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기 내내 동아리방 앞에서 갈팡질팡. 학기 초 ‘제일 잘나간다’는 동아리들이 손짓하며 가입 원서를 내밀었지만 대학 생활의 반을 함께할 동아리를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 결국 매주 동아리 모임과 연습에 가는 친구들의 뒷모습을 쓸쓸히 지켜보기만 했던 1학기. 하고 싶어도 몰라서 못했던 동아리 활동, 늦지 않았다! 더 이상 헤매지 말고 대학 생활의 8할을 바쳐도 아쉽지 않을 자타 공인 ‘명문’ 동아리 이야기를 들어보자. 꽉 찬 대학 생활을 위한 가이드가 되리라.


경희대 축구 동아리 FC한발
“들어올 때는 마음대로였지만 나갈 땐 아니란다”
['잘나가는' 명문 동아리] 뭔가가 달라~우리는 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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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다는 뜻의 순우리말인 ‘한’과 축구 동아리를 상징할 수 있는 ‘발’을 합쳐 만들어진 FC한발. 1989년에 창단돼 25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경희대의 대표 동아리다. FC한발은 ‘축구가 좋아서 들어왔다가 사람이 좋아서 못 나가는 동아리’다. 선배들이 멘토를 자청해 학점 관리부터 취업·진로까지 조언하며 친형제처럼 끈끈한 우정을 쌓기 때문.

축구 동아리인데 축구 실력이 저조하면 ‘명문’ 타이틀을 내걸기 힘들 터. 축구 실력 또한 수준급이다. 그동안 경희대의 ‘고황체전’ ‘고황컵’ 등 메이저대회에서 준우승만 내리 10회를 하는 바람에 ‘2인자’에 머물렀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2012년 경희대 체전을 비롯해 서울 소재 경영대학 축구 동아리들의 대회인 ‘코파아르마다’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축구 동아리의 ‘1인자’로 우뚝 섰다.

FC한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여성 회원의 역할이다. 여성 회원은 동아리에서 ‘매니저’로 활동하는데, 선수들의 경기 영상을 직접 촬영하고 전력을 분석해 선수들의 사기를 증진시키며 실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축구를 잘하거나 좋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성격을 우선으로 선발한다. 기쁜 일이 있으면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슬픈 일이 있을 때는 한마음으로 나누려고 노력한다는 FC한발, 진정한 ‘명문’ 동아리 아닐까.


인하대 응원단 아쎄스(ASSESS)
“캠퍼스의 꽃, 응원단에서 미친 듯이 놀자!”
['잘나가는' 명문 동아리] 뭔가가 달라~우리는 명문!
['잘나가는' 명문 동아리] 뭔가가 달라~우리는 명문!
1977년 창단해 36기에 이르기까지 220명의 단원을 배출한 내실 있는 동아리다. 현재 단원은 34명. ‘아쎄스(ASSESS)’는 스페인어로 ‘열정’의 꽃말을 가진 꽃의 이름이다. 아쎄스는 다른 학교 응원단과는 다른 특별함을 가지고 있다. 바로 밴드와 함께 활동한다는 점. 단과대별 오리엔테이션 공연이나 ‘아쎄스 축제’ 등 밴드 공연이 가능한 무대에서는 라이브 공연으로 열기를 고조시켜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신입 회원의 선발 절차와 기준도 남다르다. 밴드 부분과 액션 부분으로 나눠 1차 오디션과 2차 오디션을 통해 최종 단원을 선발하는데, 오디션 전에 선배들과 함께 밴드와 액션에 대한 기본적인 것을 익히며 연습하는 시간을 갖는다. 1차 오디션에서는 ‘기본 예의를 갖추고 있는지’ ‘연습을 잘 따라올 기본자세가 돼 있는지’를 기준으로 평가하고, 2차 오디션에서는 연습한 것을 다시 한 번 점검하며 기본적인 사교성과 연습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본다.

아쎄스는 학교의 각종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일 년에 두 번 그들만의 파티인 ‘ASSESS Festival’과 ‘ASSESS Rock Concert’를 연다. 또 학교에만 머무르지 않고 경기도, 서울에 있는 11개 대학 응원단의 연합단체인 KUCA(Korean Universities’ Cheerleading Association)에서 활동하며 이름을 알리고 있다.


이화여대 오케스트라 에세이오스
“공연장에 울려 퍼지는 가슴 벅찬 연주”
['잘나가는' 명문 동아리] 뭔가가 달라~우리는 명문!
['잘나가는' 명문 동아리] 뭔가가 달라~우리는 명문!
‘ESAOS(Ewha Symphonious Amateur Orchestral Sounds)’는 탄탄한 운영과 수준 높은 연주로 명문 동아리에 이름을 올렸다. 일 년에 두 번, 3월과 9월에 갖는 정기연주회는 올해로 벌써 41회째. 1993년 5명으로 시작한 작은 연주회는 20년 동안 400명의 단원을 배출할 만큼 규모가 커졌다.

오케스트라 연주회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많은 연습량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동아리의 주된 활동은 연주 연습이다. 일주일에 3회 정도 연습시간을 갖는다. 학기 중에는 바쁜 학교생활로 동아리 활동에 집중하기 쉽지 않은 학생이 많아서 신입 회원을 뽑을 때는 ‘성실성’과 ‘책임감’ ‘열정’만을 본다. 이런 이유로 이제 갓 악기에 입문한 초보자부터 전공자까지 실력은 천차만별이다.

에세이오스는 매년 연주회 2주 전에 3박 4일 동안 단원들과 함께 뮤직캠프를 떠난다.

감성을 끌어올려줄 아름다운 경치와 더불어 연주를 할 수 있는 장소가 있는 곳을 선정하고, 스파르타 식의 합주 캠프를 진행한다. 고된 연속의 반복이지만 캠프가 끝나면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된다.

연습은 힘들지만 공연을 계속 할 수 있는 것은 단원의 화합으로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낸다는 것, 그리고 무대에 울려 퍼질 때의 그 감동을 잊지 못해서라고.


홍익대 국제교류센터 김치(KIMCHI)
“캠퍼스에서 만나는 글로벌 인맥!”
['잘나가는' 명문 동아리] 뭔가가 달라~우리는 명문!
['잘나가는' 명문 동아리] 뭔가가 달라~우리는 명문!
해외 봉사활동에 관심을 가졌던 학생이 모여 만든 커뮤니티 ‘KIMCHI(Korea International Members Club In Hongik)’는 현재 학교의 국제교류센터에서 직접 외국인 교환학생들의 명단을 받아 관리하며 50명의 학생이 활동하는 큰 규모의 동아리로 성장했다. 영어 동아리이기 때문에 부담을 느끼는 학생들도 있지만 사실 보디랭귀지와 눈빛을 통한 의사소통에 능한 동아리원이 대부분. 신청자가 많을 때는 면접을 진행하기도 하는데, 동아리 활동에 대한 열정과 외국인 친구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개방적인 자세를 본다.

홍익대 학생들에게 국제 교류의 장을 만들어주기 위해 시작한 김치(KIMCHI)는 홍익대와 인연이 닿은 외국 교환학생들이 한국에서 좋은 추억을 만들고 한국에 대해 배울 수 있는 문화 유적지 방문, 민속놀이 체험, 전통시장 방문, 바다 여행 등의 프로그램을 기획한다. 매년 전체 외국인 학생들과 안동으로 떠나는 문화 체험 수련회, 11월에 열리는 P.I.E(Party for Intercultural Exchange)도 대표적인 행사 중 하나다.

이 동아리의 최고 매력은 글로벌한 인맥을 쌓을 수 있다는 것. 호주, 프랑스, 스웨덴, 이스라엘, 태국, 터키 등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을 만나며, 동시에 그들의 문화를 배우고 외국어 실력도 키울 수 있다. 유럽 배낭여행을 떠나 함께 활동했던 친구들과 만나는 동아리원도 있다.



글 박영서 대학생 기자(인하대 경제 4)·안주영 대학생 기자(홍익대 독어독문 4)