방향을 고민하면서 도전해봐야 되겠죠.


잡앤조이 부모님 등 주위의 반대는 없었나요.

우상범 대표 아버지는 지금도 많이 반대하세요. 제 사업이 장기적이지 않다는 이유에서죠. 나중에 후회할 거라고 하시지만 저는 ‘지금 후회하기 싫다’고 말씀드렸어요. 물론 나중에 후회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현실과 타협해서 하고 싶은 것을 안 해본 사람이 더 후회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이 일이 앞으로 더 잘될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하는 거예요. 절대 인생에서 손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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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현장] 초짜들이 일냈다! 콘텐츠 기획사 메이커스
잡앤조이 멤버가 모두 공연 기획을 처음 해본 것 아닌가요.

우상범 대표 경험자가 하나도 없으니 처음에 이리저리 헤매고 힘들었어요. 공연자 섭외부터 티켓 판매까지 깨지고 부딪치면서 배웠어요. 모든 과정을 시뮬레이션해가며 진행했어요. 그랬더니 처음이 어렵지 몇 번 하니까 어렵지는 않더라고요. 실수를 거듭하고 보완해나가니까 점점 내공이 쌓였죠. 이제는 공연 기획에 관련해서 데이터베이스도 갖게 되었어요.


잡앤조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우상범 대표 작년 여름에 대학가 근처 사업주들의 협조를 얻기 위해 하루에 거의 200명씩 만나러 다녔어요. 수많은 거절을 당했죠. 한 가게를 세 번 찾아간 적도 있어요.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가 있으면 수정하고 또 수정해서 다시 찾아갔어요. ‘이제는 오지 말라’는 말도 들었어요. 밥을 사먹으러 갔는데 ‘오지 말라’는 뉘앙스의 말을 들은 적도 있어요. 자존심이 많이 상해서 힘들었어요. 그래도 그런 경험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잘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잡앤조이 공연뿐만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죠? 특히 연탄 나누기, 대학생 롤모델 강의 등 ‘착한 기획’도 종종 선보였는데요.

우상범 대표 ‘착한 일’을 할 생각은 없어요. 우리가 하고 싶었던 것을 하는 것뿐이고 그 필요성을 느끼기 때문에 하는 거예요. 시험 기간에 도시락을 나눠주는 이벤트의 경우 우리도 즐겁고 학생들도 좋아할 것 같아서 해본 거예요. 그 자체를 경험해보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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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앤조이 올해 목표는.

우상범 대표 숫자적 목표부터 말하면, 올해 30억 원 매출을 목표로 삼고 있어요. 구성원은 30명 정도 규모로 더 뽑으려고 하고요. 이와 함께 전국에 메이커스가 널리 알려져서 페이스북 ‘좋아요’로 치면 10만 명을 돌파하는 게 목표입니다.


잡앤조이 메이커스의 꿈은 무엇인가요.

우상범 대표 우리의 꿈은 ‘계속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그리고 계속해서 20대들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다른 대학생들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스스로가 원하는 무엇인가를 하고 있다면 지금 그걸 왜 하는지 항상 고민하면서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취업 준비를 하든 창업을 하든 도대체 그걸 왜 하는지, 그 질문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우리 20대에게 가장 중요한 것 아닐까요. 단순히 먹고사는 방법을 고민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서 그 해답을 찾는 과정 말입니다. 그래야 행복하고 만족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요.


메이커스 멤버
우상범 대표(경북대 건축공학 3)
우제성 전략팀장(경북대 건축학 졸업)
남주현 마케팅팀장(경북대 건축학 3)
김우형 개발팀장(경북대 법학 3)
윤하영 기획팀장(경북대 건축학 4)
이동형 경영팀장(경북대 전자공학 2)
박훈하 재무팀장(경북대 건축공학 2)



글 임대엽 대학생 기자(경북대 기계공학 4)│사진 이재민(경북대 생명공학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